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댓글 이력 전면 공개 효과…악플 줄고 본인삭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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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댓글 이력 전면 공개 효과…악플 줄고 본인삭제 늘었다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3.19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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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부터 댓글 작성자 과거 댓글 목록 전체 공개
최근 한달간 받은 공감 비율, 본인 삭제 댓글 비율도
1월~3월 본인 삭제 비율 11%~12%...
18일 발표 후 14.5%로 상승
규정 위반 삭제는 거의 없어, 대부분 스스로 삭제
네이버가 19일부터 작성자의 과거 댓글, 삭제 비율 등 댓글 이력을 전면 공개한다. 사진제공=네이버
네이버가 19일부터 작성자의 과거 댓글, 삭제 비율 등 댓글 이력을 전면 공개한다. 사진제공=네이버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네이버가 댓글의 순기능 강화를 위해 사용자의 댓글을 전면 공개한다. 일명 '악플'을 방지하고 어뷰징 시도를 줄여 자유로운 표현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다. 

그리고 네이버의 댓글 데이터 분석 결과 해당 정책이 알려진 직후 작성자 본인이 댓글을 삭제한 경우가 실제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는 19일 오전부터 네이버 뉴스에 댓글을 단 사용자의 과거 댓글 목록을 모두 공개로 전환했다. 이전까지는 사용자 본인이 댓글 공개 여부를 설정할 수 있었지만, 이날부터 강제로 모두 공개되는 것이다.

19일부터 네이버 뉴스의 댓글 작성자를 클릭하면 이 같은 프로필 창이 새로 뜬다. 댓글 삭제 이력도 함께 표시된다. 사진=네이버 뉴스 댓글 캡쳐
19일부터 네이버 뉴스의 댓글 작성자를 클릭하면 이 같은 프로필 창이 새로 뜬다. 댓글 삭제 이력도 함께 표시된다. 사진=네이버 뉴스 댓글 캡쳐

네이버는 "작성자 스스로 삭제한 댓글은 보이지 않지만, 현재 게시중인 모든 댓글과 댓글수, 받은 공감수가 집계된다"며 "최근 30일간 받은 공감 비율, 본인이 최근 삭제한 댓글 비율도 함께 제공돼 댓글 활동 이력으로 공개된다"고 밝혔다. 다만 삭제한 댓글 비율은 19일 이후 삭제분부터 집계·반영한다.

이와 함께 네이버 뉴스 댓글 작성자의 닉네임도 공개한다. 이용자가 자신의 회원정보에 닉네임과 프로필사진을 등록하면 해당 정보가 뉴스 댓글 작성자의 댓글 모음 페이지에 연동된다.

현재 댓글에 노출되는 아이디는 뒷자리가 마스킹 처리된다. 때문에 서로 다른 이용자가 우연히 앞 4자리가 같아서 혼동이 생기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제 닉네임과 사진을 통해 동일 인물인지 아닌지 인지할 수 있다.

또 네이버는 가입 후 7일이 지난 시점부터 댓글 활동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처럼 사용자 식별이 불가능한 SNS로 가입한 네이버 아이디는 뉴스 댓글 활동이 제한된다. 이는 가입 후 짧은 기간 댓글 활동을 한 뒤 아이디를 해지하거나 휴면으로 전환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다만 실명 확인된 아이디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외에도 특정 댓글 작성자의 글을 차단하는 기능, AI를 통해 '악플러' 판단 및 필터 기능도 빠른 시일 내에 적용할 계획이다.

3월 1일~18일 댓글 본인 삭제 및 규정 위반 삭제 비율. 일정하다가 정책 관련 보도가 집중된 18일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표=김상혁 기자
3월 1일~18일 댓글 본인 삭제 및 규정 위반 삭제 비율. 일정하다가 정책 관련 보도가 집중된 18일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표=김상혁 기자

◆ 정책 발표한 날, 본인 삭제 댓글 진짜 늘었다

궁금한 점은 해당 정책 발표 이후 진짜 자기 삭제 댓글이 늘었는지 여부다. 이에 오피니언뉴스가 네이버가 제공하는 댓글 데이터를 1월부터 3월까지 직접 분석한 결과 삭제 비율이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3월 1일부터 17일까지 본인 삭제 비율은 일정한 수준이었다. 1일 11.8%였으며 17일에는 11.5%였다. 가장 높은 날은 8일과 9일은 12.2%였고, 가장 낮은 날은 4일 11.1%였다. 이처럼 대부분 11% 후반대에 머물렀다. 오히려 1월~2월의 경우에는 11% 초중반으로 더 낮았다.

네이버가 댓글 전체 공개 정책을 발표한 날은 18일이다. 그리고 이날의 본인 삭제 비율은 14.5%로 순간 올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총 55만9570개의 댓글 중 본인 삭제는 8만1217건이었다. 17일에는 전체 댓글 57만8245개 중 본인 삭제 댓글이 6만6826건이었고, 16일에는 65만2911개의 전체 댓글 중 7만7143개를 작성자가 스스로 삭제했다.

코로나19의 확산이 본격적이었던 2월말~3월초에는 전체 댓글이 100만개, 본인 삭제 댓글 10만개를 넘는 등 절대적 수치는 증감이 있었다. 하지만 비율적 측면에서는 17일까지 큰 변동 없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 

댓글 삭제는 규정 위반에 의한 것도 있다. 하지만 이는 일일 2000건~4000건 내외로 전체 비중에서 0.4% 안팎을 차지한다. 즉 삭제된 댓글의 99% 이상이 작성자 본인 삭제로 이뤄졌다는 뜻이다.

이런 결과를 놓고 보면 네이버의 댓글 정책은 발표 직후 일단은 효과를 본 모양새다. 네이버 관계자는 "사실 댓글 개편은 2월부터 꾸준히 알려온 상황이지만 어제(18일) 갑자기 언론 보도가 집중됐다"면서 "아마 이에 따른 효과가 아닐까 생각되지만 앞으로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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