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이 미국을 경기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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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이 미국을 경기침체로 몰아넣을 수 있을까"
  • 이상석 기자
  • 승인 2023.09.2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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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는 최근 3개월 새 30%가량 상승했다. 이번 주에 올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물가상승률 재점화와 이에 따른 소비 침체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다.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글로벌 유가가 연중 최고치다. 

이제 100달러로 앞자리 수를 교체하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광범위하게 스며들 것이라는 예측이 확산 중이다. 

물가와 싸움이 마무리 국면인가 했더니 대형 악재가 터져 나온 셈이다.

전통적으로 고유가는 미국 경기 침체를 불렀지만 현재 유가 정도라면 경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스태그플레이션에 가까운 모습까지 되긴 어렵다는 진단이 제기된다.

데이터트렉 리서치의 설립자인 니콜라스 콜라스의 통계 분석을 인용해 과거 유가 급등기와 경기 침체기 상관관계를 19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보도했다. 

역사적으로 1990년 9월과 2000년 2월, 2008년 6월 등 약 10년 주기로 유가가 침체의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국제유가는 최근 3개월 새 30%가량 상승했다. 이번 주에 올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물가상승률 재점화와 이에 따른 소비 침체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다.

콜라스 설립자는 "완만한 가격 상승보다 유가 급등이 경기 침체에 있어 더 중요한 요인"이라며 "가계 소득은 단기적으로 상당히 고정됐기 때문에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 다른 지출 항목을 빠르게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가 수준이 경기침체를 부를 만한 정도가 아니라고 평가했다. 침체를 유발하려면 유가가 두 배는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콜라스 설립자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5~6월에 배럴당 70달러 부근이었으니 경기 침체의 트리거로 작용하려면 140달러로 상승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WTI의 근래 최고치는 작년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배럴당 123달러 정도"라며 "앞으로 1년 이내에 경기 침체를 유발할 정도로 유가가 두 배 이상으로 오르려면 작년 지정학적 갈등보다 더 높게 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역사적 사례로 봤을 때 유가 때문에 지금 미국 경제가 불황에 빠지는 것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유가가 100달러 위에서도 빠르게 올라가는지를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자재 애널리스트 중 100달러의 유가 전망을 내놓은 씨티의 에드워드 모스도 내년에는 유가 둔화를 점친다는 점을 부연했다. 모스가 올해 단기적으로 유가가 오르는 만큼, 내년에 더 하락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마켓워치는 소개했다.

유가 상승세가 어느 정도 지속하느냐는 연방준비제도(Fed)에도 골칫거리일 것이다. 시장참가자들은 금리인상 사이클 마무리 국면에서 물가상승률 안정 흐름이 바뀌는 상황을 주목한다. 연준의 추가 긴축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유가가 지금 정도에서 유지되면 물가 기조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상승이 선진국 인플레이션에 위협이 된다는 생각은 과장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브렌트유가 연말까지 현재 수준인 배럴당 약 95달러를 유지한다면 선진국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에 실제로 걸림돌이 되겠지만 내년 초가 된다면 다른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요인에 의해 유가 영향이 압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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