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규모 중동전쟁 우려 "종전후 2개국 해법 " 다시 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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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규모 중동전쟁 우려 "종전후 2개국 해법 " 다시 꺼내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3.10.30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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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공존을 위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측의 회담은 미국이 주도한 양자회담이 2014년 회의에서 이스라엘의 정착촌 문제, 팔레스타인 재소자 석방문제 등 여러 이슈에 걸쳐 극심한 의견 충돌로 인해 결렬된 이후 재개되지 못했다. 사진=AFP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3주째로 접어 들면서  네타냐후 이스라엘총리가 지상전을 개시하며 "새로운 전쟁의 2 단계, 길고 힘든 전쟁이 될 것"이라고 선언하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양측에 결국 전쟁이 끝난 뒤에 닥쳐올 현실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전쟁이 대규모 중동전쟁으로 확대,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지자 그 동안 방치되었던 "2개국 해법"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가 공존하는 것)을 다시 꺼내들고 결국 양측의 전쟁에서 이 해법이 최우선으로 고려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이제는 두번 다시 10월 6일 양측의 균형 상태로는 되돌아 갈수 없다"고 7일의 하마스 공격에 관해 언급했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지난 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회담을 했을 때에도 똑같은 메시지를 직접 전했다고 밝혔다.

"이 번 위기가 끝났을 때 그 다음에 와야 할 미래가 어떤 것이냐에 관해서,  우리 견해로는 그것이  2개국 해법이어야 한다고 본다"고 바이든은 강조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독립국과 이스라엘이 공존하는 이 2개국 해법은 지난 수 십년간 미국 대통령들과 중동지역 파견 외교관들이 추진을 회피하고 중요시하지 않았던 의제였다.

평화공존을 위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측의 회담은 미국이 주도한 양자회담이 2014년 회의에서 이스라엘의 정착촌 문제, 팔레스타인 재소자 석방문제 등 여러 이슈에 걸쳐 극심한 의견 충돌로 인해 결렬된 이후 재개되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지난 해 서안지구를 방문했을 때 만 해도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변함없다는 원칙만 말했지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이스라엘과의 회담의 재개에 대해서는 "아직 토대가 성숙하지 못했다"며 추진을 회피했다.

하지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대규모 중동전쟁으로 확대될 우려가 커지고 있는 지금은 다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단 폭격과 지상 교전이 멈추기만 한다면, 그 때에는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문제는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얼마전 까지도 바이든은 이 문제에 관한 평화회담 보다는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 사이의 국교 정상화가 더 성취 가능한 목표라고 보고 추진해왔다. 

제이크 설리반 국가안보보좌관도 10월 7일 하마스 공격 직전에 '포린 어페어스' 지에 쓴 장문의 기고문에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에 대해서는 일제 언급하지 않고 '2개국 해법 지지 원칙'만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 보다 이스라엘과 아랍국가들의 국교 정상화 회담이 먼저이며 거기에는 팔레스타인 인들에게 이득이 될만한 중요한 제안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제 다시 바이든이 주장하고 나선 2개국 해법의 앞날에는 장애물이 그득하다.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독립국은 이스라엘 극우파 정부가 받아들일 리가 없다.

서안지구 일부를 지배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별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곧 다가올 미국 대선 때문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중동에서 중재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정부에서 중동문제 보좌관을 여러 차례 역임한 적이 있는 아론 데이비드 밀러는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2개국 해법을 강조하는 것은 "야심찬 어법"이며 희망사항이라고 말했다.

"성사될 확률은 아주 아주 낮다.  근본적으로 미션 임파시블( 불가능한 임무)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2개국 해법의 언급으로 28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화당 유대인연맹 최고회의에서는 바이든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비난이 쏟아져나왔다.  바이든의 민주당 정부가 미국내에서 반유대주의를 근절하지 못한 것과 함께 실패한 외교 정책이라는 비판이었다.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 중 한 명인  바이오테크 재벌 비벡 라마스와미는 "이스라엘은 이제 2개국 해법 같은 신화는 아낌 없이 자유롭게 내다 버려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백악관의 한 소식통도 AP통신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2개국 해법 제안은 야심적이지만 앞으로 가까운 임기 안에는 실현될 가망이 없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역시 하마스의 공격에 대비하지 못했다는 국내 여론의 비난에 직면한 상태에서 바이든의 2개구 해법이 귀에 들어올 리 없다.  하마스와의 전쟁에만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도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과 자기 팀이 팔레스타인 독립국 건설을 지원하고 있다는 "희망"을 전달하는 게 시급하다며 이를 수행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조지 W.부시 대통령과 빌 클린턴 대통령 정부에서 이-팔 평화회담 중재역을 맡았던 데니스 로스도 "지금의 전쟁 때문에 당장엔 길의 끝이 보이지 않더라도 일 단 그 길을 따라 걸어가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바이든을 지원했다.

"팔레스타인 문제를 아예 무시하고 살던 지점 까지 돌아갈 수는 없다.  이 일은 희망이 없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난관만 지나간다면 희망이 없는 일은 아니다"라고 그는 강조했다.

바이든의 2개국 해법을 통한 평화 정착 언급이 나온 것에 대해서는 미국내 팔레스타인 단체들, 무슬림 기구들,  심지어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까지도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으로 희생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목청 껏 외친데 대해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다.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의 존 커비 대변인은 "2개국 해법은 누구의 신앙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중동 지역 전체의 미래가 달린 문제다.  중동지역에서 보다 협조적이고 안정적이며 이스라엘이 중동에 더 잘 화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방안이기 때문에 우리는 앞으로도 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그동안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자신은 이스라엘군의 작전에 대해 지시를 내릴 수는 없다고 말한 것 때문에  2개국 해법 등 중동평화의 중재역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 위구심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그 동안 미국내 무슬림계 지도자들은 바이든과 보좌관들과 함께 백악관에서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이 당장 정전 선언을 하고 개입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들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민간인들에게 보복전을 펼치고 있는 '집단 처벌'의 학살에 대해 대통령이 침묵하는 것은 앞으로 2024년 대선에서 영향력이 큰 여러 주에서 아랍계 미국민과 무슬림계 주민들에게 배쳑을 당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또한 바이든이 가자지구에서 8000명 넘게 사망자가 나왔다는 통계에 대해 하마스의 보건부가 발표한 것이라서 믿지 못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시카고에 본부를 둔 '도시 무슬림 행동 네트워크'(  Inner City Muslim Action Network)의 창립자 라미 나샤시비 대표는 바이든이 가자지구의 사망자 통계에 대해 한 말은 " 반 인륜적이고 무자비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특히 임기내내 약자와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깊은 동정심과 인류애를 표명해온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특히 더 어울리지 않는 잔인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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