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기대감에 급등했던 금융주, 동반 하락하며 숨 고르기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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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 기대감에 급등했던 금융주, 동반 하락하며 숨 고르기 양상
  • 이예한 기자
  • 승인 2024.03.1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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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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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뉴스=이예한 기자] 금융주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배당확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연일 강세를 보였지만 이날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금융주는 '저PBR주' 테마로 주목받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로 주주환원 기대감이 높은 종목이다. 이번 주주총회 안건 중 주주환원책이 주가 향방에 있어 핵심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금융주는 전반적으로 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피 지수 상승 견인에 기여했지만, 15일 동반 하락했다. KB금융은 3.05%(2400원) 내린 7만 6200원에 거래됐다. 이외에 하나금융지주(-3.87%), BNK금융지주(-1.08%), 신한지주(-3.69%), 제주은행(-10.14%), 카카오뱅크(-2.91%)도 줄줄이 내려앉은 모습이다.

금융주의 15일 주가 하락은 단기간에 급등했던 주가에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인한 숨고르기 양상으로 풀이된다. 이달 들어 KB금융 23.78%, 신한지주 18.25%, 하나금융지주 14.13% 등 크게 오른 바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2일 KB‧하나‧우리‧BNK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6일 신한금융지주, 28일 JB금융‧DGB금융지주가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과 더불어 지난해 결산배당과 올해 1분기 배당이 맞물리면서 금융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 상황에서 치러지는 정기 주주총회인 만큼 주주환원 정책이 관전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번 주총에서 금융지주사들은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 소각 등의 방식으로 주주환원 강화 방안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주총에서 승인될 배당금을 보면 KB금융은 3060원으로 전년보다 110원 올렸다. 총주주환원율은 37.5%가 됐다. 신한금융은 2065원에서 2100원으로, 하나금융은 3350원에서 34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KB금융은 3200억원, 하나금융 3000억원, 신한금융 1500억원 등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우리금융은 1400억원 가량의 예금보험공사 잔여지분 1.2%를 사들여 이를 모두 소각할 방침이다.

시장은 금융주에 '홍콩 ELS' 손실 배상이 주주환원책에 영향을 줄지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증권가는 홍콩 ELS 손실 배상이 일회성 요인인 만큼 금융주의 주주환원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주 투자자 관점에서 가장 큰 관심은 ELS 손실 배상이 자본비율과 주주환원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인가 하는 점"이라며 "손실이 일회성 요인인 만큼 은행주 주주환원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올해 각 은행별 홍콩 H지수 기초 ELS 만기 도래 규모는 KB증권이 6조 8000억원, 신한은행 2조 4000억원, 하나은행 1조 4000억원, 우리은행 413억원 등이다. 금감원 배상 기준에 따라 단순히 투자자 손실률 50%, 손실 배상비율 40%를 가정한 은행별 상반기 예상 배상액은 KB국민 약 1조원, 신한 약 3000억원, 하나 1500억원, 우리 50억원 수준이다.

정 연구원은 "다른 금융사 역시 KB금융 대비 ELS 배상 부담이 현저하게 낮아 이번 사안이 주주환원에 미칠 영향은 거의 없다"라며 "결국 이번 배상으로 올해 이익이나 자본비율이 전년보다 크게 악화하지 않는다면 각 사별 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규모가 작년보다 감소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임승미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ELS 판매사의 배상비율은 23~50%로 우리은행을 제외한 대형은행들의 부담이 불가피하지만, 일회성 요인인 만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은행주의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이 유효한 만큼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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