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규제 먹혔나 '주담대 증가세 주춤'..."둔화 이어갈듯"
상태바
당국 규제 먹혔나 '주담대 증가세 주춤'..."둔화 이어갈듯"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4.03.07 1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월 말 주담대 2.7조 ↑...전월 4.4조 比 60% 수준
스트레스DSR 규제·은행 대출금리 인상 영향
"주택시장 불황으로 수요 크지 않아...증가세 지속"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매달 3조~4조원씩 불어나던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지난달 2조원대 증가에 그쳤다.

금융당국의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도입,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상 효과가 맞물린 결과다. 향후 정책 확대적용과 부동산경기 침체로 주담대 증가세는 더욱 더뎌질 전망이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는 1월 말 대비 2조7713억원 늘었다. 전월 증가폭 4조4329억원의 60%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말 3조6699억원, 11월 말 4조9959억원, 10월 말 3조3676억원 증가에 비하면 둔화세가 두드러진다.

정부는 지난달 26일부터 은행권 신규 주담대에 스트레스 DSR을 도입해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스트레스 금리가 더해지면 연간 이자비용이 늘어나 DSR 비율은 커지고 DSR 비율을 규제 이내로 맞추려면 대출 원금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결국 대출한도는 낮아진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 총량이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시중은행 역시 대출금리를 인상하며 당국 기조에 발맞췄다. 지난달 KB국민·신한·우리은행은 주담대, 전세대출 등에 적용하는 가산금리를 0.04~0.3%포인트 올렸다. KB국민은행은 비대면 주담대 혼합형 상품 금리를 0.04%포인트, 신한은행은 주담대 금리를 0.05%포인트, 우리은행은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금리를 상품별로 0.1~0.3%포인트 인상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5대 은행의 만기 10년 이상 주담대(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금리는 3.88~4.43%다.

시장은 당분간은 주담대 증가세가 꾸준히 둔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근본적으로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주택 수요 자체가 크지 않아서다.

지난 3일 KB금융 연구소가 발표한 '2024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시장 전문가와 공인중개사, 자산관리전문가(PB)들은 올해가 주택 매매시장 경기의 최저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매수 수요 위축으로 주택 매매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향후 주택 경기에 부정적 시각이 팽배하다"며 "주택 경기 불황기에 고금리 부담은 주택 수요를 크게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등으로 지난해 2분기부터 주담대 증가율이 빠르게 상승했다"며 "올해에는 고금리와 주택 시장 불확실성 지속, 정부의 가계 부채 관리 정책으로 주담대 증가세가 다소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스트레스 DSR 적용 범위도 확대되면서 증가세를 억제하는 효과도 점차 커질 예정이다. 현재 은행권 주담대에만 국한된 게 올 하반기부터는 제2 금융권 주담대까지 확대 적용된다. 내년부터는 DSR이 적용되는 전 업권의 모든 가계대출이 적용 대상이다.

결국 은행에서 돈 빌려서 집 사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높아진 대출 문턱에 주택 실수요자들은 청약통장 사용과 부동산 계약 등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책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시점을 노리는 방법이 있다고 귀띔한다.

백정렬 리얼투데이 차장은 “현재 분양시장에는 (스트레스 DSR 시행일인) 26일 이전에 모집공고를 진행한 신규 분양 단지가 있다"며 "이들 중 청약을 앞두고 있거나 계약을 진행 중인 곳들로 눈을 돌려 내 집 마련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부동산 시장이 많이 안 좋기 때문에 서울이나 수도권의 미분양 물량도 많이 나와있어 이를 잡는 것도 방법"이라며 "서울은 미분양이라도 가격대가 만만치가 않기 때문에 인접한 수도권을 고려해보는 게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