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선진지수 편입에 걸림돌...외국인 자금유입 둔화 가능성도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 시행 첫 날인 6일 국내 주식시장이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금지 조치에 따른 부작용 또한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 "MSCI 선진지수 편입 어려워졌다"
가장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부작용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MSCI 신흥국 지수에 편입되어 있는 국내증시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 MSCI가 선진국 지수를 분류할 때 경제발전 수준과 시가총액 및 유동성, 시장 접근성 등을 고려하는데, 이 중 공매도 금지가 시장 접근성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 접근성과 관련해 공매도 금지가 어떤 영향을 줄 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것"이라며 "지난 6월 MSCI 연례 시장분류 보고서에서 공매도와 관련해 한국 증시는 큰 문제가 없지만 개선이 요구되는 의미인 '+'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문제없음을 의미하는 '++'보다 한 단계 아래라는 것이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MSCI 선진 지수 편입을 노리고 있었던 우리나라 증시가 관찰 대상국에 오르기 더 어려워지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주요 외신 또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의 공매도 전면 금지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뤄졌다"며 "한국 증권시장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관 투자자들의 공매도에 반대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일부 여당 의원들이 정부에 공매도를 일시 중단할 것을 촉구해왔다는 것. 이에 금융당국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놓았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브라이언 프레이타스 스마트카르마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공매도 금지는 한국이 신흥시장에서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을 더 위태롭게 만든다"며 "공매도 금지가 과도한 밸류에이션을 제어하지 못해 개인 투자자가 선호하는 일부 종목에 거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달마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최고 투자 책임자 게리 듀건 역시 "이번 조치는 한국의 MSCI 선진 지수 편입을 방해할 것"이라며 "즉각적인 금지 조치로 공매도 잔고가 높은 회사들의 주가는 초기에 급격한 상승을 보이겠지만, 전반적인 시장에서 낮은 수준의 공매도 포지션을 고려할 때 그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 어렵다" 전망도
외국인의 수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들은 우려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 중 헤지펀드 외국인 수급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한 연구원은 "외국계 롱숏 헤지펀드들은 특정 국가에 숏 포지션을 구축할 때 이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롱 포지션을 구축하여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며 "따라서 공매도 금지가 이들 롱숏 헤지펀드들의 한국증시에 대한 접근성을 제한시킬 것이라는 문제 제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환율 전망이나 코스피 이익 전망을 중시하며 투자하는 외국인 롱 온리 펀드, 자산배분 펀드의 수급은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그는 "현재 환율이나 이익 전망은 이전에 비해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롱숏 헤지펀드 외국인을 제외한 여타 성격의 외국인 수급에 공매도 금지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거래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조 연구원은 "자본시장 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공매도 전면 금지 이후 가격 효율성이 저하되며 변동성과 극단 수익률의 발생 빈도가 증가해 시장 거래를 위축시킨다는 결과가 있었다"며 "공매도 금지로 오히려 시장 전반적인 유동성 환경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매도 금지 논란, 증시 비중확대 기회"
공매도 금지 조치를 둘러싼 논란은 불가피하지만, 현재 주식시장의 여건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공매도 규제로 인해 주식시장이 흔들린다면 비중 확대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공매도 규제를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며 "그러나 유연한 시각으로 바라보면 이 또한 수익률 제고 전술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 역시 "결국 국내 증시의 주가 방향, 외국인 수급 변화, MSCI 지수 편입 등 공매도 금지 시행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설령 부작용이 출현한다고 해도 이를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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