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짜오! 베트남] 베트남 성전환 수술자들의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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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짜오! 베트남] 베트남 성전환 수술자들의 갈등
  • 호치민=강태윤 통신원
  • 승인 2023.08.2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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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강태윤 통신원] 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불리는 포이드 트리차다(Poyd Treechada)는 베트남 모델 리얼리티 쇼 “더 뉴 멘토(The New Mentor)”의 심사 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녀의 아름다움운 온라인에서 주목을 받았다. 농포이로 알려진 트리차다는 지난 금요일 밤 방송에서 포토 챌린지의 심사위원으로 등장했다.

37세의 미녀는 타이트한 실크 드레스를 입고 밝은 피부톤을 돋보이게 했다. 트리차다의 많은 순간들이 시청자들의 SNS에 공유되며 수십만 건의 조회수와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녀는 17세에 성전환 수술을 받았고 1년 후 미스 인터내셔널 여왕 대회에서 우승했다.

이 성전환 미녀는 이후 홍콩과 태국의 여러 영화와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였으며, 많은 화장품 및 보석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에 그녀는 독립 비평가 TC 캔들러가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얼굴 100인 목록에 태국 최초의 트랜스젠더가 되었다.

베트남 쇼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포이드 트리차다. 사진=유튜브 캡처
베트남 쇼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포이드 트리차다. 사진=유튜브 캡처

 

트리차다는 성전환 수술 후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많은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베트남의 많은 성전환 수술자의 삶은 평탄하지 않다.  

26세의 호치민 시티 주민 쩐득(Tran Duc)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하기 위해 여러 번의 성전환 수술을 받은 후, 여전히 새로운 몸에서 이질감을 느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예쁜 드레스와 인형에 마음이 끌렸으며, 자라면서 자신의 생물학적 성별이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성별을 분명히 여성으로 인식했다.

21세 때 자신에게 충실하게 살고자 하는 열망으로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하는 수술을 받기 위해, 성형수술 및 성전환 수술을 가장 잘한다고 평가를 받고 있는 태국으로 향했다. 고된 고통과 회복의 시간을 보낸 득은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새로운 모습에 실망했고 "뭔가 잘못됐다"고 느꼈다.

"나는 진짜 여자처럼 보일 날을 기다려 왔지만 모두가 나를 트랜스젠더로 여겼다"라고 득은 말한다. 얼굴과 목소리가 원하는 만큼 여성스럽지 않아 외출할 때마다 짙은 화장을 해야 했다. 그는 남성성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더 여성적으로 행동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득은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매일 새로운 신체 부위를 관리하는 데 한 시간 이상 걸렸으며, 브래지어를 착용해야 하는 것이 그에게는 번거로움이 되었다. 기업들은 트랜스젠더 지원자의 인터뷰를 주저했고, 잠재적인 연인들은 그의 외모 때문에 그를 알아가는 것을 꺼렸다. 

많은 밤을 고민한 후 득은 마침내 호르몬 약 복용을 중단하고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남성적인 옷을 입기로 결정했으며, 자신이 소유한 모든 여성복을 자선 단체에 기부한 후 가슴 재건 수술을 받아 남성으로 전환했다.

21세의 투(Tu)도 여성에서 남성으로 전환하기 위해 수술을 받은 후 문제에 직면했다. 유방절제술, 자궁절제술 등 여러 차례의 수술과 진통제 복용으로 투씨의 건강은 유례없이 쇠약 해졌다.

테스토스테론 약물 복용으로 인한 내부 호르몬 변화로 인해 투는 비뇨기과 및 발한 문제, 기분 변화 및 불안에 자주 시달린다. 게다가 현재 모습이 주민등록증 사진과 일치하지 않아 거주민등록, 의료보험 가입, 은행카드 신청 등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투는 "결과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지 않고 수술을 한 것을 후회한다. 하지만 지금은 다신 전환 수술을 할 돈이 없다"고 토로했다.

베트남 보건부의 추산에 따르면 베트남에는 480,000명의 트랜스젠더가 있다. 베트남에서 성전환을 원하는 트랜스젠더 비율에 대한 연구는 아직 없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지역 사회에서 드문 일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득과 투의 지인이자 베트남 인권 운동가인 후인 민 타오(Huynh Minh Thao)는 소셜 미디어의 트랜스젠더를 위한 비공개 커뮤니티 그룹에서, 사용자의 10~30%가 자신의 외모와 수술 후 생활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결과를 깨닫지 못한 채 외모와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고,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밀려 수술을 받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의료 전문가들은 성전환 수술이 완전한 변화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이와 관련된 높은 합병증 비율로 인해 많은 환자들이 평생 동안 증상을 겪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수술이 끝났다고 끝이 아니며, 일반적으로 평생 동안 호르몬 약물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신체와 정신 건강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에는 호르몬 치료 플랜을 제공하는 의료기관이 제한되어 있고, 트랜스젠더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더라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로 부터 편견을 가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해 일부 환자는 불안해하고 전문적인 도움을 받지 않으려고 한다. 대신, 그들은 약물을 직접 구매하고 투여하는데, 이는 과다 복용 및 추가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건강 문제에서 지역 사회의 차별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모든 요인은 트랜스젠더를 우울증에 빠뜨릴 수 있으며, 그로 인하여 일부는 원래 몸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타오는 성전환을 원하는 사람은 정신적으로 준비가 되었는지 판단하기 위해 광범위한 조치를 취하고, 전환하려는 성별로 생활하는 시험 기간을 보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재로 누군가가 트랜스젠더인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이 시험 기간을 필수로 간주하는 많은 국가가 있다.

"성전환 수술은 개인의 필요, 건강 및 재정 능력에 달려 있으며, 정신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두른다면 대가를 치뤄야 할 것”이라고 타오는 말했다.

●강태윤 베트남 통신원은 성균관대 무역학과 졸업 후 LG상사 등에서 근무했다. 지난 2012년부터 라오스, 미얀마, 태국 등지에서 일하면서 생활하고, 현재는 베트남 호치민 시티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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