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앱 글로벌 1위 '스포티파이', 한국에선?...멜론 등 국내파 위기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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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앱 글로벌 1위 '스포티파이', 한국에선?...멜론 등 국내파 위기감 커져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6.14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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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 글로벌 음원 앱 점유율 30%
지난 3개월간 스포티파이 이용자 증가세
유튜브뮤직 급성장에 '멜론·지니·플로' 3강 체제 균열
멜론·지니뮤직·바이브 등 프로모션 맞대응
왼쪽 위부터 멜론, 지니뮤직, 바이브, 스포티파이 음원 앱 안내 이미지. 사진= 애플 앱스포터 캡처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전세계 3억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음원계 넷플릭스' 스포티파이가 한국 시장에 공식 진출한 지 4개월이 지나면서 점차 사용자 저변을 늘리고 있다.  

IT업계에서는 구독경제를 구성하는 주요 서비스 중 하나인 음원 서비스 가입자 이탈이 발생할까 고심하며 프로모션 등 으로 맞서는 모양새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음원은 OTT랑 달리 중복 이용률이 낮은 서비스”라며 “2030세대의 경우 이동 시간에 음원 서비스를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이통사 고객 중에 음원이 생활 필수 서비스 중 하나로 자리잡은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출퇴근길과 등하교 시에 음악을 들으며 이동하는 2030 세대의 학생과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음원스트리밍 서비스 수요가 높다는 설명이다. 

유튜브는 업계 2위로…’토종 음원 3강 체제’ 깨져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 표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월 한달간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한 음악 스트리밍 앱은 카카오 자회사 멜론(531만명)이었다. 

지난해 4월만해도 월 60만명이 이용하던 유튜브 뮤직은 1년 사이에 사용자가 298만명으로 늘며 멜론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국내 음원 시장 '3강'으로 불리던 멜론·지니뮤직(KT)·플로(SKT) 순의 이용자 점유율 순위가 유튜브 뮤직 등장 1년 만에 깨진 셈이다.

같은 기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 수는 지니뮤직(290만명), 플로(177만명), 바이브(118만명), 카카오뮤직(49만명), 벅스(38만명) 순이었다. 

유튜브프리미엄에 가입할 경우 유튜브뮤직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튜브에서 인기를 끄는 ‘커버(Cover)곡’ 등을 듣는 이용자들이 많아지며 자연스럽게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도 늘어났다. 구독자 1720만명을 확보한 한국인 'J.Fla'의 채널에 올라온 영국 가수 에드 시런(Ed Sheeran)의 ‘ Shape of you’ 커버곡 영상 조회수가 3억회에 이른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결제하면 유튜브뮤직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자신만의 플레이 리스트를 만들어 커버곡 영상들을 모아 음원앱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앞서 2016년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이 21%에 달하는 애플 뮤직도 한국에 진출했다. 7500만곡 이상의 음원과 재생목록을 보유했지만 현재까지 국내 시장 점유율이 1% 미만에 그치며 ‘찻잔 속 태풍’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추가 프로모션 제공 시점 고려 중인 스포티파이

스포티파이는 한국 시장을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사진=스포티파이 한국 광고

음원업계에서는 유튜브뮤직의 성장세만큼이나 스포티파이의 추가 프로모션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빅데이터 분석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월 스포티파이 사용시간, 사용자 수, 신규설치 수가 전월에 이어 두달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스포티파이는 ‘광고를 보면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능’을 아직 한국에선 제공하지 않는다. 이 기능은 글로벌 시장에서 스포티파이의 음원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한국에서는 무료이용 기간이 끝나면 월 1만1990원(1인)에서 1만7985원(2인)에 이르는 프리미엄 요금제를 이용해야 한다. 미국 등에서 이용할 수 있는 6인 패밀리요금제(14.99달러, 약 1만6740원) 서비스도 없다.

음원업계에서는 스포티파이가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충분히 분석한 후 필요시 패밀리요금제와 광고 시청 후 무료 듣기 기능 등을 활용한 프로모션에 나설 것으로 관측한다. 

박상욱 스포티파이 코리아 매니징 디렉터는 지난 3월 "오랜 시간 준비한 만큼 한국시장만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 전진할 것"이라며 "단거리 경주가 아닌 장거리 마라톤"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점유율 밀리면 구독서비스 큰 그림에 차질, 프로모션 대응

국내 통신업계 1·2위 사업자인 SKT와 KT가 멜론이 6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했던 국내 음악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요금할인과 제휴 프로모션 등 이통사의 장점을 극대화한 프로모션 때문이라는 분석이 업계의 중론이다. 

음원 스트리밍업계 한 관계자는 “SKT가 2000만 고객에게 사실상 거의 무료로 플로를 제공했다”며 “한국에서 가입자 몰아줘서 부가 서비스를 키우는 사업은 이통사에게 가장 유리하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기준 SKT와 KT의 무선통신 가입자 수는 각각 2404만명, 1434만명에 달한다. 

2018년까지만 해도 시장 2위 벅스가 21%의 점유율을 차지할 때 점유율 62%를 기록하며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렸던 멜론은 이통사와 유튜브뮤직 등의 추격에 점유율 하락을 막을 수 없었다. 

지난 3월 기준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멜론의 점유율은 37.9%로 여전히 1위지만 KT 지니(24.7%), SKT 플로(17.4%), 유튜브뮤직(8.8%), 바이브(5.3%) 등이 점유율을 늘리며 격차가 줄어들었다. 

최근 다양한 구독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는 SKT, KT 등 이통사뿐만 아니라 네이버(바이브)와 카카오(멜론, 카카오뮤직) 등 음원 스트리밍을 서비스 중인 IT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장 변화가 구독 모델의 다양성을 제한할까 고심하는 모양새다. 

중복 이용률이 낮은 음원앱 특성상 유튜브 뮤직이나 스포티파이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 구독 서비스 중 음원앱 이용권의 효용성이 떨어진다. 음원, OTT, 웹툰에 교육 콘텐츠나 일반 소비재 등 다양한 상품을 정기 결제 방식으로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 특성상 효용성이 떨어지는 서비스가 구독 품목에 포함되면 이용자는 ‘구독 피로’를 느낄 가능성이 높다. 원치 않는 서비스에 비용을 꾸준히 지불해야 하는 탓이다. 

여기에 최근 OTT업체 왓챠가 고건혁 붕가붕가레코드 대표를 뮤직 태스크포스(TF)팀에 영입하고  쿠팡도 음악 서비스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브는 블르투스 스피커, 카카오는 MZ세대 여름 마케팅

이런 상황에서 멜론, 지니, 바이브 등이 이용자 이탈을 막기 위해 나섰다. 

카카오는 멜론의 1위 자리 유지를 위해 MZ세대를 대상으로 여름 시즌 마케팅을 준비 중이다. 멜론은 6월까지 진행 예정이었던 '2개월 100원' 프로모션을 다음달까지 연장했다. 

지니는 신규 가입자 한 달 1000원 이용 프로모션을 상시 운영하고, 네이버 바이브는 2년 약정시 블루투스 스피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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