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인플레]① 치솟는 유가에 고공행진 천연가스...더 커진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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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인플레]① 치솟는 유가에 고공행진 천연가스...더 커진 불확실성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5.30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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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올 들어 60% 가까이 올라...국내 휘발유값은 2000원 넘어서
천연가스 14년래 최고치..."불확실성 크다"
본격적인 여름철 성수기의 시작인 미 드라이빙 시즌을 눈앞에 둔 가운데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휘발유 가격의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본격적인 여름철 성수기의 시작인 미 드라이빙 시즌을 눈앞에 둔 가운데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휘발유 가격의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에너지 가격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본격적인 여름철 성수기의 시작인 미 드라이빙 시즌을 눈앞에 둔 가운데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휘발유 가격의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무더운 여름철을 앞두고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 또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에너지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에너지 가격의 급등세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감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부분이어서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로도 연결돼 향후 흐름에 대해 주목된다. 

유가 급등에 휘발유가 2000원 돌파...전망은 엇갈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현재 배럴당 115달러 수준이다. 지난 한 주 동안에만 4.3% 올랐으며, 5월 한달간 상승률은 10%에 육박한다. 올해 들어서는 60% 가까이 올랐다. 

국제유가의 상승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부분은 공급부족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산 원유를 배제하는 움직임이 확산된데다, 코로나19 이후 원유 수요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전반적인 수급이 상당히 타이트해진 것이다. 이는 미 원유 재고를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이끌었고, 이것이 유가 상승세를 더욱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성수기와 동시에 중국의 봉쇄 해제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일반 휘발류의 갤런당 가격은 지난해 50%나 뛰어 전국 평균 4.60달러에 육박했음에도 불구하고, 운전자들의 주행 거리는 올해 1분기동안 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이를 언급하며 "운전자들은 비싼 휘발유가격에 신경을 쓰지 않는 듯 하다"며 "이번 메모리얼데이 연휴는 2년만에 가장 바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드라이빙 시즌이란 6월부터 8월까지 미국인들의 운전 거리가 늘어나는 시즌을 말한다. 여름 휴가 등의 이유로 차량을 이용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휘발유 수요가 높아지는 시기다. 통상적으로 6월 메모리얼 데이를 드라이빙 시즌의 시작으로 간주하는데, 올해는 오는 30일(이하 미 현지시간)이 메모리얼 데이다.

늘어나는 수요와는 달리 원유 재고는 현저히 낮아진 상태다. 

지난 25일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는 100만배럴 감소했다. 당초 S&P글로벌커머디티는 10만배럴 증가를 예상했으나, 예상과는 달리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 매체는 "만일 미국 운전자들이 높은 휘발유 가격에 대해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고 운전을 계속 한다면 원유 재고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고, 가격은 머지 않아 갤런당 5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휘발유 가격도 고공행진을 펼치는 것은 마찬가지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5월 넷째주 전국 휘발유 판매 가격은 리터당 1993.8원으로 전주 대비 30.2원 올랐다. 경유는 24.0원 뛰어올라 2000.3원을 기록했다. 지난 26일 일간 휘발유 및 경유 가격은 동시에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의 전망은 서로 엇갈린다.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UBS 분석가는 "재고 수준이 낮고, 우리 앞에 더 큰 공급차질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석유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석유는 자체 펀더멘털에 의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하반기 유가가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홍지상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전망 기관들은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영향 등을 고려해 하반기부터 완만한 유가 하락세를 점치고 있다"며 "하반기 원유 수급 상황이 개선되는대로 무역수지는 빠르게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14년래 최고치 찍은 천연가스..."엄청난 불확실성 있다"

천연가스의 움직임은 더욱 두드러진다. 

앞서 지난 26일 6월물 천연가스 가격은 장중 한 때 100만BTU당 9.4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미 천연가스 가격이 100만BTU당 9달러를 넘어선 것은 셰일가스가 대량 공급되기 이전인 2008년 이후 처음이다.

거래가 활발한 7월물 천연가스 가격은 100만BTU당 8.895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1년간 3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미 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천연가스 재고는 5년 평균치 대비 15% 가량 줄어든 상태다. 수요 증가 속도를 공급 증가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재고 수준이 크게 낮아졌고, 이것이 천연가스 가격을 끌어올린 것이다. 특히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려는 유럽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반면, 미국 내 천연가스 증산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같은 흐름을 당분간 바꾸기 어렵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천연가스 가격의 강세 움직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드맥킨지의 글로벌 가스공급 수석 분석가인 카텔리나 필리펜코는 "천연가스 신규 공급의 상당부분은 2026년에나 나올 것 같다"며 "2026년 이후 새로운 공급 물결이 도래할 때까지 유럽과 아시아의 수급 경쟁은 치열할 것이고, 그때까지 가격은 오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셀에너지의 스티브힐 부사장 역시 "우리는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엄청난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단체는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따른 발전량 부족으로 올여름 광범위한 정전사태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비영리 단체인 북미 전력계통신뢰도협회(NERC)는 "미 중서부, 미 남부, 캐나다 매니토바주 등지의 발전용량 부족이 올여름 에너지 비상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추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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