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테크 급등했는데...국내에선 반도체보다 금융주 더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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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테크 급등했는데...국내에선 반도체보다 금융주 더 올랐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3.13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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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장중 2700선 터치...금융섹터 강세가 증시 상승 이끌어
3월 주총시즌 및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 영향 
13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 지수가 장중 2700선을 터치한 가운데 금융섹터가 상승장을 이끌어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13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 지수가 장중 2700선을 터치한 가운데 금융섹터가 상승장을 이끌어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13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 지수가 장중 2700선을 터치했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2700선을 웃돈 것은 지난 2022년 5월 이후 22개월만에 처음이다. 

눈에 띄는 점은 국내 주식시장의 강세를 이끄는 것이 반도체가 아닌 금융섹터라는 점이다. 

지난 밤 미 증시에서 엔비디아가 7% 이상 급등하는 등 AI 및 반도체주의 강세 흐름이 돋보였고, 이에 국내증시에서도 관련주가 상승 흐름을 이끌 것으로 예상됐으나, 반도체가 아닌 금융섹터가 상승장의 중심에 놓여 있어 그 배경에 주목된다. 

NH투자증권 등 금융섹터 고공행진 

지난 12일(현지시간)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웃도는 등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여전했음에도 불구하고 S&P500 지수가 신고가를 경신할 수 있었던 데에는 AI 및 반도체주의 힘이 컸다.

오라클이 AI 서버 수요 증가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향후 밝은 전망을 내놓으면서 엔비디아, 슈퍼마이크로 등 AI주가 일제히 7%대 강세를 보였다. 이밖에도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등도 2~3%대 강세 흐름을 보이는 등 빅테크 주식이 미 증시의 상승 흐름을 이끌었다. 

이에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반도체주 중심의 상승 흐름이 예상됐으나, 예상과는 달리 금융섹터가 전체 시장을 이끄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장 중 KB금융과 신한지주, NH투자증권 등은 일제히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업종별로 보더라도 은행과 증권, 생명보험 업종은 일제히 2%대 이상의 상승 흐름을 기록, 시장을 아웃퍼폼하는 모습이다. 

이날 금융섹터가 강세를 보인 배경으로는 3월 주주총회 시즌 및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의 경우 이날 오전 11시40분 현재 7% 이상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전일 공시를 통해 약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나선다고 밝혔고, 보통주 1주당 800원, 종류주 1주당 850원씩 현금 배당금도 결정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섹터 강세 배경은 높은 주주환원 수익률"이라며 "주주총회 시즌인 3월의 경우 전통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데다,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으로 커진 기대감 역시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 "금융주 주가 상승세 지속될 것"

증권가에서는 금융주의 주가 상승 흐름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발표된 1월24일부터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금융 전 섹터의 주가는 크게 상승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다는 점, 그리고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 그 근거로 작용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만년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이었던 금융주에게 이런 기회가 찾아온 것은 실로 오랜만이고,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여전히 밸류에이션 부담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정책은 임팩트보다는 뒷심이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며 "낮은 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제고시키는 것이 기업들 입장에서는 단기간에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증시 전반에 퍼져나가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한 관점에서 볼 때 밸류업 프로그램은 100미터 달리기보다는 마라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 

박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뿐더러 세부 개정안은 5월 발표될 예정이고, 세법 개정, 상법 개정이 대기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이 연내 꾸준히 업데이트 될 것으로 예상되어 주가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지속적으로 주주 환원 의지를 보여주는 기업들에 대한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이 밸류업 프로그램 때문에 일회성으로 주주환원을 하는지, 아니면 꾸준히 주주환원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배당금을 꾸준히 늘리거나 배당의 빈도를 늘리는지 여부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김 연구원은 "2월 말로 배당 플레이가 끝났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앞으로 주주환원은 긴 시계에서 봐야 할 주제"라며 "밸류업 관련 종목들이 1월 말부터 올랐지만 주총 시즌에 주주환원에 대한 지속성을 보여준다면 비중을 더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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