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호황]② 美 증시 부담되면 유럽으로 눈 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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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호황]② 美 증시 부담되면 유럽으로 눈 돌려라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1.20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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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 여전히 견조한 흐름 이어갈 듯
美 변동성지표도 20년 평균보다 낮아..탄탄한 상승흐름에 눈길
유럽증시는 중국 경제성장과 맞물려 상승장 이어갈 듯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2019년은 그야말로 미국증시의 한 해였다. S&P500과 다우, 나스닥 등 미국 3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는 뉴스는 거의 매일 반복되듯 들려왔고, 시장은 장밋빛 전망으로 물들었다.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2019년 한 해 동안 각각 28.8%, 22.3% 상승세를 보였고, 나스닥 지수는 무려 35.2%가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주식시장의 강세를 자신의 최대 업적으로 꼽을 만큼 미 증시는 지난 한 해 놀라운 상승흐름을 보여왔고, 올해 주식시장 전망 역시 밝은 편이다. 

유럽증시는 미 증시의 놀라운 상승세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으나, 역시 상당히 좋은 흐름을 유지중이다. 탄탄한 흐름을 보여온 미국 경제지표와는 달리 유럽 경제지표는 암울한 성적표를 보이기도 했지만, 경기지표를 선행하는 유럽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유럽 경제에 대한 전망 역시 서서히 밝아지는 분위기다. 

美, 10년10개월간 상승장..3498선 넘으면 최장·최대 상승 기록

최근 미국 증시의 상승세는 역사상 가장 길고,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S&P500 지수는 1990년대 닷컴 버블 당시 약 9년6개월동안 417%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최근의 미국 주식시장은 닷컴버블 당시보다 더 긴 10년 10개월간 상승장을 이어오고 있으며, 만일 S&P500 지수가 3498선을 넘어설 경우 이는 가장 긴 기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새로운 기록으로 자리잡게 된다. S&P500지수는 17일(현지시각) 3329.62를 기록했다. 

미 증시를 강세로 이끈 배경은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최근 상승세의 배경에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체결 소식이 대표적인 원인이 됐다. 그간 글로벌 경기 회복이 더뎠던 데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큰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1단계 무역합의 체결로 인해 두 나라의 무역갈등이 완화될 경우 세계 각국의 경기회복에도 한 몫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상승 배경이 된 것이다.

전례없는 통화완화 정책속에서 미국 경제를 이끄는 소비지표를 비롯해 고용지표까지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다, 어닝시즌을 맞이해 최근까지 발표된 기업들의 이익 역시 예상치를 웃돌면서 경기 반등을 기대하게끔 한 점도 상승세의 배경이 됐다. 

S&P500지수가 견조한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탄탄한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S&P500지수가 견조한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탄탄한 상승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3개월간 일일 변동폭 1% 미만...50년간 6번째로 조용한 주식시장

일각에서는 미 증시의 거품을 우려하기도 한다. 주가가 기업의 이익을 선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 주가 수준이 적정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이익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만일 기업들의 이익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주식시장의 후퇴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낮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미 증시의 상승세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루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S&P500 지수는 어느 방향으로도 1%를 넘는 변동성을 보인 적이 없다. 실제로 S&P500지수는 지난해 10월15일 1.0%의 상승세를 보인 것을 끝으로 주식시장은 1% 미만의 상승세 혹은 하락세를 보이며 상당히 조용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1% 미만으로 약 3개월간 움직인 것은 1969년말 이후 50년 동안 6번째에 불과할 만큼 흔치 않은 일이다.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지난 17일(현지시각)까지 3개월간 S&P500 지수의 상승률은 11.1%다. 1% 미만의 조용한 움직임을 이어가면서 3개월간 10% 이상 올랐다는 점은 그간 미 증시가 얼마나 탄탄하게 움직였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변동성 지수 역시 크게 떨어졌다. S&P500 지수의 변동성을 측정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지난 1년간 35% 하락했다. 이는 20년 평균을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인터내셔널FC스톤의 유세프 아바시는 "이러한 현재의 추세에 맞서 싸우는 것은 매우 매우 어렵다"며 "우리가 더 나은 성장을 볼 것이라는 생각에 (주식시장이) 재창조가 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3700선이 매직 넘버라는 의견도 나온다. 거품을 우려하기까지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는 것이다. 

CNN에 따르면, JP모건의 애널리스트들은 S&P500이 3700선을 넘어섰을 때 거품을 걱정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3700선은 현재 S&P500 지수 대비 11% 높은 수준이다.

미 증시 부담스럽다면 유럽증시에 관심

유럽증시 역시 지난 한 해 미국 증시 못지 않은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2015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톡스600지수는 지난 한 해 23% 상승했다. 2009년 이후 최고의 수익률이다. 독일 닥스3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한 해 상승률이 26% 에 달해 6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프랑스 CAC40 지수 역시 2018년 최고 수준을 넘어섰다. 네덜란드 주식 역시 신고가를 기록중인데, 네덜란드는 주요 항구가 위치해 있어 유럽 경기를 선행하는 지수로 알려져있다. 

미 증시에 비해 유럽증시가 주목을 받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암울한 경제지표 탓이다. 탄탄한 경기를 바탕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온 미 증시와는 달리, 유럽증시는 암울한 경기 성적표 속에서도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에 시장에 낙관론이 상대적으로 덜 확산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만일 미 증시의 강한 상승세가 부담스럽다면 유럽 증시에 눈을 돌릴 만하다고 조언한다. 그간 낙관론의 발목을 잡아온 경기지표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점이 그 근거가 된다. 세계 경제 지표를 살펴보면 최근 몇달 동안 제조업 및 세계 무역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유럽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국의 성장이 안정화된다면, 이는 유럽증시에도 상당히 긍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유로스톡스50지수가 미 증시에 못지 않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유로스톡스50지수가 미 증시에 못지 않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 주식 담기 좋은 시점  

2010년 이후 S&P500지수는 188% 상승해 연간 평균 11.2% 의 상승세를 보인 반면 미국을 제외한 MSCI월드 지수(MSCI World ex US) 지수는 2010년 이후 50.5%, 연간 평균 4.2% 상승하는 등 훨씬 소폭 올랐다. 

비스포크투자그룹은 지난달 고객에게 보낸 투자레터에서 "당신의 자산 포트폴리오에 국제 주식이 별로 없다면, 지금이 전환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조언했다. 

만일 유럽 주식시장에서도 낙관론이 펼쳐지기 위해서는 선행돼야 할 몇가지 요인이 있다. 첫번째로는 중국의 경기다. 중국이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내놓거나, 혹은 경기가 반등하는 조짐을 보인다면, 독일을 비롯한 세계의 증시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제니 몽고메리스콧의 마크 루스키니는 "중국의 성장은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금만 개선돼도 국제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만일 중국이 지난 몇년간 둔화됐던 모습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성장을 보인다면, 이는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중국의 경기는 자동차로 대표되는 독일 경제와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보이고 있다. 독일 경제는 지난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후 3분기에는 0.1% 성장을 기록, 간신히 경기침체를 면했는데, 이 기간은 중국이 미국과 무역갈등을 빚었던 시기다.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 6.1%를 기록했다. 29년래 최악의 성적표지만, 시장은 중국 정부의 목표치를 달성했다는 점과 6%대의 경제 성장률이 무너지지 않았다는 안도감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두번째로는 유럽 각국의 통화정책 및 재정정책에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스웨덴이 금리를 올린 이후 유럽 각국 중앙은행들은 이 흐름에 동조할지 여부도 주목할 부분이다.  

스탠더드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앤드류밀리건은 "만일 유럽에서 큰 경기부양책을 봤다면, 2020년보다 2021년을 더 좋게 생각했을 것"이라며 "독일의 자동차산업에 큰 영향을 주는 중국에서 더 큰 경기부양책을내놓을 가능성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놓는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TS롬바드의 안드레아 시치오네는 "유럽은 지금 양호한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기회가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미미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내년에는 이 지역을 떠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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