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매그니피센트7' 주춤하자, 유럽 '그래놀라즈'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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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매그니피센트7' 주춤하자, 유럽 '그래놀라즈' 떠오른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3.12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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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K·LVMH·로레알·노보노디스크 등 11개사 일컫는 그래놀라즈
Stoxx 600 사상 최고치 등 유럽증시 강세에 일조
최근 유럽 주식시장의 '그래놀라즈'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유럽 주식시장의 '그래놀라즈'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최근 유럽 주식시장의 '그래놀라즈'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빅테크에 치중된 미국의 매그니피센트7과는 달리 다양한 산업군의 선두주자 11개사가 모인 그래놀라즈의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유럽 주식시장의 상승 흐름을 이끌고 있다. 

고점에 대한 부담감 속 미 기술주의 숨고르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의 그래놀라즈 주식이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래놀라즈, GSK·LVMH·로레알·노보노디스크 등으로 구성  

'그래놀라즈'는 2020년 골드만삭스가 유럽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기준 가장 큰 11개사를 설명하기 위해 만든 용어다. 여기에는 GSK, 로슈, ASML, 네슬레, 노바티스, 노보노디스크, 로레알, LVMH, 아스트라제네카, SAP, 사노피 등이 포함된다. 

미국의 매그니피센트7 기업들이 미 증시를 이끈 것과 마찬가지로 그래놀라즈 역시 유럽 주식시장의 상승 흐름을 주도해왔다. 최근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으나 Stoxx 600 지수 등 유럽 증시는 그래놀라즈의 상승 흐름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 경신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포춘에 따르면, 그래놀라즈는 지난 2021년부터 매그니피센트7의 성장세와 일치하는 흐름을 보였고, 지난해 Stoxx 600 지수 상승분의 60%를 차지했다. 

포춘은 지난 3일 "유럽 경제가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그래놀라즈는 유럽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숨고르기에 접어든 매그니피센트7와 달리 그래놀라즈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다양성'을 꼽고 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 등 빅테크 7개사로 이뤄진 매그니피센트와는 달리 그래놀라즈는 제약과 소비재,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어우러져있다. 

노보노디스크와 노바티스, 로슈, 아스트라제네카, GSK, 사노피 등은 제약 업종으로 분류되고, LVMH는 럭셔리 소비재, 로레알은 화장품 업종에 속한다. 네슬레는 식품 업종으로 분류된다. 기술 업종에는 ASML과 SAP가 있다. 

포춘은 "AI 주식들의 버블 여부를 떠나 그래놀라즈는 기술 분야에 덜 노출이 되어 있다"며 "골드만삭스는 경제가 부진할 때 오히려 이들 주식이 최고의 실적을 얻는다고 평가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래놀라즈 주식들이 퀄리티 성장주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점도 이들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른바 그래놀라즈로 대변되는, 최근 유럽에서 부각되는 기업들의 공통점은 퀄리티 성장주라는 점"이라며 "이는 미국과 유사하게 상반기 내 정책 금리인하 기대가 빠르게 낮아지면서 퀄리티가 부각됐고, 유럽은 이익 증가 기대가 상대적으로 낮아 성장의 희소성이 부각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종목이 시장 지배력을 갖춘 종목들이라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으로 꼽혔다. 

이 연구원은 "살 주식이 많은 미국의 경우 성장성이 중요하지만, 유럽의 경우 시장 지배력이 높은 기업들의 희소성 또한 성장성 못지 않게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시장 지배력이 높은 기업들은 대체로 높은 가격 결정력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높은 가격 결정력을 가진 유럽 기업들은 높은 수익성과 성장을 동반하며 장기간 꾸준히 시장을 아웃퍼폼했다는 점에서 현재와 과거 유럽 주도주를 아우르는 요소로 해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경제부진 등 위험 요인도 존재 

포춘은 그래놀라즈 주식들이 직면한 위험 요인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만일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상당한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유럽의 큰 기업들에게는 사실상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중국의 부진한 경제 또한 이들 기업에는 위험 요인일 수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이 매체는 "골드만삭스는 그래놀라즈 수익의 10%가 중국에서 발생한다고 추정한다"며 "대표적으로 로레알은 중국의 예상보다 느린 소비 회복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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