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채한도 협상 실패하면..."상당한 혼란 불가피"
상태바
美 부채한도 협상 실패하면..."상당한 혼란 불가피"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3.05.08 12: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옐런, 6월1일 미 디폴트 가능성 경고
경제학자들 "디폴트 발생시 급격한 경기후퇴 불가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르면 6월 1일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사진=연합뉴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르면 6월 1일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르면 6월 1일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발생할 수 있다며, 부채 한도 상한선을 인상하지 않으면 가파른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미국의 경제학자들 또한 부채한도 협상에 실패할 경우 정치적, 재정적, 경제적 위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오는 9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 및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 등이 백악관에서 회담을 예정하고 있는 가운데, 부채한도와 관련한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옐런 "6월1일 미 디폴트 가능성"

옐런 장관은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ABC방송에 출연해 "의회가 부채 상한선을 인상하지 않는다면 6월 초 우리가 청구서를 지불할 수 없는 날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옐런 장관은 지난 1월19일 미 연방정부 부채가 법정한도인 31조4000억달러에 도달하자 특별조치를 발동시켜 국가 디폴트 상태를 한시적으로 유예했다. 

특별시행을 통해 기존의 가용 재원으로 운영해왔으나, 최근 예상보다 빨리 가용 재원이 소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의 세수와 세입, 이자 등이 포함되는 계좌인 재무부 일반계좌(TGA, Treasury General Account)의 잔고가 소진되는 시점에 디폴트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는데, 옐런 장관은 6월1일을 그 시점으로 예상했다. 

옐런 장관은 "미국이 이미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특별한 조치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는 재무부가 계속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의회가 경제적 재앙을 피하기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금융 및 경제적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경고도 이어졌다. 

미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재정지출 삭감을 연계한 부채한도 상향 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켰으나, 민주당은 상원에서 이 법안을 부결시킬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부채한도와 관련한 협상은 없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협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오는 9일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 의장 등의 회담에서 부채협상과 관련한 돌파구를 찾아낼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디폴트 발생시 상당한 혼란 불가피

경제학자들은 부채한도 협상에 실패할 경우 상당한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가 부채가 한도까지 꽉 찬 상황에서 한도가 증액되지 않으면 미 정부는 국채 발행 등에 차질을 빚게 된다. 국채를 발행하지 못하면 국방비 지출 혹은 정부의 각종 재정사업 등이 타격을 받게 되며, 만기 도래하는 부채 이자를 갚지 못하는 디폴트에 처하게 된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에 따르면, 장기화된 미국의 디폴트는 "미국의 일자리 수가 현재의 강력한 증가 속도에서 수백만명의 실직으로 바뀌는 등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를 언급하며 "이들은 10여년전 세계 금융위기 당시 수준의 침체와, 즉각적이고 급격한 경기 후퇴를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 경제학자들 역시 디폴트 시나리오 하에서는 2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루킹스 연구소 경제학자들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록 일시적이라 하더라도 지속적이고 피할 수 없는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시장의 피해도 불가피하다. 

케임브리지 대학 퀸즈 칼리지의 모하메드 엘 에리안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막판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히 있지만, 만일 실패한다면 우리는 또다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예상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뜨거운 인플레이션 압력과 동시에 은행권의 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디폴트 우려까지 더해진다면 이는 금융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2011년에도 미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부채한도 협상과 관련해 교착 상태에 빠지자,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당시 미 주식시장은 하루만에 5% 이상 하락했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경제학자는 "낮은 실업률로 인해 미 경제가 지금 더 강하다고 말하지만 부채 한도에 도달한다면 여전히 불안정한 타격이 될 것"이라며 "경제가 2011년과는 조금 다르게 보인다 하더라도 부채한도 협상 실패는 여전히 경제를 나쁜 상황으로 이끌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 달러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분석가들은 "부채한도 협상 실패로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신뢰는 낮아질 것"이라며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의 매력 또한 손상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