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獨·日 '경제 성적표' 들여다보니..한국이 가장 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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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獨·日 '경제 성적표' 들여다보니..한국이 가장 양호
  • 김지은 기자
  • 승인 2019.11.26 16: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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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3분기 가까스로 경기침체 면해
일본, 수출과 내수 모두 부진
한국, 반도체 호전 힘입어 수출 개선 기대
문재인(왼쪽부터) 대통령, 아베 일본 총리, 메르켈 독일 총리. 사진=연합뉴스
문재인(왼쪽부터) 대통령, 아베 일본 총리, 메르켈 독일 총리.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독일과 일본, 한국의 올해 경제 성적표를 들여다보니, 한국이 가장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세 나라는 중간재 수출 강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세 나라를 둘러싼 환경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가운데, 독일과 일본은 내년에도 부진한 경제 상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국은 반도체 업황의 호황에 힘입어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獨, 간신히 경기침체는 면했지만...

독일은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를 기록, 간신히 경기침체를 벗어났다. 지난 2분기 GDP 성장률은 -0.2%였다. 통상적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가 지속되면 경기침체로 본다. 독일은 3분기에 플러스로 돌아서면서 경기침체 우려에서 가까스로 벗어나게 됐다.  

경기침체 우려에서는 한 발자국 멀어졌지만, 향후 전망이 밝아진 것은 전혀 아니다.

독일의 경우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제조업과 수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독일 수출은 전체 GDP의 46%에 달한다. 제조업과 수출, 특히 자동차 수출에 의지해 온 독일 경제는 최근 중국의 경기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 독일의 자동차 생산은 전년대비 12% 줄었고, 수출 역시 14%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제조업 위주의 독일 경제에서 기업들은 장비투자를 지속적으로 줄여가고 있는 추세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데카방크의 안드레아스 쉬엘레는 "장비투자 감소는 기업들이 세계적인 불확실성에 맞닿아 있고, 자동차 산업이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월 기준 독일의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는 43.80을 기록했다. 지난 9월에는 41.4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지속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 두달째 상승세를 보였지만, 상승폭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제조업PMI는 일반적으로 50을 넘으면 경기확장, 50을 하회하면 경기 수축으로 해석된다.

제조업의 둔화는 서비스업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서비스PMI 지수는 11월 51.30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38개월만에 최저치다. 

VP뱅카의 토마스 지젤은 "향후 4분기 독일경제는 '침체'와 '미미한 성장'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5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독일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0.6%로 예상하고, 내년도에는 0.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고 있다. 

알자지라는 "독일 정부는 가족, 학생, 연금 수급자들에게 지급하는 자금의 규모를 늘려왔다"며 "이것은 세금감면과 복지 인프라를 위해 더 많은 지출이 추가될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독일 경제학자들은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지속하려면 돈을 빌리는 수 밖에 없다며, 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민간 소비가 개선되고 있는 부분이다. 

ING의 카스텐 브제스키 회장은 "민간 소비의 강세는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는 중요한 경제요소"라며 "개인소비는 2014년 초부터 연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3분기 독일의 소비자지출은 428억유로에 달했으며,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독일의 경제와 관련, 시장의 우려가 지나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짐 매코믹 나트웨스트마켓 글로벌 데스크전략팀장은 "유럽을 둘러싼 걱정의 벽이 너무 높다"며 "경제 성장은 물론 약하겠지만, 시장이 생각하는 만큼 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9%로 전망하고 내년도 2.1%의 성장을 예상했다. 일본은 올해 0.9%, 내년 0.4%의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으며 독일은 각각 0.6%, 0.8%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골드만삭스 리포트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9%로 전망하고 내년도 2.1%의 성장을 예상했다. 일본은 올해 0.9%, 내년 0.4%의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으며 독일은 각각 0.6%, 0.8%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골드만삭스 리포트

日, 경기 침체기 이미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일본의 경제상황 역시 그리 밝은 편은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 경제가 이미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향후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지난 3분기 일본의 연간 GDP 성장률은 0.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분기 1.8% 성장에 비하면 크게 주춤해진 것이며, 이는 1년 만에 가장 느린 성장세이기도 하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움직임으로 인해 일본의 4분기 경제 성장도 크게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0월1일부터 시행된 소비세 인상 영향으로 소비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한일 관계 악화로 한국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것도 내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일본의 지난 10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9.2%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비스 수출은 3분기 무려 16% 급감했다. 서비스 수출은 통상적으로 일본에 방문한 관광객의 소비 지출을 의미한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이와시타 마리 다이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과 서비스 수출, 두가지 요인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 같지 않다"며 "10~12월은 외부로부터 어떠한 긍정적인 기대도 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한국 관광객 급감과 관련해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재패니즈타임즈에 따르면, 난바 료이치 추부지역사회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여행자들의 소비 급감은 일본 산업에 큰 요인이 되지 않는다"며 "악화된 한일 관계가 일본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과장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10월 소비세 인상과 관련해서는 일본 정부가 소비를 장려하기 위한 대책을 도입한 덕택에 소비 변동성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식품의 경우 소비세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고, 스마트폰 앱이나 신용카드 등으로 구매시 정부 지원 할인 프로그램이 제공됐다. 

소비세가 인상된 10월 소매판매 지수는 오는 27일 발표된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9%로 전망하고 내년도 2.1%의 성장을 예상했다. 일본은 올해 0.9%, 내년 0.4%의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으며 독일은 각각 0.6%, 0.8%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골드만삭스 리포트
골드만삭스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9%로 전망하고 내년도 2.1%의 성장을 예상했다. 일본은 올해 0.9%, 내년 0.4%의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으며 독일은 각각 0.6%, 0.8%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골드만삭스 리포트

로저스 "韓, 경제부흥 이끌어갈 것" 

독일과 일본의 어두운 전망과는 반대로 한국의 경제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많다. 

세계적인 투자가로 꼽히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그룹 회장은 지난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CEO 서밋' 기조연설에서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나는 아시아에서 한국은 가장 흥미로운 곳이 될 것"이라며 "일본은 쇠퇴중인 것에 비해 한반도는 경제 부흥을 이끌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의 경우 앞서 언급한 독일이나 일본과는 사정이 좀 다르다. 

GDP 연간 성장률은 지난 분기에 이어 2%를 유지했고, 제조업 생산지수는 0.2%로 지난 분기마이너스(-3.3%)에서 플러스로 돌아섰다. 소비자신뢰지수는 10월 기준 98.6을 기록해 8월(92.5), 9월(96.9)에 이어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기대가 되는 부분은 반도체 업황의 개선이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수출, 그 중에서도 중추 역할을 맡고 있는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내년에는 수출이 회복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산업연구원(KIET)은 "메모리 시장 안정화가 예상되는 반도체의 수출이 8.3% 증가한 1032억달러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내년도 12대 산업의 수출액은 올해 대비 2.5% 증가한 4293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도 12.1% 감소한 것에서 크게 개선된 수치다. 다만 2018년 수출액(4775억달러)는 여전히 밑도는 수치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 역시 반도체 업황 회복을 이유로 한국의 투자 비중을 확대할 것을 제시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5일 '아시아·태평양 지역 포트폴리오 전략'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경기 및 반도체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로 상향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메모리가격 정상화, D램·낸드의 재고 정상화, 수요와 공급 개선 등으로 기술·하드웨어 업종이 한국과 대만의 실적 회복을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의 실질GDP 성장률과 관련해서는 올해 1.9%에서 내년 2.1%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일본의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올해 0.9%, 내년 0.4% 성장을 예상한 바 있다. 독일에 대해서는 올해 0.6%, 내년 0.8% 성장을 전망했다. 

다만, 무조건적인 낙관론은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글로벌 경기침체에 의한 영향도 가장 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KERI 경제동향과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1.9%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500조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했고, 무역분쟁과 관련해 부분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장기간 이어져온 경제여건의 부실과, 소비 및 투자심리 악화로 올해와 내년 모두 1%대 저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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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19-12-01 11:46:26
자한당이 이 기사를 싫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