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인플레]③고공행진 중인 정유주·태양광주...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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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인플레]③고공행진 중인 정유주·태양광주...전략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2.06.01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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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흐름 속 국내외 정유주 강세
리파워EU 계획에 국내외 태양광 관련주 고공행진 
전문가들 "에너지주 주도주 부상 가능성"
올 들어 글로벌 주식시장이 일제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관련주는 유독 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 들어 글로벌 주식시장이 일제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관련주는 유독 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올 들어 글로벌 주식시장이 일제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관련주는 유독 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 때 시장의 주도주였던 기술주 중심의 FANG(구 페이스북(메타)·애플·넷플릭스·구글(알파벳))을 대신해 에너지주가 새로운 주도주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공급 부족 이슈로 인해 국제유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로 눈을 돌리면서 관련주의 고공행진 또한 두드러져 주목된다. 

S&P500 우등생은 에너지주...국내 정유주도 선방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서 가장 우수한 상승률을 보인 종목의 대부분은 에너지 관련주다. S&P500 지수는 한 때 직전 고점 대비 20% 하락하면서 약세장에 발을 들일 정도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에너지 관련주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S&P500의 에너지 부문 상장지수펀드(ETF)는 연초 이후에만 40% 이상 급등하는 등 에너지주는 전반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발레로에너지와 마라톤오일, 할리버튼, 헤스, 엑손모빌, 셰브론 등 정유주 역시 일제히 강세를 기록중이다.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은 연초 이후 가격이 두 배 오르면서 S&P500 내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CNN은 이를 언급하며 "올해 S&P500의 상위주는 모두 에너지주"라며 "지난해 말 배럴당 75달러 수준이었던 유가가 현재 110달러 이상으로 치솟은 만큼 고유가를 예상한 투자는 좋은 베팅이었다"고 언급했다. 

인플레이션 시기라는 점도 유가 상승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상품가격의 강세는 유가를 상승세로 이끌 수 있는 요인이며, 유가의 상승세는 정유주는 물론 시추업체, 그리고 대체 에너지 관련기업에도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좋은 시그널이라는 것. 

시노버스 트러스트의 웨이드 파울러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석유와 가스 가격 상승세를 감안할 때 에너지 부문이 연초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할 것을 예상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도 에너지 관련주를 쓸어담았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최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주식보유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2월부터 옥시덴탈페트롤리엄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현재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하고 있는 옥시덴탈페트롤리엄 주식은 총 1억4316만주로, 버크셔의 상위 10대 투자종목이 됐다.

이와 함께 셰브론 주식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4분기 말 버크셔가 보유하고 있던 셰브론 지분은 약 60억달러 규모였으나 현재 259억달러 수준으로 늘었다. 셰브론은 버크셔의 상위 4대 투자종목이다. 

국내 정유기업들의 움직임도 긍정적이다. 국내 대표 정유주인 S-Oil의 5월 한달간 상승률은 12%다. SK이노베이션도 5월 한달 간 5% 올랐다. 코스피 지수는 5월 한달 간 제자리걸음을 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선방을 한 셈이다. 

리파워EU 이후 태양광 관련주 강세 돋보여

태양광 관련주의 흐름도 주목할 만 하다. 미 태양광 관련주는 지난 18일부터 강한 반등을 기록중이다. 이날은 유럽연합(EU)이 리파워EU(REPower EU) 에너지 안보 계획을 발표한 날이다. 리파워EU 계획에는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EU의 친환경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에너지 공급망 다각화가 주된 내용으로 담겨있다. 

특히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신재생 에너지 확충이 주요 계획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EU 태양광 전략에 따라 2025년 태양광 발전 용량을 2020년 대비 두 배 이상인 320기가와트(GW)로 늘리고, 2030년까지 600GW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신규 공공 및 상업용 건물과 주거용 건물에 대한 태양광 패널 설치 의무화도 추진할 예정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단기적으로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책 지원을 통해 중장기 설치량 확대 방향은 명확하다"며 "특히 가정, 건물용 태양광 정책이 강화되고 있어 고효율 태양광 모듈 및 가정용 인버터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기대감을 반영해 국내외 태양광 관련주는 일제히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요 태양광 기업들의 ETF인 인베스코솔라ETF는 지난 18일 이후 10% 이상 올랐으며, 인페이즈에너지(19%)와 선런(16%), 퍼스트솔라(8%), 솔라에지 테크놀로지(14%) 등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국내 태양광 기업도 마찬가지다. 

한화솔루션과 현대에너지솔루션, OCI는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 또한 유럽 태양광 수요 확대 기대감이 자리를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솔루션은 18일 이후 25% 급등했고, 현대에너지솔루션과 OCI는 각각 39%, 18% 올랐다. 

정 애널리스트는 "국내 태양광 기업들의 주가 강세 원인은 리파워EU 정책에 따른 유럽 태양광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 태양광 모듈 가격 상승, 계속되는 화석 연료 가격 강세에 따른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필요성 부각 등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화솔루션 태양광 부문의 미국 및 유럽향 판매 비중은 약 60%로, 단기적으로는 모듈 판매 가격 상승에 따른 적자 축소가 기대된다"며 "중장기적으로 폴리실리콘 공급 증가에 따른 원가 부담 완화와 더불어 전방 시장 확대 및 유럽 신축 건물 태양광 발전 설치 의무화 법안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에너지솔루션에 대해 "리파워EU 계획에 따라 태양광 발전이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신재생 에너지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뿐만 아니라 향후에도 유럽시장이 현대에너지솔루션 매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속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자료=NH투자증권
자료=NH투자증권

인플레이션 시대, 에너지 주도주 부상 가능성 커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에너지 관련주가 오랜 기간 시장의 주도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CNN은 "넷플릭스가 올해 70% 급락하고 메타가 40% 이상 하락하는 등 한 때 나스닥의 선두주자들이 급락한 가운데 에너지주는 새로운 FANGs 주식이 되고 있다"며 "에너지 주식과 다른 상품 관련 주식들은 지난 10년간 빅테크가 그랬듯 지속적인 기간 동안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관련주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지만 주도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에 따르면, 에너지주는 현재 S&P500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4.4%에 그치는데, 이는 기술주가 최근 급락세에도 불구하고 2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과 비교된다. 

비스포크는 보고서를 통해 "이 격차는 더욱 좁혀져야 하지만, 에너지주가 시장의 리더 역할을 되찾을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면서 "닷컴 붕괴 후 기술주의 비중이 현재 에너지 비중과 같은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볼 때 에너지주도 주도주로 자리잡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공급부족 현상이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도 유가를 상승세로 이끄는 요인이다. 

CFRA리서치의 에너지 분석가인 스튜워트 글릭만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에너지 회사들이 웃을 수 있게 됐다"며 "유가는 지난 7년 동안 중간 수준과 저조한 수준에서 약간의 변동성만 있었을 뿐, 지금과 같이 배럴당 90달러 이상으로 올라온 것은 오랜만의 일이며, 이는 에너지 기업들에게는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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