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불만 수위 높여...동맹 약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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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불만 수위 높여...동맹 약화 우려
  • 최원정 글로벌에디터
  • 승인 2019.08.2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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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최원정 글로벌에디터] 한국 정부가 22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결정에 대해 미국이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했다. 미국은 강경하고 직접적인 어조로 불만을 표시함으로써 한일 관계 악화로 3국 안보협력이 약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캐나다 방문 중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외교장관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오늘 아침 한국 외교장관과 통화했다"면서 "우리는 한국이 정보공유 합의에 대해 내린 결정을 보게 돼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한일 양국이 각각 관여와 대화를 계속하기를 촉구한다”며 “한일 공동 이익이 중요하고 이는 미국에 중요하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두 나라 각각이 관계를 정확히 옳은 곳으로 되돌리기 시작하기를 바란다”며 “이는 북한(대응)의 맥락에서 매우 소중할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우리가 하는 일에 있어서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국방부 데이브 이스트번 대변인도 논평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며 “우리는 한일 관계가 다른 분야에서 마찰을 빚더라도 상호 방위와 안보 연대의 완전한 상태는 지속돼야 한다고 강력하게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일과 가능한 분야에서 양자 및 3자 방위와 안보 협력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국방부의 논평은 몇시간 만에 수위를 높여 주목된다. 이전 논평에서는 “한일 간 조속한 이견 해소를 바란다”고 다소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했지만 이례적으로 같은 사안에 대해 수위를 높여 두 차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그동안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비롯해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지소미아 연장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던 점에서 미국이 좀 더 강경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기존 한일 양국간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의 조치는 경제적 갈등이지만 이번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한미일 3국 안보 네트워크의 상징이 파열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미국에도 큰 타격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처럼 강력하게 불만을 드러내면서 정부가 이번 결정을 내리기 전에 미국 측과 사전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입장은 청와대 측이 “미국과 거의 실시간으로 소통했으며 미국은 우리의 결정을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과 괴리된 측면이 있다.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는 미 행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 정부가 미국이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불만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긴급 뉴스로 전하며 향후 3각 안보협력에 미칠 파장에 주목했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는 특히 미국의 지역내 위상이 약화됐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AP는 “한일과의 3각 안보 협력 강화를 위한 미국의 노력이 차질을 빚은 것”이라고 평했으며,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결정은 한일간 긴장 수위가 극적으로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며 이 지역에서 미국의 존재감이 얼마나 줄어들었는지를 보여주는 최신 증거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소미아는 역내 강대국들의 정보 전달을 위한 직통 채널”이라며 “미국의 동맹 네트워크를 약화한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통신도 “통상 조치와 역사적 고충을 둘러싼 불화가 안보 협력 분야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일본 언론들도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일본 정부가 의외의 결정으로 받아들이며 당혹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HK는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의 결정에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일본 방위성의 한 간부는 NHK에 “믿을 수 없다. 한국은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하는 것인가. 일본도 지금부터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노 다로 일 외무상은 22일 밤 9시30분께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한 후 “지역의 안전보장 환경을 완전히 오판한 대응이다. 극히 유감이다”라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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