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칼럼] 이준석의 인요한 문전박대, '헤어질 결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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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칼럼] 이준석의 인요한 문전박대, '헤어질 결심'인가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 승인 2023.11.07 09: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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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헤어진 결심을 한 것일까 그리고 신당 창당 계획을 구체화하는 것일까.

최근 이 전 대표의 행보를 보면서 당을 떠나지 않겠다는 의사보다 당을 떠나 새로운 정치 계획을 실행에 옮길 것이라는 전망이 부쩍 많아지고 있다.

결정적인 분수령은 화해를 위해 찾아간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문전박대하면서부터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4일 자신을 만나기 위해 부산을 찾은 인요한 당 혁신위원장에게 줄곧 우리말이 아닌 영어로 응대하며 거리를 뒀다. 이 전 대표가 냉랭한 분위기로 거리를 두면서 결국 두 사람이 따로 만나 대화를 나누는 건 불발됐다. 

이 전 대표는 “이제 당신은 우리의 일원이 됐고. 우리의 민주주의에 더욱더 관심을 기울인다고 본다. 당신이 젊은 날 지키고자 노력했던 그 민주주의 말이다”라며 영어로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나 당신은 오늘 이 자리에 올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라고도 했다. 그는 “특히 최근 강서 선거에서 무엇을 배웠나. 강서 지역민들과 대화하고자 노력해봤나”라며 “그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의사 신분인 인 위원장에게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 가서 그와 이야기하라. 그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서울의 환자로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했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인 위원장은 기자들이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의지가 강해 보인다”고 묻자 “오늘은 들으러 왔다. 생각을 정리해 서울에서 이야기할 생각”이라며 말을 아꼈다.

수포로 돌아간 인요한의 '통합' 공약

인요한 위원장은 혁신위의 1호 공약으로 ‘통합’을 내걸고 이 전 대표 설득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수포로 돌아간 모습이다. 여론 조사를 해 보더라도 대통령의 국정 운영 태도 재정립만큼이나 이 전 대표와 국민의힘 사이 특히 대통령과 사이에 포용과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의 의뢰를 받아 지난 달 28일~29일 실시한 조사(전국1039명 무선가상번호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0%P 응답률6.5%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여당의 혁신을 추진함에 있어 무엇을 가장 중점으로 두어야 한다고 보는지’ 물어보았다.

전체 응답자의 32.3%는 “윤 대통령과의 관계 재정립”이라고 답했다. “유승민, 이준석 등 비윤(비윤석열)계와의 통합”은 24.1%, “영남권 중진들의 험지 출마 등 인적 쇄신”은 19.8%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재정립’이 47.1%로 거의 절반에 육박했다.

전체 응답자 4명 중 1명은 인 혁신위원회의 중점 과제로 이 전 대표 등 당과 각을 세우고 있는 인물에 대한 통합과 포용을 강조하고 있다. 인 위원장은 국민 여론대로 당 윤리위원회 징계 처분에 대해 취소를 결정했고 유승민 전 의원을 직접 만나 당의 혁신과 쇄신에 대해 의견 청취했다.

그렇지만 이 전 대표는 몇 가지 이유를 대며 만남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되면 이 전 대표가 당과 헤어질 결심을 하고 신당 창당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풀이된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4일 부산 경성대에서 열린 이준석 전 대표, 이언주 전 의원이 진행한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이 전 대표의 발언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신당'의 파괴력은

이준석 신당의 파괴력은 얼마나 될까.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달 21∼22일 실시한 조사(전국1015명 무선가상번호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6.2%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유승민·이준석 신당이 창당될 경우 어느 정당을 지지할지’ 물어보았다.

더불어민주당 38.1%, 국민의힘 26.1%, 유승민·이준석 신당 17.7%, 정의당 3.1% 순이다. 새로운 보기를 포함하지 않고 일반적인 정당 지지도 문항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는 8.5%포인트 하락했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4.3%포인트 줄었다.

유승민·이준석 신당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층 모두 관심을 보이고 기존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라도 유승민·이준석 신당을 지지하는 결과로 나왔다.

종합해보면 한 표라고 많이 득표하면 당선이 되는 지역구에서는 특히 수도권 지역구에서는 이준석 신당이 출현하면 국민의힘 후보자들에게 위협이 되고 준연동형 비례 대표 제도에서 내년 총선이 치러진다면 비례 대표 경쟁은 더불어민주당도 유승민·이준석 신당과 경쟁하는 모양새다.

내년 총선이 대선 연장전임과 동시에 이준석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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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2023-11-08 06:47:09
이준석은 인요한이 아니라 윤 대통령을 기대할 것이다.
혁신위원장 인요한은 한국에서 일생 살고 한국의 국적까지 취득하였다고 하나 인요한의 머릿속에는 미국인이라는 자부심이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일생 순천에서 자라 진보적인 사상이 있을 것 같지만 친미 사상이 깊은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에 애정이 있어 그 자리를 받아드렸으리라 확신한다.
국민의힘에서 인요한에게 혁신위원장직을 주었다는 사실은 한국인의 자존심을 생각지 못한 어리석은 처사였다고 확신한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인요한이 이준석을 선도하려는 행위는 인정받고 있는 젊은 정치인으로서는 받아드리기 어려울 것이다.
이준석을 설득할 수 있는 길은 인요한이 아니라 거리가 멀어지게 된 핵심 인물인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