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강태윤 베트남 통신원] 호치민 시티에서는 매년 11월 하순부터 쇼핑센터 등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나온다.

오랜 기간 프랑스 식민지였고, 호치민 시티는 한동안 미국의 관리를 받아서 인지 크리스마스가 되면 도시의 분위기가 온통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바뀐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크리스마스는 공휴일이 아니다. 베트남은 불교사원 및 불교를 신앙으로 믿는 국민들이 많지만, 불교와 관련된 공휴일도 역시 없다.

베트남은 한국에 비해 공휴일이 적다. 달력에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쉬는 날은 연간 10~12일 정도이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이는 베트남에 직접투자를 하는 외국 기업들에게는 매력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베트남의 주요 공휴일을 한국과 비교해보면, 1월 1일은 한해의 첫날이니 한국이나 베트남이나 당연히 공휴일이다.

베트남의 가장 큰 휴일은 역시 음력설(베트남어는 뗏(Tết))이다. 한국의 구정, 중국의 춘제(春节)만큼 큰 명절이며, 공식적으로는 1주일 정도를 휴무하지만 앞뒤로 1주 정도는 경제활동에 차질을 빚는다. 

베트남이 남북으로 1600km 정도의 긴 나라이나 보니, 음력설 기간에 고향에 다녀오려면 며칠씩 걸리게 된다. 더불어 얼마전만 해도 음력설 기간에 고향으로 간 노동자들의 30% 정도가 돌아오지 않는 사례가 많았다. 고향에 가서 친구들에게 조건이 좋다고 들은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었다. 

음력 3월 10일은 한국의 개천절과 비슷한 공휴일이며 흥왕 기념일 이라고 한다. 

베트남 건국신화에 의하면 한국의 단군에 해당하는 존재가 락롱꾸언(Lac Long Quan) 인데, 락롱꾸언이 자기 나라를 침범한 북방국가의 공주인 어우꺼(Au Co)라는 여성을 꾀어 결혼하였고, 어우꺼가 백명의 아들을 낳고, 그 아들들이 왕이 되어 반랑이라는 나라를 지배하였다고 한다. 이 왕을 칭하는 명칭이 흥부엉, 또는 흥왕이라고 하며, 음력 3월 10일은 이 흥왕이 한국의 고조선에 해당하는 반랑이라는 나라를 세운 날이라고 한다.

4월 30일은 베트남 역사에 매우 의미가 있는 날이다. 

1973년에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서 공식적으로 발을 뺀다고 결정하고 남 베트남에서 철수 하였다. 미국은 철수하면서 무기들을 전부 남 베트남에 남겨두고, 유사시에 미국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약속하였지만 그 말을 믿은 사람은 없었다.

남겨진 남 베트남의 정부와 군부는 북 베트남과 싸울 의지가 약했고, 미국이 남기고 간 무기를 북 베트남에 팔아 넘기기까지 하였다. 1975년 초에, 북 베트남은 대대적인 공격을 가하기 시작하였고, 1975년 4월 30일에 북베트남의 탱크가 남 베트남 사이공의 대통령궁을 밀고 들어오면서 베트남 전쟁은 종료되었고, 사이공은 호치민 시티로 도시 이름이 변경되었다.  

5월 1일은 한국과 동일한 노동절 휴일이며, 4월 30일과 5월 1일이 연결되면서 1년 중 두번째 연휴이다.

9월 2일은 한국의 광복절과 유사한 독립기념일이다. 

1885년 프랑스는 베트남을 점령하였고, 2차 세계대전 발발 후 독일이 프랑스를 무너뜨리자 1940년에 일본이 베트남을 점령한다. 일본 점령기간에 베트남 공산당의 주도로 베트남독립동맹회(베트민)이 출범하였으며, 일본에 대한 저항을 한다. 

1945년 8월 15일 일본 천황의 항복 선언이 있던 날, 베트민은 전국적으로 총 봉기를 일으키고, 그때까지 명목상으로 남아있던 베트남 왕의 퇴위선언을 받아낸다.

호치민은 1945년 9월 2일 하노이의 바딘 광장에서 베트남의 독립을 선언한다. 천년(939 ~ 1945)의 왕정을 끝내고, 86년 동안의 프랑스 지배, 5년여에 걸친 일본군의 압제가 종식됨을 선언한 뜻깊은 날이다. 독립기념일은 앞뒤로 3일 연휴이다. 

베트남의 공식적인 공휴일은 이게 전부이며, 참고로 한국의 명절인 추석은 베트남에서는 뗏춤투(Tết Trung Thu) 라고 하는데, 공휴일은 아닌데 중국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월병을 나누며, 유통업체에서 마케팅에 활용한다. 1년에 3모작을 하는 베트남이 봄에 씨앗을 뿌려서 가을에 수확을 하는 것을 기리는 한국의 추석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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