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지으려면 건축가에 맡겨만 놔선 안돼...대화많이 해야
'주택 전세살이' 경험하고 자신만의 삶에 대한 고민한 후 결행해야
목재 맞물려짓는 팀버프레임 공법, 아름답고 오래가는 집
[노진선 더코지홈 이사] “그 돈이 있으면 집을 짓고 말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올 1월 9억원을 넘어섰다. 서울에서 14년은 넘게 돈을 모아야 집을 산다는데. 전원주택에서의 삶을 동경하다가 이 참에 은근슬쩍 내 집 짓기의 꿈을 꿔보는 이들이 늘었다. ‘집을 지으면 10년은 늙는다’할 만큼 집 짓는 일은 고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집을 가져보자 결심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은 비단 집값 때문은 아니다.
어렵지 않은 꿈, 내 집을 짓는다
과거 집은 단순한 생활공간,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됐으나 현재는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패션, 외식, 여행뿐만 아니라 주거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전셋값으로 도심에 5평짜리 협소주택을 짓는가 하면, 건축주가 직접 자재 선정부터 인부 섭외까지 해 시공비를 절감하는 경우도 있다. 구옥을 대지 비용만 내고 매입해 리모델링만으로 완전히 새로운 집을 만들 수도 있으니 집을 짓는 방법도 다양화되었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사람들은 과감하게 내 집 짓기에 도전하고 있다.
집짓기에 대한 결심이 섰다면, 어떤 집을 지을까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건축가와 만나 짓고 싶은 집에 대한 대화를 해야 한다. 단순히 방의 개수, 화장실의 개수를 정하는 것이 아니다. 본인의 생활 방식에 따라 집은 완전히 달라진다.
집을 짓는 기간이 평균 3~5개월인데, 설계 기간은 실제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좋아하는 색, 취미, 인간관계 등을 떠올려 보고, 집에 대한 뚜렷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눈으로 그려보는 꿈의 집은 어떤 모습인가? 실현 가능한 꿈을 꾸기 위해서는 주택에 대한 공부와 시장 동향 파악이 우선이다. 나의 자아를 투영하는 개성 있는 집을 꾸미고 싶다면, 트렌드에 맞게 변화되는 주택을 눈여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환경친화적 목조주택 '팀버프레임' 어떨까
국내 주택시장에서는 친환경적이고 내구성이 뛰어난 목조 주택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목조 주택은 사용하는 목재의 두께와 너비에 따라 경량목 구조와 중목 구조로 나뉜다. 경량목 구조는 비교적 가벼운 목재를 사용해서 벽과 천장 면을 만들어 조립하는 방식이다. 반면, 중목 구조는 비교적 무거운 목재를 사용해서 뼈대를 만든다. 기둥 간 간격이 넓어 벽 활용도가 높고 경량목 구조에 비해 30% 정도 비싸다.
기둥과 보로 사용된 두꺼운 목재가 그대로 노출되어 나무의 향과 질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중목 구조 건축 양식으로 우리나라의 한옥과 서양의 '팀버프레임'을 들 수 있다.
팀버프레임 주택이 생소할 수 있다. 동화 속에서나 볼 법한 유럽 시골 마을을 떠올려 본다면 팀버프레임 주택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팀버프레임은 우리나라 한옥처럼 나무를 짜 맞춤 방식으로 연결해 골조를 세우는 서양의 대표적인 목조건축 양식으로 12세기부터 유럽권에서 주로 사용됐다. 17세기까지 보편적인 서민 가옥으로 사용되었으며, 현재도 유럽의 구도시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못 없이 목재 맞물려 짓는 팀버프레임, 내구성 뛰어나
전통적인 팀버프레임 주택은 못을 사용하지 않고 목재를 맞물리도록 설계한다. 기둥과 보가 그대로 노출되어 나무의 향과 질감을 느낄 수 있고, 클래식한 분위기와 안락함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내추럴 인테리어’, ‘미니멀리즘’처럼 피로도를 낮추고, 안정을 중요시하는 현대인들의 취향에 맞는 주택이라고 볼 수 있다.
직각의 두꺼운 목재를 사용하고, 천장이 높아 공간이 더욱 드라마틱하게 연출되는 것도 장점이다.
또한, 다락방처럼 지붕 밑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동화에서 나올법한 로망이 있는 방을 구현할 수 있다. 이렇듯 팀버프레임 주택은 심미적으로 뛰어날 뿐 아니라, 300년 이상까지도 보존될 만큼 내구성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사용된 목재가 실내 습도에 따라 습기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습도가 높을 때는 습기를 빨아들이고, 습도가 낮아지면 수분을 배출하는 천연 가습기가 된다. 또한, 목재는 지진이 났을 때도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이 뛰어나 안정적이다. 나무 벽체로 상부의 하중을 떠받는 경량목 구조보다 기둥과 보로 하중을 지탱하는 중목 구조는 지진에 강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어울리는 하이브리드 건축
우리나라와 어울릴까 싶을 정도로 이국적이고 자칫 올드해 보일 수 있지만, 요즘에는 돋보이는 실내 디자인을 위해 팀버프레임(중목 구조)을 경량목 구조와 결합하거나 철근콘크리트에 접목해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 방법으로 주택을 짓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여건에 맞춰 팀버프레임 주택의 난방 문제를 단점을 보완하는 식으로도 설계한다. 서양에서는 벽난로로 난방을 해왔기 때문에 전통적인 팀버프레임 주택은 바닥 난방이 전혀 되지 않는다. 이는 온돌 문화인 우리나라에서는 치명적인 단점이 되기도 한다.
기술적으로 온돌 설비는 가능하지만, 목재가 열에 의해서 변형이 올 수 있기 때문에 하자가 발생할 수 있어 전문가들도 추천하지 않는다. 그래서 에너지 효율이 좋은 자재를 사용해 집에 열을 가둬두는 방식의 패시브 공법을 접목해 단열을 강화한다. 두 가지 이상의 건축 양식을 섞는 하이브리드 건축으로 디자인뿐만 아니라 기능성을 높이는 것이다.
시공사마다 전문분야가 다르므로 목조 주택을 전문으로 하는 시공사를 찾아 여건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어떤 주택을 선택하더라도 로망 속에서도 뒤따라올 현실을 놓쳐선 안 된다. 선배 건축주들은 집을 짓기 전 '주택 전세살이'를 경험하라고 추천한다. 집을 짓기 위한 결단을 내린 후에도 집과 나의 삶에 대한 고심은 쭉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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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단 책부터 사러가고싶으네요~♡♡
노진선 #더코지홈크리에이터디렉터님의
팀버프레임 주택의 멋과낭만 그러면서도
현실적인 스토리를 만나보고싶어요~
유후~기대뿜뿜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