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리포트] 공화당 '부시' 마저 민주당 '바이든'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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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리포트] 공화당 '부시' 마저 민주당 '바이든' 지지?
  • 권혜미 뉴욕통신원
  • 승인 2020.06.0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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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비판여론 거세져
'코로나 대응 실패에 인종 차별 부추 책임론'
조 바이든, 여론 조사서 10포인트 앞서
강경 진압 트럼프 vs 인종 화해와 대화 주장 바이든
권혜미 뉴욕 통신원.
권혜미 뉴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권혜미 뉴욕통신원] 트럼프 재선이 위태로워 졌다. 대선 5개월여를 남긴 현재 시점에서 트럼프 재선에 경고등이 켜졌으나, 언제든지 멈춤신호 '빨간불'로 바뀔 수 있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현지 언론은 공화당의 조지 부시 전 대통령마저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선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정치 해설을 내놓고 있을 정도다.      

미국은 코로나 초기 대응 실패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 및 사망자 수를 기록했고, 두 달 넘은 경제 봉쇄로 1929년 대공황 때보다 더 많은 실업자 수를 양산하는 경제 위기에 맞닥뜨렸다. 게다가 최근 미네소타에서 백인 경찰의 흑인 용의자 검거 도중 살해 사건으로 촉발 된 대규모 인종 차별 반대 시위까지, 2020년 미국이 전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 사망자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으면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 '세계에서 자국민을 가장 잘 보호하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여기에 경제활동이 상당기간 멈추면서 실업률까지 매월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 리더십에 강한 의문이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민심을 반영하듯 ABC 뉴스와 워싱턴 포스트가 1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율이 53%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 43% 보다 10 퍼센트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25일 같은 조사에서 바이든 후보는 49% 트럼프 대통령은 47%를 기록했었다. 10주 사이 바이든의 지지율이 4%포인트 오르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4%포인트 떨어지면서 양자간 격차는 8% 포인트로 벌어졌다.   

오는 11월 치뤄지는 미 대선까지 155일이 남은 상황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들은 바이든과 트럼프를 각각 95%와 94% 지지한다고 밝혔으나, 대통령 당선에 가장 중요한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파 응답자 중 56%가 바이든을 39%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같은 조사에서 바이든이 무당파 응답자 중 겨우 1%포인트 앞선 것에 비하면 부동층 민심에 큰 지각 변동이 있었음이 드러난다. 

미국의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2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가진 한 강연에서 트럼프 정부의 이민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최근 팍스뉴스는 공화당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를 지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2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가진 한 강연에서 트럼프 정부의 이민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있다. 최근 팍스뉴스는 공화당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를 지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조지 부시, 조 바이든 지지?

최근 팍스뉴스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팍스뉴스는 이럴 경우 온건한 공화당 지지자 그리고 공화당에 가까운 무당파가 기꺼이 트럼프를 떠나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덧붙였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트럼트 대통령과 관계는 예전부터 딱히 좋진 않았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자신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도 트럼프 대통령도 뽑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후  둘의 관계는 더욱 냉랭해진 것으로 현지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한 강연에서 딱히 트럼프 대통령 이름을 언급 하지는 않았으나 “가벼운 잔인함으로 정치가 망가지고 있고 논쟁이 너무 쉽게 적개심으로 변질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자유 무역과 인종, 종교, 문화에 상관없이 능력 있는 이민자를 환영하는 이민 정책은 공화당의 오랜 전통"이라고 말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지는 않았지만, 근본적인 공화당의 가치를 언급하며, 에둘러 인종차별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을 비판해 왔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 초 공화당 전현직 대통령의 갈등이 표면화 됐다. 부시 전 대통령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위해 초당적인 힘을 모야야 한다는 일상적이고 간단한 메시지를 내 놓은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부시 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비난하면서 갈등이 표면화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부시 대통령의 코멘트는 감사하지만 내가 탄핵 당할 때 당파적 이익은 제쳐두라는 말은 왜 안했나. 미국 역사 상 가장 말도 안되는 탄핵이 일어났을 때 부시 대통령은 침묵했다”라고 부시 대통령을 비난 했다. 
 
그동안 대통령 클럽이라고 부르는 전임 미국 대통령들은 현실 정치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전통이 있었다. 그러나 민주당의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뿐만 아니라 공화당의 부시 전 대통령 마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바이러스 대처와 인종 차별 문제에 대한 리더십 실패에 대해 직접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또 이들의 이런 발언은 5개월여 남은 대선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현재 미국 미디어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전 부통령의 리더십을 비교하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흑인 청년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강제 진압으로 사망한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시위, 그리고 방화와 약탈 등 소요 사태에 대해 지난 1일 주지사들과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자들을 ‘테러리스트’로 묘사하고 주 방위군을 동원 하는 등 강력하게 법 질서를 회복하고 강하게 처벌을 해야 하는 등 자극적인 언어를 사용해서 주지사들의 행동을 촉구했다. 

미국 인터넷매체 '마켓워치'는 1일 '팍스뉴스분석: 조지 부시의 조 바이든 지지, 유권자 표심 이동시킬 수 있을까'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미 현지 언론들은 최근 부시의 바이든 후보 지지 가능성을 잇따라 언급하며, 부동층 표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분석기사를 내놓고 있다. 사진=마켓워치 홈페이지 캡쳐.
미국 인터넷매체 '마켓워치'는 1일 '팍스뉴스분석: 조지 부시의 조 바이든 지지, 유권자 표심 이동시킬 수 있을까'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미 현지 언론들은 최근 부시의 바이든 후보 지지 가능성을 잇따라 언급하며, 부동층 표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분석기사를 내놓고 있다. 사진=마켓워치 홈페이지 캡쳐.

주지사들도 등돌린 트럼프   

트럼트 대통령이 무력을 사용해서 빠르게 시위대를 진압하지 않으면 바보처럼 보일 거라는 주지사 회의 스크랩이 공개된 이후, 민주당 뿐만 아니라 공화당 주지사들도 불편한 기색을 표현했다. 소요 사태가 처음 시작된 미네소타 주의 팀 왈즈 (Tim Walz) 주지사는 ‘주 방위군을 파병하는 것은 군사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미국적 생활 방식에 벗어난다’며 트럼프의 제안을 거절했다. 

또한 온건한 공화당원이며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메사추세츠의 찰리 베이커 (Charlie Baker) 주지사 마저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극적인 언어를 썼을 때, 놀랐어야 했지만 전혀 놀라지도 않았다며, “지난 몇 주 동안 미국은 동정적인 언어가 필요했지만 그러한 리더쉽은 찾아 볼 수 없으며 반복과 불화만 가득하다”라고 밝혔다. 

뉴욕 타임즈는 최근 정치면 사설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료들 조차 개인적으로 대통령의 강경 진압 일변도의 발언을 쫓아가느라 힘겨워 한다'고 지적했다. 인종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향후 계획과 액션 플랜을 발표하느냐, 마냐를 두고 백악관 참모들의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주지사들과 회의와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위와 소요 사태조기 강경진압에만 초점을 맞춰 입장을 발표했을 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지사 회의에서 플로이드 사건에 대해 잠깐 언급하는 수준으로 끝내자 민주당인 일리노이 주지사 프리즈커 (Pritzker)는 성난 군중을 다독일 필요가 있다면서 대통령의 언어는 갈등을 되려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프리즈커 주지사에 즉각 반박하며 “나도 당신 언어가 맘에 들지 않는다”라고 받아쳤다. 

그는 또한 조금 전에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통화 했다며 ‘미국의 소요 사태는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태도를 볼때 국가적 분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화해를 위한 리더십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조 바이든, 트럼프 약점노린 선거전략 풀가동 

한편 코로나로 인한 락 다운 이후에 유세 활동을 중단하며 조용한 행보를 보였던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선거 다이나믹을 역설하고, 자신의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타이밍으로 잡았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금요일 사망한 플로이드의 가족과 통화하고 미국인들이 “인종적 부조리에 맞서야 하고 불편한 진실에 대해서 진지하게 응시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주말 폭력 사태과 심화 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약탈자는 총을 맞게 될 것”이라는 자극적인 언어를 사용한 반면, 바이든은 지난 일요일 성명을 통해 “과격한 시위는 필요 할 수 있고 미국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방화나 불필요한 파괴가 있어서는 안된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피해 백악관 벙커로 피신한 대신,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달 31일 델라웨어 시위 현장에 예고없이 마스크를 쓰고 방문해 시위대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후 지역 흑인 교회를 방문해 LA, 시카고, 애틀랜타, 미네아폴리스 흑인 교회 지도자들을 초대해 화상 라운드테이블 회의를 통해 흑인 사회가 겪는 고통에 공감하고 향후 함께 인종적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는 1992년 빌 클린턴 후보가 인종 갈등으로 진통을 겪어서 거리가 텅비고 화염에 휩싸인 LA를 극적으로 방문해 선거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꾼 사례와 비교되고 있다. 

대선을 5개월 앞두고 코로나 사태와 인종적 소요라는 큰 두 가지 미국의 문제를 해결할 후보가 대선에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갈등을 조장하고 강력한 진압를 주장하는 트럼프의 리더십과 화해와 대화를 강조하는 바이든의 리더십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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