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바뀌는 '60살' 남양유업…쇄신 통해 재도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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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바뀌는 '60살' 남양유업…쇄신 통해 재도약할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4.03.20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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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한앤코 신청 남양유업 임시주총개최 인용
오는 29일 정기주총…경영 정상화 첫 단추 꿰나
'뉴 남양' 이미지 쇄신 박차…사명 변경 고려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남양유업이 경영권 분쟁의 마침표를 찍고 경영 정상화 초읽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최대주주에 오른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 중심의 '뉴 남양유업'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법원은 한앤코가 지난 8일 제기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한앤코가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3이상을 보유한 주주이고 지난달 2일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 의사 표시를 해 같은 달 5일 남양유업측이 전달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며 "임시주주총회의 소집을 허가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앞서 지난달 8일 한앤코는 서울중앙지법에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달라는가처분 신청서를 냈다. 또 이번달로 예정된 남양유업 정기주주총회에서 윤여을 한앤코 회장을 남양유업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등의 안건을 상정하는 가처분 신청도 함께 냈다.

안건엔 이동춘, 배민규 한앤코 부사장을 각각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올리는 안도 포함됐다. 이명철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이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내용도 담았다.

오는 29일 남양유업은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윤여을 한앤코 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월 4일 대법원은 한앤코가 남양유업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한앤컴퍼니는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라 2021년 5월 진행했던 기존 홍원식 회장 일가와의 주식양도 계약에 따른 양수대금 3100억원을 홍 회장 측에 전액 입금했다.

이에 따라 홍 회장 일가의 남양유업 지분 52.63%가 한앤코로 넘어갔으며, 남양유업의 최대주주도 한앤코로 변경되며 남양유업 창사 후 60년 간 지속돼 온 '오너 경영' 체제가 막을 내리게 됐다. 다만 지난해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으로 최대주주 의결권은 아직 홍 회장에게 있다. 홍 회장 측은 아직까지 고문 선임과 가족 임원 예우 등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진=연합뉴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진=연합뉴스

한편 남양유업의 경영진 교체가 이뤄지면 한앤코는 이미지 쇄신을 최우선으로 삼고 재도약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남양유업은 60년 전인 1964년 “이 땅에 굶는 아이들이 없도록 하겠다”는 신념으로 홍두영 창업주가 설립했다. 1967년 국내 최초의 국산 조제분유인 ‘남양분유’를 선보이고 지난 20년 동안 4500억원 이상을 투자해 국내 유제품 업체 중 가장 큰 제조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아기 먹거리'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지난 2013년부터 ‘대리점 갑질 사건’을 시작으로 각종 사건 사고와 오너 일가를 둘러싼 구설수에 휘말렸다. 지난 2021년에는 ‘불가리스’에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가 허위사실 유포로 논란이 커졌으며 결국 홍 회장은 2021년 5월 회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후 지분 53%를 3107억원에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코에 넘기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으나 불과 4개월 뒤 돌연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경영권 분쟁과 각종 논란으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가운데 우유 소비 감소까지 겹치며 남양유업의 실적도 내리막을 걸었다. 2013년 1조 2299억원이었던 매출은  2020년 9489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 밑으로 내려갔다. 2021년에는 매출액이 7107억원으로 크게 하락했다. 또 2020년부터 4년째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뉴 남양유업'은 단백질, 식물성 음료 등 신사업을 확대해 아기 먹거리 대표 기업에서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라이프케어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변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사명 변경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아기사랑 60년 업력을 바탕으로 쌓아온 기술력과 품질로 고객 만족에 매진 중"이라며 "향후 100년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고자 연구, 개발 등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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