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인도는 신고가 행진인데...유독 힘 못쓰는 코스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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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인도는 신고가 행진인데...유독 힘 못쓰는 코스피 "왜?"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1.16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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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장 중 2500선 하회...연초 이후 5.5% 하락세
수급 악화에 기업실적 부진이 원인으로 꼽혀 
16일 코스피는 장 중 2500선마저 내주며 변동성이 극심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16일 코스피는 장 중 2500선마저 내주며 변동성이 극심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국내 증시가 글로벌 주식시장 내 유독 부진한 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6일 코스피는 장 중 2500선마저 내주며 변동성이 극심한 모습을 보였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인 일본증시와, 선거라는 빅이벤트 속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대만 증시 등 주변 국가와 비교하면 더욱 취약한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증시가 유독 부진한 원인으로 수급 및 기업들의 어닝 쇼크를 꼽고 있어 주목된다. 

코스피, 장 중 2500선 하회...글로벌 증시 속 유독 부진

16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2491선까지 떨어지며 2500선을 하회했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2500선을 무너뜨린 것은 지난해 11월27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 지수의 경우 전일 미미하나마 반등에 성공하며 9거래일만에 상승세로 간신히 방향을 틀었으나 하루만에 재차 낙폭을 키웠다. 연초 이후 현재까지 5.48% 하락세를 기록중이다. 

글로벌 증시와 비교하면 국내 주식시장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일본증시의 경우 이날 오전 장에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직전일까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닛케이225지수의 연초 이후 상승률은 6.71%에 달한다. 

인도 증시 역시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인도를 대표하는 센섹스 지수는 15일 7만3400선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수준이다. 

가파른 연말 랠리 이후 비교적 조용한 흐름을 보이는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연초 이후 0.29%의 상승세를 기록중이다. 

대만증시는 연초 이후 3%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총통 선거라는 빅이벤트 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초강세를 이어간 일본이나 반등에 성공한 미국과는 달리 코스피는 중화권 증시와 함께 글로벌 수익률 랭크 최하위권에 위치했다"며 "선거를 앞두고 있던 대만 증시가 보합권에 머무른 것을 감안할 때 페이스가 꽤나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기관 매도세 지속...외국인 이탈도 한 몫

뚜렷한 매크로 이벤트가 없는 상황에서 국내증시가 여타 글로벌 증시 대비 유독 부진한 이유는 수급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도 주체로 떠오른 것은 기관 투자자들이다. 기관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6조5000억원의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지속한 후 15일 800억원대의 매수세를 보이며 연속 매도세가 일단락된 듯 했으나, 이날 재차 강한 매도세를 기록중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우 현물 시장에서 뚜렷한 매수세를 보이지 않을 뿐더러 선물시장에서는 지난 3일 이후 이날 오전까지 10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기록중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에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전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하도록 교육교양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명기하는 것이 옳다"며 헌법 개정을 시사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적대적 발언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해석되며 외국인 자금 이탈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선물 시장에서 순매도를 지속, 선물 약 5000계약 순매도 및 풋옵션 2만계약의 순매수세를 보인 바 있다.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8원 가까이 급등, 1330원에 육박했다. 급등한 원·달러 환율이 외국인의 이탈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달러인덱스를 끌어올린 점도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라크 에르빌 주재 미국 영사관 부근에 이란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에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됐다"며 "이에 따라 미 달러 인덱스가 102.32포인트에서 102.63포인트로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은 1330원까지 근접하며 외국인 현선물 매도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진한 기업실적도 원인으로 꼽혀 

국내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 또한 지수의 하방 압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어닝시즌의 문을 연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 등 3사의 2023년 4분기 영업이익 달성률은 69.6%에 그치는 등 기업들의 실적은 좀처럼 뒷받침되지 않는 모습이다. 

여기에 이차전지의 대표주자인 엘엔에프가 2023년 영업이익 적자 전환을 발표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주축인 반도체와 이차전지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후퇴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연초 이후 2023년, 2024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마이너스(-)2.0%, -1.7% 하향조정됐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8거래일 연속 하락은 과도한 상승이 아닌 실적 전망치 하향과 실적 쇼크에 따른 기대감 축소로 일어난 현상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2500선을 하회한 후 곧바로 낙폭을 줄이며 2500선을 사수하는데 성공한 만큼 코스피가 하방을 지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조 연구원은 "이번 코스피의 연속 하락세는 단기간에 빠른 속도의 하락을 기록했고, 이에 대한 기술적 반등을 기대한다"며 "이번 하락에서 하락폭이 컸던 건강관리, 조선, 철강, 반도체, 자동차의 기술적 반등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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