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조와해 공작' 사과 "대단히 죄송…재발 방지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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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노조와해 공작' 사과 "대단히 죄송…재발 방지 약속"
  • 김상혁 기자
  • 승인 2019.12.18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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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이상훈 이사회 의장·강경훈 부사장 실형 선고
삼성전자 등 18일 공식사과문 발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공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왼쪽)과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공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왼쪽)과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전·현직 임직원들 26명의 노조와해 공작 개입 혐의가 유죄 선고된 것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삼성물산은 18일 사과문을 통해 "노사 문제로 인해 많은 분들께 걱정과 실망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과거 회사 내에서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라며 "앞으로는 임직원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날 삼성전자 이상훈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부사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에서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으로 각각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기소된 삼성그룹과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 32명 중 26명이 유죄를 선고 받았다. 그리고 이 의장과 강 부사장 등 7명이 법정 구속됐다.

유영근 부장판사를 비롯한 재판부는 "부당노동행위 관련 수많은 문건이 발견됐다. 미래전략실에서부터 파생돼 계열사 및 자회사로 배포된 각 노조전략, 비상대응 시나리오, 비밀동향 보고, 회의자료, 보도자료 등 노조를 와해하겠다는 전략을 표방하고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한 것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장과 강 부사장 모두 노조 와해 실행 전략을 지시하고 보고받았다는 증거가 충분하다"며 "피고인들은 실무자들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한 것으로 고위층까지 보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피고인들 스스로 검찰과 법원에서 실행 행위에 가담했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또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보인 태도와 항소심에서의 증거인멸 우려나 도주의 우려를 감안했을 때 법정구속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삼성의 전방위적이고 조직적인 노조 파괴가 법원을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며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법정형을 상향하기 위한 논의가 촉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 노조가 설립되자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인사지원팀을 주도로 노조 와해 전략을 세웠다. 일명 '그린화 작업'으로 노조 활동이 활발한 협력업체의 폐업을 유도하고, 노사 협상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기도 했다. '문제'로 지정된 조합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노조 탈퇴를 종용하기도 했다. 2014년에는 노조원인 염호석 양산센터 분회장이 노조 탄압에 반발해 목숨을 끊자 노조장이 아닌 가족장을 치르는 대가로 염씨의 아버지에게 합의금 6억원 가량을 전달하기도 했다.

다음은 삼성측 공식 사과문 전문.

노사 문제로 인해 많은 분들께 걱정과 실망을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과거 회사 내에서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앞으로는 임직원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습니다.

삼성전자(주)·삼성물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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