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린' 중소형 증권사, 잇달아 신용등급 상향...SK‧한화‧현대차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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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불린' 중소형 증권사, 잇달아 신용등급 상향...SK‧한화‧현대차 등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12.2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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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유동성‧자본적정성 개선 효과
하이證 유증 후 신용등급 상향 기대
경쟁 심화…자본 확충 효과 보여줘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현대차증권, SK증권, 한화투자증권 사옥(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현대차증권, SK증권, 한화투자증권 사옥(왼쪽부터 시계방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올 들어 몸집을 불린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이 잇달아 상향 조정됐다.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가 기업금융(IB)‧트레이딩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자본 규모가 사업 경쟁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향후 자본 확충에 나서는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역시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증권사 간 경쟁이 심화되는 점은 중소형 증권사들의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SK증권‧한화투자증권‧현대차증권 등 자본 규모를 늘린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혹은 신용등급전망이 상향 조정됐다. 증권사 수익 구조에서 IB‧트레이딩부문 비중이 커지면서 자본 규모가 증권사 가치에 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자본이 증가한 증권사는 위험 감수 및 딜(deal) 수주 능력을 확대할 수 있다. 즉 사업 기반이 넓어지는 셈이다.

◆ 신평사, 몸집 키운 증권사 등급 상향

실제 SK증권이 지난해 10월 12월 두 차례에 걸쳐 11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 데 따라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가 지난 6월 SK증권 단기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올려 잡았다. 유상증자로 유동성‧자본적정성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또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8월 한화투자증권의 기업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상향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한화투자증권의 기업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새로 부여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2월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한화투자증권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9500억원에서 9월 말 기준 1조1200억원으로 늘었다.

자료=각 신용평가사

현대차증권은 지난 10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 내년 상반기 자기자본 1조원 수준에 진입할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차증권 장기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는 한편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렸다.

이외에 IB‧트레이딩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한 중소형 증권사에 대해서도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 이뤄졌다. 나이스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교보증권의 이익 창출력이 개선됐다고 판단, 장기신용등급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또 유안타증권의 경우 지난 16일 한국기업평가가 파생결합사채‧기업신용등급(ICR)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였다. 신용등급은 ‘A+’로 유지했다.

신용등급이 높아지면 자금을 조달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적용 받아 이자비용이 줄어든다. 이는 곧 이익에 기여할 수 있다. 자금 조달 규모도 커지고 조달 과정도 수월하게 진행된다. 회사채시장에서 우량채를 선호하는 기관투자가들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

◆ '자기자본 1조 미만' 중소형사 자본확충 이어질 듯

증권업계가 수익 구조 다변화에 ‘사활’을 거는 가운데 자기자본 1조원 미만 중소형 증권사들의 자본 확충도 계속될 전망이다. 그간 전통적 수입원이 브로커리지 외 사업부문을 강화해 온 증권사의 경우 자본 규모 증가에 따라 신용등급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해 DGB금융에 편입된 하이투자증권이 이달 23일 2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신용등급 상향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9월말 기준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7900억원으로 내년 1분기까지 1조원 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장기신용등급이 한단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존 핵심사업을 비롯해 신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대형 IB으로 향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중소형 증권사의 사업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미 IB업계를 주도하는 대형 증권사 사이에서 브로커리지 중심으로 성장해온 중소형 증권사들이 끼어들 자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종합금융투자사업자(자기자본 3조원 이상)까지 자본을 늘리는 등 중소형 증권사들과의 거리를 벌리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하이투자증권 유상증자와 관련 “위험인수 능력 및 프로젝트 수주 능력 제고 측면에서 사업 기반이 강화될 것”이라면서도 “증권업계 경쟁 심화 등 비우호적인 요인들이 있어 증가된 자본을 활용한 사업 기반 강화, 수익 창출 능력 제고, 안정성 여부에 대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유상증자를 진행한 증권사 관계자는 “IB부문 수익이 대폭 증가하고 있지만 증권사 간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졌다”며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유상증자 규모도 한계가 있어 대형 증권사와 큰 규모의 딜을 두고 경쟁을 벌이기보다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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