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이준석·한동훈 아니라 경제가 총선 승패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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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이준석·한동훈 아니라 경제가 총선 승패 가른다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3.11.20 12: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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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제 22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선거가 채 5개월도 남지 않았다.

국민을 대표하여 각종 입법 권한을 가지고 행정부에 대한 견제 그리고 외교, 경제, 복지 등 우리 사회의 중요한 현안을 결정하는 헌법기관이 바로 국회의원이다.

그동안 반성과 성찰이 없었던 여의도 정치권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어울리지 않는 혁신 경쟁을 외치며 민심 확보에 나서고 있다.

목적은 뻔하다. 내년 선거에서 더 많은 의석수를 차지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친명과 비명 간 갈등을 조율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하려는 여야의 몸부림

그렇지만 이미 마음이 일정 수준 떠나버린 비명계 중진들을 중심으로 이 대표 체제에 대한 불안감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다. 윤영찬, 이원욱, 조응천, 김종민 의원을 중심으로 비명계 ‘원칙과 상식’이라는 정치 그룹이 출범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가 탈당해 새로운 정당을 만들 가능성이 높아진 시점에 인요한 연세대학교 의대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해 혁신 드라이브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김기현 대표가 주도하고 있는 경기도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등 ‘메가 시티’ 공약도 다분히 총선을 의식한 노림수로 보인다.

총선 출마가 점쳐지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최근 대구 방문을 통해 많은 인기를 실감하기도 했었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총선에 가장 중요한 변수는 무엇이 될까. 정치적인 대중성이 확보된 인물일까 아니면 청년, 여성들이 열광할 수 있는 정책을 꺼내드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일까. 내년 총선의 결정적 변수는 무엇일까.

데이터로 발견하는 내년 총선 최대 변수는 정치가 아니라 경제다.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공존하고 있는 하반기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한국 경제와 산업의 경쟁력이다.

국민들은 국가 경제와 자신의 살림살이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을까.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 14~16일 실시한 조사(전국1001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3.6%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앞으로 1년 간 우리나라 경제가 현재에 비해 어떨 것으로 보는지’ 물어본 결과 ‘나빠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응답이 절반이 넘는 53%로 나타났다.

‘좋아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는 18%로 나왔다. ’앞으로 1년 간 살림살이가 현재에 비해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지‘ 물어보았다. 현재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15%, 나빠질 것이라는 의견은 31%로 나타났다.

국민 전반적으로 내년 국가 경제와 개인의 살림살이에 대한 낙관적인 응답 비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경제는 실질적으로 성과를 얻고 국민들이 공감하는데 있어 꽤 긴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선거는 얼마 남지 않았고 경제 이슈가 선행적으로 유권자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그 정도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

사진=연합뉴스

빌 클린턴의 선거 캠페인에서 배워야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 시즌이 시작되는 연초만 하더라도 조시 부시(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재선 전망을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CIA 국장 출신인데다 미국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부통령으로 일했고 대중들로부터 안정적인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었다. 여기에 민주당 출신의 대선 후보 중 부시 대통령의 재선에 걸림돌이 될 정도로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는 정치인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였다.

그 시점에 혜성처럼 등장한 인물이 미국의 변방이나 다름없는 아칸소주 주지사 출신인 빌 클린턴이었다. 클린턴 후보는 민주당의 본선 후보가 되자마자 안보와 국방에 능한 부시 대통령에 맞서 경제를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부시 대통령은 임기 중 걸프 전쟁을 치르면서 안보 대통령의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 국민들은 경기 침체와 경기 둔화로 신음하고 있었다.

이 때 클린턴 후보의 참모인 당대의 전략가 딕 모리스가 경제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운다. ‘Stupid, it's Economy’ 즉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였다. 민주당 클린턴 후보의 슬로건은 적중했다. 국민들에게 가장 치명적이고 결정적인 이슈는 경제 문제였다.

현직 대통령의 임기 중반에 실시되는 선거는 국회와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 성격이 있지만 더 크게 작동하는 기준은 현 대통령과 집권 여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냉엄한 평가다. 우리나라 선거라고 예외는 아니다.

윤석열, 이재명, 이준석, 한동훈보다 더 결정적인 투표 기준은 경제 문제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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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023-11-20 17: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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