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2조 '전기車 충전 시장'] ① 내년 세계시장규모 76.5조→2030년 452조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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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조 '전기車 충전 시장'] ① 내년 세계시장규모 76.5조→2030년 452조 예상
  • 박대웅 기자
  • 승인 2022.09.1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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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급 대비 충전소 턱없이 부족해
부족한 인프라에 충전 요금도 덩달아 상승
충전 표준화 등 선결과제 산적
전기차 충전 사업에 다양한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2030년 452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기차 충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팽창하는 전기차 충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LG, SK, 한화, LS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차주들은 한 목소리로 '충전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충전 인프라의 현황과 전망 그리고 주요 기업의 준비 상황을 다섯 차례에 걸쳐 살펴봤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 전기차를 이용하는 차주들은 한 목소리로 '긴 충전 시간 때문에 불편하다'고 말한다. 전기차 충전 시간은 얼마나 걸리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관련 업계는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까. 

전국적으로 DC 급속 전기차 충전소 보급이 전기차 보급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기차 충전, 얼마나 걸리나

전기차 충전기는 크게 충전 속도에 따라 급속과 완속으로 나뉜다. 완속은 말 그대로 천천히 충전한다는 의미며, 급속은 빠르게 충전된다는 뜻이다. 전기차 충전기는 배터리 손상을 막기 위해 80%까지 배터리를 충전한 후 전류량을 줄인다. 이 때문에 80% 충전 이후 급속이든 완속이든 똑같이 충전 속도가 느려진다. 때문에 급속과 완속을 나누는 기준은 배터리 잔량 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시간으로 계산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안전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64kWh 배터리 탑재 전기차 기준 50kWh 급속충전기로 80% 배터리를 충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60분이다. 100kW 급속충전기로는 약 30분 정도가 필요하다. 반면 80%까지 배터리를 충전하는데 7kW 완속 충전기로는 약 7시간, 3.3kW 휴대용 충전기로는 16시간 남짓이 소요된다. 

완속 충전기는 주로 아파트 등 주거시설에 설치돼 자고 일어나면 충전이 완료되는 식으로 운영된다. 이런 이유로 이웃과 충전기 확보를 두고 다툼이 일어나기도 한다. 급속 충전기는 고속도로 휴게소나 공공시설, 상업시설에 주로 설치된다. 문제는 여러 사람이 모이는 시설에 위치하다 보니 30분에서 60분의 충전 시간이 길게만 느껴진다는 차주들의 불만이 이어진다.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충전 방식은 완속인 AC이다. DC 급속 충전소는 초기 투자에 필요한 비용이 높고 상대적으로 값비싼 하드웨어 비용에 일반적으로 신규 전력 연결이나 상당한 송전선 보수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kW당 빠른 충전 속도를 이유로 소매가에 프리미엄을 책정할 수 있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장점이 있다. 

전기차 충전소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족한 인프라 오르는 충전 요금

100kW 급속충전기는 30분 안팎의 짧은 충전시간이 강점이지만 보급 대수가 충분하지 않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전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는 13만1319곳이며 이 중 급속 충전소는 1만6379곳, 완속 충전소는 11만4940곳이다. 반면 운영되는 전기차는 보급된 급속충전기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올 2분기 등록된 전기차는 29만8000대로 전 분기와 비교해 13.5%(4만380대) 늘었다. 보급된 1만6000여개의 급속충전기로 감당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충전 요금의 상승세도 가파르다. 전기차 충전 요금은 급속과 완속에 따라 다르고 여러 충전 사업자가 있어 단순 비교가 어렵지만 한국전력이 전기차 충전 요금 특례 할인을 완전히 종료한 지난 1일부터 각 전기차 충전 사업자의 요금은 11~12%가량 일제히 상승했다.

환경부·한국전력 충전기 요금은 출력 100kW 이상 충전기가 kWh(킬로와트시)당 309원에서 347원, 100kW 이하 충전기는 292원에서 324원으로 인상률은 각각 12%, 11%다. 이외 차지비·에스트래픽·현대차 E-피트의 요금도 일괄적으로 11~12%가량 상승했다. 테슬라 전용 충전기 수퍼 차저는 완속은 현재와 같이 무료고, 급속 충전(V3 차저) 요금만 kWh당 378원으로 약 5% 올랐다.

다양한 전기차 충전 커넥터와 충전구.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최우선 선결 과제 표준화

전기차 충전소 보급 확대를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충전소 표준화다.전기차 표준화는 전기차 차량시스템, 모듈(배터리 등), 충전시스템 등 자동차와 충전 인프라를 포함한 전 분야의 표준화를 의미한다. 

먼저 차량 시스템의 표준화는 전기차 구동 성능, 안전성 평가, 전자파 영향 평가, 에너지 소비 효율 측정 등의 표준화를 말한다. 배터리 등 커넥터의 표준화는 저장장치 성능 및 신뢰성 표준화, 에너지 저장 팩 성능 및 신뢰성 등의 표준화를 뜻한다.

현재 ISO, IEC(국제전기표준회의) 등의 표준화 관련 국제기구들에서 전기차 보급을 위한 핵심요소인 전지 및 충전시스템 중심의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 ISO는 전기충격 안전, 전지시스템, 연비측정, 차량과 그리드 간 호환성 분야를 담당한다. IEC는 전지, 충전커넥터 등 전기부품 분야의 표준화를 맡고 있다. 이런 분야에서 국제 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해 독일, 일본, 미국 등이 범국가적 차원에서 경쟁하고 있다. 

또한 현대차그룹, 벤츠, 폴크스바겐, 도요타, 혼다, GM 등 관련 업체들도 고성능 배터리, 고효율 전력모듈, 충전시스템의 핵심 기술개발과 동시에 표준화를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표준화를 통해 성능과 안전성 평가방법 등 기반을 확보해 개발비용을 줄이고 전기 충전소의 설치 및 이용 등 인프라 구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동시에 각 국 정부와 업계는 ISO, IEC 등에 참여해 국제 표준화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각 국은 충전 표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다양한 실증 사업을 통해 충전 시스템의 안전성, 과금 문제 등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밸류체인

전기차 충전 사업은 다수의 개별 부문들이 모여 하나를 이루는 '엔드 투 엔드(end to end)' 방식의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으며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단일 사업자도 없다는 특징이 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전기 생산 및 공급 ▲충전소 하드웨어(충전소 공급 및 설치와 생산) ▲네트워크 관리용 소프트웨어 ▲소비자 서비드 등 크게 네 가지 밸류체인을 갖는다. 

먼저 전력 공급 부문은 전력 생산(재생에너지 및 분산형 에너지 포함)에서 부터 송전과 배전에 이르기까지 전력 공급의 모든 측면을 포괄한다. 여기에 크게 성능 향상이 필요한 중·저압 네트워크를 포함해 전력망 투자 등도 포함된다. 향후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고 DC 급속 및 초급속 충전기가 도심 주요 시설의 고속 충전 허브나 고속도로 등으로 확대된다면 서비스 제공을 위해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충전소 하드웨어도 중요한 요소다. 충전소에 필요한 하드웨어 제조 부문에는 모든 부품과 설치 및 유지 관리, 충전소 소매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이미 AC 및 50kW급 DC 하드웨어의 비용은 크게 감소했지만 앞으로 도입될 신기술도 하드웨어의 중요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현재 자기유도식(inductive) 충전이나 무선 충전과 같은 신기술이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2030년에는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 

소프트웨어 부문도 상업용 전기차 충전의 핵심이다.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와 결합해 제공되거나 독립적인 서비스로 공급될 수 있다. 소프트웨어는 사용 시간이나 속도에 따라 다양하게 책정되는 가격 구조와 미터링 방식 등 흔히 관리자 페이지라고 불리는 '백오피스'(상품, 콘텐츠 관리, 마케팅, 경영관리, 회계 등 서비스 운영과 관련한 모든 내용을 포괄하는 소프트웨어) 기능을 포함한다.

또한 전기차 소유자가 이용 가능한 충전소를 파악하고 충전 시간을 예약하는데 도움이 되는 앱 등 소비자 인터페이스와 네트워크 관리를 위한 데이터 제공도 포함한다. 향후 소프트웨어를 통해 더 정교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예를 들어, 차량 완충이 필요한 시점이나 친환경 에너지 사용 여부 또는 충전 요금이 가장 저렴한 시점 등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 로열티 프로그램이나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할인을 제공 받을 수도 있다.  

끝으로 서비스 부문으로 충전소 운영자들은 차별화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충전하는 동안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편의시설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전기차 충전 시장은 다양한 서비스 부문과 결합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충전소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컨설팅사 롤런드버거는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 규모는 내년 550억 달러(약 76조50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3250억 달러(약 452조원)로 성장 가능성을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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