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인하' 韓 금융시장 기상도…은행·보험 '흐림'-금·달러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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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리인하' 韓 금융시장 기상도…은행·보험 '흐림'-금·달러 '맑음'
  • 이성노 기자
  • 승인 2019.08.01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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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기준금리 0.25% 인하…추가 인하 가능성은 보수적
은행·보험업계 "수익성 악화 우려"
시장 "금·달러 강세 지속될 것"

[오피니언뉴스=이성노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에 따라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커지면서 은행·보험업계가 울상이다. 연이은 금리인하가 현실화되면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게되기 때문이다.    

반면 전통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로 꼽히는 주식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안전자산인 금과 달러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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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생명보험사는 금리 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은행, 예대마진·NIM-생보사, 자산운용수익 '악영향'

지난달 한국은행이 3년1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0.25%)를 단행한 가운데 1일 연준 역시 0.25% 인하를 결정했다. 

금융업계는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당장 은행과 생명보험사들은 수익성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금리가 내려가면 예·적금 등 수신금리를 낮추는 것은 물론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연동되는 대출금리 역시 하락하게 된다. 또다시 금리가 인하되면 은행권의 대표적인 수익 창출원으로 꼽히는 예대마진(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나머지 부분)과 순이자마진(NIM)에 직격탄을 맞게 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NIM은 물론 결국에는 예대마진 수익이 축소된다"면서 "금융당국의 규제가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권은 비이자수익에 집중하거나 금리가 높은 글로벌 시장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역시 추가 기준금리 가능성이 달갑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특히, 과거 5%대 금리확정형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판매했던 생명보험사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저금리 기조 속에 역마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금리가 하락한다면 손해 폭이 더욱 확대되기 떄문이다. 

또한, 금리인하로 공시이율이 하락하면 보험금(만기환급금,중도해지환급금)도 내려가 신규계약 유입이 줄어들게 된다. 주요 생보사들은 지난달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를 대비해 공시이율을 0.02~0.03%p 낮춘 바 있다.     

대형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금리가 떨어지면 자산운용수익 하락은 불가피하다"면서 "대형 생보사들은 과거 5% 이상의 고금리 확정형 상품 판매로 약 2% 정도의 역마진을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생보사들은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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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달러의 강세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 금리인하 영향, 주식은 '글쎄'…금·달러는 '강세 지속'

금리가 떨어지면 유동성 공급으로 인해 주식이 수혜 자산으로 꼽히지만, 증권가에서는 금리인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경기 펀더멘털이 약하고, 기업 실적 역시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식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가 단행된 지난달 18일 2066.55였던 코스피지수는 1일에는 2017.34으로 2.4%p 떨어졌다.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기업 실적이라든지 펀더멘탈 환경이 좋지 않아 한국은행이 미국에 맞춰 금리인하를 해도 영향을 미치기까지 시간이 걸릴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주식이 금리인하로 인해 영향을 받는다, 안 받는다고 평가하기에는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리인하 기조와 더불어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 규제 등 글로벌 보호무역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미 달러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값은 기존 예상대로 올해 연말까지는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미국, 한국 등 주요 국가들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안감에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유럽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금 매입량을 제한했던 제도 역시 폐지되면서 수급 자체가 단단해졌기 떄문에 금값 상승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달러 역시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기준금리 25% 인하는 시장에서 이미 예상했던 수준이며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추가 금리인하에 보수적인 반응을 보였던 제롬 파월 의장의 액션으로 미 달러 가치는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망이다. 

파월 의장은 금리인하 결정 이후 "이번 금리인하는 '중간 사이클(mid-cycle)'의 조정"이라며 "장기적인 금리인하 사이클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서 "단지 한 번이라고도 말하지 않았다"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시장의 기대(3회 인하)에는 못 미쳤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기대가 약화됐고, 미국 경제지표가 잘 나왔지만, 무역분쟁으로 인해 투자와 수출이 부진한 만큼 단기간으로 봤을 떄 강달러 약화 요인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공동락 연구원은 "연준이 시장의 기대와 달리 추가금리 인하 가능성에 보수적으로 움직인 점, 미국 경제 호조로 인해 기본적으로 달러 강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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