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팝업' 성지된 백화점…엔터사와 손잡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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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팝업' 성지된 백화점…엔터사와 손잡는 까닭은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4.03.2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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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 테넌트' 강화…한정판 굿즈·체험 콘텐츠 선봬
팝업 전용 공간 마련 등 오프라인 강점 살려
신규 고객 유치 효과에 체류시간도 늘어
더현대 서울 '에픽
더현대 서울 '에픽 서울' 공간. 사진제공=현대백화점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손잡고 아이돌 팝업스토어를 속속 오픈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 콘텐츠를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핵심 시설)로 적극 활용한 ‘엔터 테넌트’(엔터테인먼트+앵커 테넌트) 전략을 통해 글로벌 K팝 팬들의 발걸음을 이끈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1층 ‘더 스테이지’와 센트럴시티 ‘오픈 스테이지’ 등과 같은 팝업 전용 공간을 통해 럭셔리 브랜드뿐 아니라 K팝, 캐릭터 등 장르를 넘나드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25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신세계 강남점은 하이브가 탄생시킨 새 걸그룹 ‘아일릿((ILLIT)’의 데뷔 기념 위버스샵X아일릿 ‘SUPER REAL ME’ 스토어를 업계 최초로 선보인다.

신세계 강남점은 오는 26일부터 31일까지 센트럴시티 1층 광장에서 글로벌 팬들을 위한 공식 커머스 플랫폼 ‘위버스샵(Weverse Shop)’과 함께 아일릿의 데뷔 앨범과 공식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를 진행한다.

위버스샵은 아티스트의 공식 앨범과 상품, 멤버십, 위버스샵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단독 상품 등을 판매하고 있는 글로벌 공식 팬 커머스 플랫폼이다. 아티스트의 새 앨범 발매 시에는 예약판매 기간 동안 위버스샵에서 구입하면 위버스샵 전용 특전을 제공하기도 하며 글로벌 배송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이 하이브의 새 걸그룹 '아일릿'의 데뷔 기념 스토어를 운영한다.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아일릿은 르세라핌(쏘스뮤직), 뉴진스(어도어)에 이어 하이브 레이블즈가 탄생시킨 세 번째 걸그룹이자, 엔하이픈 소속사 빌리프랩이 만든 첫 번째 걸그룹이다. 

아일릿 팝업스토어에서는 데뷔 앨범 트랙 전곡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리스닝 존, 아일릿 멤버들의 사진으로 꾸며진 포토 존, 멤버들과 관련된 공식 상품까지 각종 즐길 거리들을 선보인다.

앞서 신세계 강남점은 12일부터 25일까지 그룹 세븐틴의 ‘아티스트-메이드 컬렉션 바이 세븐틴(Artist-Made Collection by SEVENTEEN)’ 시즌2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세븐틴 멤버 에스쿱스, 정한, 조슈아, 준이 참여한 첫 번째 시즌이 폭발적인 화제를 이끌며 성료된 바 있다. 당시 구매 고객의 75%가 신세계백화점을 처음 방문한 것으로 집계되며 신규 고객 유치 효과까지 톡톡히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많은 신규 고객들이 디저트 성지로 등극한 ‘스위트파크’와 영패션 전문관 ‘뉴스트리트’를 찾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하이브의 새로운 아티스트인 아일릿 데뷔를 기념해 업계 단독으로 데뷔 앨범과 멤버들을 소개하는 위버스샵 스토어를 마련했다”며 “스위트파크와 뉴스트리트 등 MZ의 성지로도 자리한 신세계백화점은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을 통해 혁신적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롯데월드몰 1층에 있는 330㎡ 규모의 아트리움 광장에 아이돌, 캐릭터 등 MZ세대의 관심을 끄는 팝업스토어를 지속 유치해왔다.

지난 1월에는 아트리움에 SM엔터테인먼트의 ‘에스파’ 팝업을 진행, 팝업 공간 전체를 ‘aespa: MY First page’ 테마로 꾸미고, 팬들을 위한 체험 콘텐츠를 선보였다, 또 문구부터 의류, 액세사리 등 팝업을 위해 제작한 굿즈들도 판매했다. 

현대백화점도 엔터 테넌트 전략을 통한 대규모 집객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더현대 서울에서 최근 순차적으로 진행한 버추얼(가상) 아이돌 세 팀의 팝업스토어를 다녀간 고객이 10만명을 기록했다.

약 한 달간 진행한 팝업스토어 매출은 총 70억원이 넘었다. 통상 패션 팝업스토어 한 달 매출이 10억원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수준이다. 더현대 서울은 앞서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이세계 아이돌’, ‘스텔라이브’, ‘플레이브’의 팝업스토어를 차례로 진행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버추얼 아이돌 팝업스토어 방문객 10만명은 잠실주경기장 콘서트를 가득 채울 정도의 인원”이라며 “화면 너머로 만나던 멤버와 같이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홀로그램 부스를 운영하고 현대백화점에서만 볼 수 있는 단독 영상을 틀어주는 등 오프라인 공간의 매력을 키운 체험형 콘텐츠를 다채롭게 선보인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팝업스토어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하며 버추얼 아이돌과의 시너지가 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의 콘서트. 사진제공=현대백화점

지난해 3월 데뷔한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는 이달 초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엔터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한 달 동안 파격적으로 버추얼 아이돌 팝업스토어를 열고 더현대 서울 내 초대형 실내정원 사운즈포레스트를 활용해 업계 최초의 버추얼 아이돌 콘서트까지 진행하기도 한 배경이다.

여기에 그동안 상권 분석을 통해 차별화된 엔터 콘텐츠를 꾸준히 유치하며 쌓은 노하우와 역량도 ‘엔터 테넌트’ 전략 적중에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은 지난 2022년 9월 더현대 서울에서 오픈한 ‘뉴진스’ 팝업스토어를 신호탄으로 다양한 점포에서 엔터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왔다. 

올해 들어선 K팝에 관심이 높은 대학생과 유학생이 주로 찾는 신촌점에서 데뷔 전부터 주목받은 아이돌 그룹 ‘라이즈’의 데뷔 후 첫 팝업스토어를 진행했으며 목동점에선 4050 고객을 타깃으로 백화점 최초 ‘송가인’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현대백화점은 앞으로 엔터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생활권 쇼핑몰을 탈피해 체류 시간과 원정 방문객을 늘리는 시너지 창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실제 팝업스토어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더현대 서울의 경우 작년 전체 매출 중 절반 이상인 56%가 10㎞ 이상 떨어진 광역 상권에서 나왔는데, 엔터 팝업스토어 매출의 광역 상권 비중은 이보다 높은 72.3%에 달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리테일이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 새롭고 이색적인 경험을 즐기는 공간으로 재정립되면서 기존 유통업계에선 비주류에 해당했던 엔터 콘텐츠를 집객 요소가 높은 앵커 테넌트로 적극 키워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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