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호황]① 경기 침체에도 증시 랠리 계속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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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호황]① 경기 침체에도 증시 랠리 계속되는 이유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1.19 09: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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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완화 및 개선되는 경제지표 긍정적
전례없는 유동성 확대 정책은 당분간 이어질 듯
경제지표 및 실적에 초점 맞춰야
일부 IT주의 집중은 우려되는 부분
미국 뉴욕시 월가에 위치한 황소 동상. 사진=연합뉴스
미국 뉴욕시 월가에 위치한 황소 동상.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16일(현지시각) 뉴욕증시와 유럽증시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한 해 S&P500지수와 다우지수, 나스닥 지수 등 미국 3대지수는 30% 안팎의 강한 흐름을 보여왔는데, 올해 들어서도 이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전날보다 50.46 포인트(0.17%) 오른 2만 9348.10에 장을 마감하면서 사흘 연속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81 포인트(0.39%) 상승한 3329.62, 나스닥지수는 31.81 포인트(0.34%) 상승한 9388.94에 거래를 마쳐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식시장의 끝없는 랠리는 올 한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한 해 글로벌 주식시장에 먹구름으로 작용했던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는 조짐인데다, 우울했던 경제지표 역시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덕분이다. 경제지표 중에서도 특히 소비 관련 지표가 개선되면서 기업이익도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증시 호황 사상 배경은 '유동성'

지난해 주식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중국과 독일을 비롯해 세계 각국은 악화되는 경제지표 속에서 허덕였고, 이 와중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최고조로 치솟았다. 홍콩과 중남미 등 세계 각국에서 시위가 잇따르는 등 정치적인 불안 요인이 시장을 강타했으며, 영국을 비롯한 유럽시장에서는 브렉시트 이슈가 일년내내 불확실성으로 작용했다.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시장에는 악재였다.

사방을 둘러봐도 어느 하나 호재를 찾기 힘들었던 상황에서도 주식시장은 놀라울 정도로 강하게 움직였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유동성'이었다.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들은 저성장을 우려하며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지난해에만 세차례 금리를 인하하는 등 기존과는 다른 노선을 밟으며 유동성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9월 이후 연준의 자산규모 역시 확대전환해 최근에는 4조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시중에 넘쳐나는 돈은 곧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었다.

주식시장의 경우 옵션이나 상품거래보다 단순하고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만큼, 더욱 강하게 자금이 유입됐고, 이로써 악화된 환경 속에서도 사상 최고치 행진이 가능했던 것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같은 '확대된 유동성'은 올 한해 주식시장에서도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의 더브라브코 라코스 부야스 애널리스트는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에 힘입어 경제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며 "글로벌 통화정책과 중앙은행의 자산 확대는 새로운 주가회복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성장 뛰어넘는 소비지표와 기업이익

일각에서는 지난해 주식시장을 강하게 이끌었던 유동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전례없는 수준의 통화정책을 펼친 것 역시 결국에는 '저성장'이 배경이 됐고 실제 세계 각국의 경제지표 역시 암울했던 만큼 '유동성'에 마냥 환호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16일(현지시각)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2.5%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지난해 2.2%에서 올해 1.7%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경우 성장률이 지난해 6.1%, 올해 6.0%, 내년 5.9%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지난해 중국의 GDP가 전년대비 6.1% 늘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29년만에 가장 둔화된 성장세이기도 하다. 

월가에서는 이렇듯 부진한 경제지표 속에서도 투자자들은 긍정적인 면을 찾아낸다고 강조한다. 이것이 시장에 모멘텀이 되고, 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경제는 그리 밝은 전망은 아니지만, 미국 경제를 이끄는 소비 지표는 여전히 탄탄하고, 이는 기업들의 이익으로 연결되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각) 발표된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3% 늘었는데, 특히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12월 소매판매는 0.5% 증가해 5개월 내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외신들은 이를 두고 연말 쇼핑시즌에 소비가 탄탄했다고 분석했다. 탄탄한 소비는 기업 매출에도 직결된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S&P500 기업 중 약 7%에 해당하는데, 이들 중 76.5%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S&P500 기업 전체의 4분기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2% 가량 줄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초반 성적표가 상당히 좋은데다, 올해 1분기 이후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팩트셋은 1분기 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6%, 2분기에는 6.4%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LPL파이낸셜의 라이언 데트릭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각종 불확실성이 잠잠해졌을 때 투자자들은 경제지표와 기업이익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며 "소비지표는 정말로 긍정적이고, 현재 시장은 상당히 좋은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S&P500 지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S&P500 지수

시장의 상승세는 지속된다

시장의 상승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월가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지난 한 해 주식시장을 감싸던 불확실성이 완화됨과 동시에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는 만큼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JP모건 애널리스트 더브라브코 라코스 부야스는 "주식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대한 회전은 아직 절반도 끝나지 않았다"며 "최근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우 싸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한 해 시장을 강하게 이끌어온 IT주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애플은 지난 한 해 86.2%의 주식 상승률을 보였고,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은 각각 55%, 56%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지난 한 해 29%의 상승세를 보였고 연초 이후 8.5%의 상승을 추가해 시총 1조달러 클럽에 입성하기도 했다.

월가에서는 대형 IT주가 주도하는 시장의 움직임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이클 레빈 피보틀리서치그룹 애널리스트는 "최근 알파벳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조정했다"며 "규제 역풍에도 불구하고 회사 주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일부 IT기업 집중은 부담스러워

일각에서는 주식시장의 랠리가 일부 IT주식의 강세 덕택에 이어졌다는 점이 오히려 부담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페이스북 등 5개 대형 IT사가 S&P500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달하는데, 이는 5년전(12%)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알파벳의 경우 10년 평균 수익의 31배에 달하는 가격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비슷한 주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애플은 26.5배에 거래된다. S&P500 기업들은 평균 22배 수준에서 거래되는데, 시장을 이끌어온 대형 IT주의 주가가 평균 수준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는 것이다. 

CCN은 주가 급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기업들의 수익비율(PE)이 급격히 높아져 가치에 비해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졌다고 우려했다. 캔어코드지니티의 토니듀이어는 "PE비율과 다른 요소들을 살펴보면 미국 주식시장은 극도로 과대 매수되어 왔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결국 실적이 주가를 따라가야 하는 상황인 만큼 곧 발표될 4분기 실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토드쉬리버 ETF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아직 어닝시즌의 시작점에 머무르고 있다"며 "이제 기업이익은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중요한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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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선인 2020-01-20 15:43:20
금융위기 이후의 저금리와 양적완화가 세계 경제를
위기에 구했으나 이제는 이 정책의 부작용에 대해서
대비를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