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탈(Taal) 화산 분출.."관광·항공산업 타격, GDP에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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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탈(Taal) 화산 분출.."관광·항공산업 타격, GDP에 악재"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1.14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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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편 무더기 결항으로 항공업계 및 관광업계 타격 클 듯
1991년 피나투보 화산 폭발 당시보다 피해액 클 것으로 추산
필리핀 정부는 일부 상품가격 급등 우려도
12일(현지시각)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70㎞가량 떨어진 섬에서 탈(Taal) 화산이 폭발, 화산재가 타가이타이 지역을 뒤덮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현지시각)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70㎞가량 떨어진 섬에서 탈(Taal) 화산이 폭발, 화산재가 타가이타이 지역을 뒤덮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필리핀의 수도인 마닐라에서 약 70㎞ 떨어진 관광지역에서 탈(Taal) 화산이 분화하면서 이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글로벌 대내외 환경의 악화로 인해 주춤하던 필리핀 경제가 이번 화산 분출로 인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필리핀 GDP에 악영향 불가피

지난 12일(현지시각) 필리핀의 수도인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약 70㎞ 떨어진 타가이타이섬에서 탈 화산이 폭발해 주민과 관광객 등 수천명이 대피하고, 화산재로 인해 마닐라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화산 분출로 인해 필리핀 경제 역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필리핀 언론사인 비즈니스월드는 13일(현지시각) "탈 화산 폭발은 필리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위협한다"고 보도했다. 

필리핀 경제학자들은 탈 화산의 분출로 인해 전반적인 경제 성장은 물론 ▲전력 ▲농업 ▲교통 ▲관광 분야에 타격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물류의 일시적인 공급 부족으로 인해 소비자 물가 역시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리쟐 상업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리카포트는 "최근의 자연 재해로 인해 일시적으로 식량, 농산물, 연료, 운송 그리고 다른 기본 물품들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필리핀 매체인 ABS-CBN뉴스에 따르면, 25~30페소(약 570~690원) 수준이던 N95마스크의 가격이 200페소(4500원)까지 치솟는 등 일부 상품의 가격이 급등했다.

GDP 12.7%의 관광산업 타격 불가피

가장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되는 부분은 필리핀의 관광 산업이다. 이번 화산 분출로 집중적으로 화산재 피해를 입은 바탕가스주(州)는 인기있는 관광지역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각) 화산 폭발로 인해 필리핀의 관광 산업도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필리핀의 경우 통상 1월이 관광 성수기로 알려졌는데, 화산 폭발과 맞물리면서 관광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지난 2018년 1월 필리핀을 방문한 관광객수는 73만2506명으로 1년중 가장 많은 관광객 수를 기록했으며, 2019년 1월 역시 같은 수준의 여행객이 필리핀을 찾았다.

필리핀 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207만9000여명이 이번 화산 분출 피해를 입은 바탕가스주(州)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이번 화산 분출로 인해 마닐라에 위치한 니노이 아키노 국제공항의 경사로와 활주로에 재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모든 항공편이 결항된 탓에 항공업계 역시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화산 폭발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직전 태풍 판폰이 보라카이 지역을 강타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발생한 탓에 타격이 더욱 클 것으로 분석했다. 

2018년 기준 필리핀 국내총생산(GDP)의 12.7%를 관광산업이 차지할 정도로, 필리핀에서의 관광업은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필리핀 경제가 2011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장세를 보일 위기에 놓여 있어 필리핀 정부는 관광객 유치에 더욱 집중해왔다.

에르네스토 페르니아 필리핀 사회경제기획부 장관은 "물론 부정적 영향은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경제 성장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언급했다. 다만 "시기적으로는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탈(Taal) 화산이 분출된 필리핀 지역. 사진=연합뉴스
탈(Taal) 화산이 분출된 필리핀 지역. 사진=연합뉴스

필리핀 정부, 경제 손실 추산중

현재 필리핀 정부는 탈 화산 폭발과 관련한 경제적 손실을 추산하고 있다. 

카를로스 도밍게스 필리핀 재무장관은 "우리는 이번 자연 재해의 전체적인 경제적 손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이는 국가 기관과 지방 정부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필리핀 대도시인 NCR(National Capital Region) 지역과 마찬가지로, 남부 및 중부의 루손섬 역시 필리핀 경제 엔진의 강력한 피스톤을 담당한다"며 "우리는 가능한 빨리 피해를 입은 지역을 정상적으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바탕가스, 라구나 등이 위치한 칼라바르손 지역은 2018년 기준 필리핀 전체 GDP의 17%를 차지한다. 이는 NCR 지역에 이어 두번째로 큰 비중으로, 2009년 이후 NCR과 칼라바르손 지역은 필리핀 경제 성장에 있어서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

칼라바르손 지역의 제조업 역시 필리핀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칼라바르손은 전체 제조업의 3분의 1 이상이 밀집된 지역이기도 하다. 

벤자민 디오크노 필리핀 중앙은행 총재는 "현 시점은 경제 손실을 추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1991년 피나투보 화산 폭발 당시보다 그 피해액이 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당시 경제적 손실은 이재민 보호 비용 67억페소를 제외하면 250억페소 수준이었다.

칼릭토 치키암코 이코노미스트는 "얼마나 넓은 지역이 피해를 입었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그 주변에 산타 로사와 같은 성장의 허브 지역이 있고, 관광지역 역시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피해액은 피나투보 화산 폭발 당시보다는 클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재무장관은 외신과의 기자회견에서 "필리핀 정부는 이번 화산분출로 인한 모든 피해를 금융지원을 통해 해결할 만한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지난 2000~2016년 필리핀에서 발생한 자연재해로 약 2만3000명이 사망하고, 1억2500만명이 피해를 입었다. 사회경제적 피해 규모는 200억달러(약 23조1400억원)에 이르며, 연간 평균 피해액은 12억달러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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