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손’된 남북경협주 투자자들..봄날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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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손’된 남북경협주 투자자들..봄날은 언제?
  • 김솔이 기자
  • 승인 2019.03.04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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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북미회담 일정 없어...펀더멘탈 확인해야

2차 북미정상회담이 ‘빈 손’으로 끝나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회담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회담 전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던 남북경협주의 경우 구체적인 합의 전까지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 2차 회담 이후 국내증시 급락 일시적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78포인트(0.22%) 내린 2190.66에 마감했다. 2차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지난달 28일 하루 만에 1.76% 하락한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약세다. 같은날 경협 관련 종목 130개의 주가는 전일보다 평균 10.35%나 하락했다. 이들 종목의 전체 시가총액 또한 134조594억원에서 128조4629억원으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합의문 발표 없이 회담이 마무리된 데다 북미 양국이 회담 과정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드러내면서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증권업계에선 2차 회담이 파장이 길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2017년 8월 북미 갈등이 극단적인 수준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고 북미 회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해서다. 연휴 기간 동안 북미 간 긍정적인 뉴스가 전해진 점도 시장의 우려를 잠재웠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향후 회담 개최를 바란다고 언급한 데다 북한 또한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극단적인 사태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볼 수 있다”며 “국내증시 급락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봄날’ 물 건너간 남북경협주

그러나 2차 회담 기대감으로 올해 들어 가파르게 상승했던 경협주는 암울한 3월을 맞게 됐다. 회담 직전까지만 해도 증권업계에서는 3월부터 경협주가 본격적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지난해 6월 개최된 1차 북미정상회담과 달리 2차 회담의 경우 구체적인 ‘빅 딜’이 나올 수 있는 기회라는 분석이었다. 특히 철도 연결,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등에 따라 관련 종목들의 강세가 예상됐다.

그러나 2차 회담이 결렬되자 증권업계에서도 경협주를 둘러싼 보수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즉 회담 결과가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더라도 경협주의 변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대신증권은 4일 대표적인 경협주로 꼽히는 현대로템과 현대엘리베이터의 목표주가를 각각 기존 2만75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12만5000원에서 9만4000원으로 내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 회담이 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지만 경협주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라며 “앞으로 회담일정에 대한 기약이 없으므로 주가 모멘텀(상승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회담 재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전되기 전까지는 경협주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경협주는 상승 랠리의 시발점이었던 지난해 4월 1차 남북정상회담 직전 당시 수준까지의 추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며 “북한의 전향적 입장선회와 중국의 적극적 개입이 있을 경우 다시금 반등 시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일각에선 회담이 재개되더라도 경협주의 강세를 확신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재제완화에 대한 합의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경협주가 더 이상 기대감만으로 상승하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경협주에 대해 이벤트보다 실적 등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집중하라고 입을 모은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 등 펀더멘털이 탄탄하고 수주, 실적, 개발 사업 등 모멘텀이 살아있는 종목들의 경우 낙폭과대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며 “당분간 건설업종에선 경협에 대한 민감도가 낮으면서 해외 수주에 대한 가시성이 높거나 인프라 투자 확대 시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 등이 투자 포인트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또한 “국내 대형 건설주는 해외 수주 증가와 3기 신도시, 배당 성향 확대 등의 투자 아이디어가 있다”며 “이러한 흐름상 HDC현대산업개발과 삼성엔지니어링을 각각 최선호, 차선호주로 선정하고 낙폭 과대시 적극 매수 의견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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