[최석원 칼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기대와 주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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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칼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기대와 주가 상승
  •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 승인 2021.01.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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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새해 들어 불과 3주 남짓 지난 기간 동안 우리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월 중순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코스피 기준 9% 이상 올랐다. 글로벌 주요 증시 대비해서 월등한 수익률을 보인 것이다.

그런데 시간을 조금 확장해 봐도 우리 증시는 다른 국가에 비해 단연 앞서 나가고 있다. 지난 3개월간 상승률은 코스피가 31%를 넘는 반면에 잘 나간다고 했던 미국 나스닥도 15%에 못 미쳤다.

그나마 비슷한 시장은 일본인데, 일본 증시 역시 20% 정도 상승한 상황이다. 유럽이나 중국은 일본뿐 아니라 미국 상승률에도 못 미친다.

작년 내내, 그리고 올해 들어서까지 이어지고 있는 한국 증시의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는 자연스럽게 그 이유에 대한 분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 증시,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 거둔 비결

첫 번째로 꼽히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소비 패턴에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가 적합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여행 등 야외활동을 줄이고 가정 내 생활 시간이 길어지면서 각종 제품 교체 수요가 집중됐다. 이는 중국이나 우리나라 같은 제조업 중심 국가에 좋은 영향을 줬고, 양국의 높은 상품 수출 증가율로 증명된다.

게다가 작년 하반기부터 우리나라는 직접 소비재의 수출 호조뿐 아니라 투자를 위한 중간재 수출 증가라는 수혜도 받고 있다. 정부가 보전한 소득이 제품 또는 특정 온라인 서비스 소비로 이어진 반면 기업 투자는 부진해 재고가 소진됐기 때문이다.

이는 올해 중 기업 투자가 증가하고, 중간재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을 높이는데, 대표적인 것이 반도체다. 또한 여기에는 상대적으로 성공적이었던 방역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이러한 점이 한국 증시의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초래한 유일한 원인이라면, 장기적으로는 되돌려질 가능성이 높다. 백신 접종이 진행되어 집단 면역 국가가 늘어날수록 지금의 수혜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정상화가 진행되면 사람들은 다시 여행 등 야외활동을 늘리고 제품 소비를 줄일 것이다. 특히 이번 소비가 상당 부분 내구재의 교체로 이어졌을 수 있는데, 이 경우 되돌림의 영향은 예상보다 클 수 있다. 경기 회복 자체의 힘도 어느 순간에는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최근 3개월간 한국 증시의 강세는 우리 시장 한단계 달라졌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사진은 21일 코스피 지수가 종가기준으로 다시 최고치를 기록했음을 보여주는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 시장이 한 단계 달라졌다는 주장이 등장한다.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해소다. 과거 우리나라 증시의 가치를 낮춰왔던 요인들에서 구조적인 변화의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 정부 주도의 경기 회복과 백신 접종에 의한 집단 면역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국내 증시는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지난 10여년간 늘 우리 증시의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주가수익비율이나 주가순자산비율로 볼 때 우리나라 증시는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은 물론,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 나아가 이머징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지난 10년간 12개월 Forward 주가수익비율은 10~11배를 중심으로 움직였고, 12개월 Forward 주가순자산비율은 1~1.2배 사이였다. 주가수익비율 기준으로 미국과 일본이 17배 내외, 유럽 국가들이 14배 내외, 중국과 대만도 13배 이상이었음을 감안할 때 크게 낮은 수치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들의 변화 조짐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지속되는 이유에 대한 많은 분석이 있어 왔다. 크게 보면 4가지가 주된 이유로 거론된다. ▲지정학적 리스크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 ▲지나치게 낮은 가계의 주식 보유 비중 ▲이익 변동성이 크고 중국의 추격을 받는 전통 제조업 편중 현상 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요인들에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을까? 

먼저 지정학적 리스크를 살펴보자. 지정학적 리스크는 간단히 말해 북한과 대치되어 있는 상황이 외국인들에게 부담을 줬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를 수치적으로 확인하긴 어렵다.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는 주로 외국인 투자자에게 관심일 텐데, 오랜 기간 전체 시가총액의 30~40%를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를 디스카운트의 주된 이유로 볼 순 없다.

두번째로 지적되는 기업지배구조의 불투명성을 생각해 보자. 이 문제는 앞서 지적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달리 국내외 투자자를 막론하고 적용될 수 있다. 말하자면 기업의 오너가 사익을 위해 불법적인 행위를 하는 등 주주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우리 시장에 장기적 투자가 어렵다는 얘기로 이해된다.

또한 낮은 배당성향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 이미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대기업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투자자의 의견일 수도 있지만, 주식 투자의 가장 큰 적이 불투명성과 불확실성이라고 보면 충분히 디스카운트의 이유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부분 역시 계량적으로 측정하긴 어렵다. 특히 최근 주가 상승에 외국인들의 매수가 부분적인 역할만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 이와 관련된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또 다른 디스카운트 이유는 실물에 편중돼 있고, 주식 비중이 작은 국내 가계의 자산 구조 문제다. 이 문제는 이번에 일정 부분 변화가 진행되는 것 아닌가라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 가계는 전통적으로 전체 자산 중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실물 자산의 비중이 높았다. 물론 이머징 국가는 일반적으로 가계의 실물 자산 비중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 자산의 축적 자체가 미미한 반면 주거는 삶에 있어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자산의 축적이 크게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실물 자산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상태를 유지해 왔다.

각종 정부 규제 대책에 따라 부동산 투자의 세후 기대수익률이 크게 떨어지자 시중 자금이 빠르게 주식시장에 유입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중심의 실물 자산 비중이 바뀐다

여기에는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땅을 중시하는 문화라는 점 ▲급격한 도시화로 인해 수도권의 인구밀도가 높아졌다는 점 ▲장기간의 인플레이션 압력과 통제된 금리 때문에 가치 보전의 수단으로 토지와 주택이 선호됐다는 점 등이 주택 가격의 장기 상승 추세로 이어지고, 이러한 성공의 경험이 다시 부동산 투자를 선호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실물 자산이 아닌 금융 자산 내에서도 주식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는데, 이는 2000년대 초반까지 유지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여러 요인들을 반영한 주식 투자의 장기 성과 부진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

한마디로, 우리나라에서 투자자산은 부동산이었고, 부동산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했을 때 가는 곳은 원금을 보전하는 금리부 상품이었을 것이란 얘기다.

상황은 2010년대 중반에 들면서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여전히 부동산에 집중되긴 했지만, 낮아진 금리 때문에 축적된 자산 중 일부가 중위험 중수익 자산으로 배분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주로 ELS, ELD, ELF 등 주식·채권 관련 파생금융상품과 다양한 형태의 사모펀드로의 투자 집중으로 나타났다. 비록 금리가 낮아져 다른 금융자산을 사긴 하지만, 주된 투자자산인 부동산이 아닌 이상 원금의 보전이 여전히 중요한 덕목이었기 때문이다. 일종의 과도기적 현상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2020년이 되면서 다시 한번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이전 암호화폐 투자 열기와 해외 주식 투자 증가로 이미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주가 폭락이 계기가 되며 개인투자자의 주식 투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초저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각종 정부 규제 대책에 따라 부동산 투자의 세후 기대수익률이 크게 떨어지자 개인투자자들은 세대를 막론하고 주식시장에 유입되고 있다. 여기에 2018~19년부터 불거진 일부 사모펀드 문제가 중위험 중수익 투자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개인투자자에게서 나타나는 현재의 변화는 사전에 시점과 계기를 점치기 어려웠을 뿐 여러 조건을 이미 갖추고 있었던 상태였다. 저금리와 낮은 세후 부동산 투자수익률이 유지되는 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중 일부를 완화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 판단된다. 특히 최근의 집중적인 주식 매수로 가계 자산의 주식 보유 비중은 늘었겠지만,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서는 높지 않은 수준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설명하는 네 번째 요인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발견된다. 우리나라의 산업구조, 조금 좁게 보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포함되는 기업들의 업종 구조 변화가 디스카운트를 줄이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변화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의 변화로 쉽게 관찰된다. 과거 1990년대 우리나라 증시의 시가총액 상위 업종에는 주로 과거 국유기업이었던 전기, 철강기업과 은행이 포진해 있었다. 일부 전자 업체가 도약하기 시작했지만, 시장 내 지위는 미미했던 것이다. 이후 2000년대가 되면서 중국의 약진과 함께 중간재를 수출하는 기업과 자동차 산업이 더해졌다. 그리고 이를 반영해 우리 증시도 한 단계 도약했다. 

그러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에 걸쳐 어려움이 찾아왔다. 기존 산업의 성장성에 문제가 제기됐고, 특히 일부 수출 산업의 경우에는 중국의 약진에 따라 조만간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도 글로벌 지위를 공고히 한 반도체 업황에 따라 시장 전체의 이익의 변화 폭이 큰 상황이 이어졌다. 적어도 2017년까지는 그랬다.

2차전지 산업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일러스트 =연합뉴스

새로운 주력 산업이 뜨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우리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서 극적인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 여전히 반도체 산업이 공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외에도 전기차 시대의 핵심 기술인 2차전지,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바이오시밀러 CMO 산업,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플랫폼 기업이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 포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산업이 몰락한다면, 당연히 시장 전체로 보았을 때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여전히 기존 산업은 우리 경제와 증시 전체에서 만만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의 전통 제조업 기업들은 선방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글로벌 각 지역에서 점유율을 재차 높여가고 있고, 조선, 철강, 기계 등도 교역과 투자의 증가와 더불어 좋은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기존 전통 제조업 기업들이 선방하는 가운데, 새로운 기업들의 가세는 결국 우리 기업 이익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있다. 특히 신기술 기업의 경우 경기 민감도가 훨씬 떨어지고,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에 높은 가치로 주가가 형성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체 지수의 가치평가 지표 역시 올라갔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우리 경제는 여전히 여러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으로 자영업자와 오프라인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고, 소득 및 자산의 격차는 점차 심화되고 있다. 작년에 처음으로 주민등록표 상 인구도 줄기 시작했다. 앞으로 감소 폭은 더 커질텐데, 이는 급속한 노령화 하에서 수요 부족으로 이어질 것이다.

현재의 가치 상승에는 분명 낮은 금리가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전세계 모두 그렇다. 따라서 금리가 올라갈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되면, 높아진 가치평가 지표들은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금리가 크게 오르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증시는 당분간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구조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시중에 풀린 돈이 집중되는 자산시장의 가격은 예상을 벗어난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은 부동산 시장에서 이미 장기간 관찰해 왔다.

게다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관련해 부분적으로나마 지속 가능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시장은 훨씬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지만, 아직은 주가가 오르는 추세로 보인다. 

 

● 최석원 센터장은 연세대 경제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마쳤다. 대우증권 삼성증권 한화증권 등에서 채권분석, 경제분석 파트장을 역임했으며 과거 수차례에 걸쳐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됐다. 한화증권에서 리서치센터장을 거친 후 메리츠화재에서 직접 자산운용을 맡기도 했다. 2016년부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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