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지나는 TV홈쇼핑…'라방·숏폼'이 돌파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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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 지나는 TV홈쇼핑…'라방·숏폼'이 돌파구 될까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4.02.29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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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4사, 지난해 나란히 '최악 실적' 기록
TV 시청자 감소·송출수수료 부담에 매출·영업익 곤두박질
라방·숏폼 등 탈TV 전략 조금씩 성과…다양한 시도 계속
GS샵 숏폼 콘텐츠 서비스 '숏픽(Short Picks)' 이미지.
GS샵 숏폼 콘텐츠 서비스 '숏픽(Short Picks)' 이미지. 사진제공=GS리테일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홈쇼핑업계가 지난해에도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탈TV' 전략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지속적인 TV 시청자 감소와 송출수수료 부담으로 올해도 업황 악화 전망이 이어지면서 업계는 TV 외 멀티채널 활용을 넓히고 숏폼, 라방 등 콘텐츠를 꾸준히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TV홈쇼핑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의 지난해 매출은 1조 33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줄었다. 영업이익은 693억원으로 4.1% 감소했다.

GS샵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8.7% 감소한 1조 1311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179억원으로 17.3% 줄었다. 주요 홈쇼핑 4사 중 유일하게 1천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유지했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1조 743억원으로 2.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49억원으로 60.2% 급감해 10년 넘게 지켜온 1천억원 방어선이 무너졌다.

방송법 위반에 따른 제재로 6개월간 새벽 방송을 중단한 롯데홈쇼핑 상황은 더 심각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2.6%, 89.4% 줄어든 9416억원과 8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도 업계에서 유일하게 1조원을 밑돌았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TV홈쇼핑 4사의 지속된 실적 부진은 TV 시청자 감소의 영향이 크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연령별로 '일상의 필수 매체'로 TV를 꼽은 비율이 60대는 72.8%에서 52.5%, 50대 50.2%에서 31.8%, 40대 23.8%에서 9.2% 등으로 각각 떨어졌다.

반대로 스마트폰을 필수 매체로 꼽은 비율은 해당 기간 20% 안팎씩 높아져 각각 46.6%, 65.8%, 89.2%에 달했다.

2022년 기준 TV홈쇼핑의 방송 매출액 비중은 49.4%로 사상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송출수수료 역시 실적 악화를 심화하는 요인이다. 송출수수료는 TV홈쇼핑사가 케이블·위성·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로부터 채널을 배정받는 대가로 매년 지불하는 비용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가 공개한 산업지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송출수수료 규모는 1조 9065억원으로 2013년 9645억원 대비 2배로 늘었다.

이에 업계는 TV 외 채널로 고객을 이끌기 위해 각종 콘텐츠를 론칭하고 다양한 채널을 육성해왔다. 이같은 전략이 최근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GS샵 로보락 숏픽 콘텐츠와 TV홈쇼핑 방송 장면
GS샵 로보락 숏픽 콘텐츠와 TV홈쇼핑 방송 장면. 사진제공=GS리테일

GS샵은 지난해 12월 업계 최초로 선보인 숏폼 콘텐츠 서비스 ‘숏픽(Short Picks)’이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먼저 지난달 21일 진행된 ‘로보락 S7 울트라 맥스’ 방송은 주문 기준 약 1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목표 대비 두 배 가까운 성과로, 이날 방송은 전체 주문 고객 중 약 15%가 방송 전 ‘숏픽’에 올라온 1분짜리 ‘로보락’ 영상을 시청했다. 

지난 16일 진행된 ‘코어 어센틱’ 론칭 방송도 70분간 약 3만 건의 주문이 몰리며 목표 대비 약 300%에 가까운 실적을 달성했는데, 방송 전날인 15일부터 숏픽에 노출한 브랜드 영상이 광고 역할을 한 것으로 사측은 분석했다.

숏픽만 보고 구매한 상품 매출인 ‘숏픽 직접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로보락 사례로 보면 숏픽만 보고 구매한 경우 직접 매출, 숏픽을 본 후 TV 홈쇼핑 방송을 보고 구매했다면 간접 매출이라 할 수 있는데, 2월 12~18일간 숏픽 직접 매출은 숏픽 론칭 직후였던 1월 1~7일 대비 약 200% 증가했다.

GS샵 관계자는 “숏픽과 같은 숏폼 콘텐츠는 고객들이 긴 시간 시청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영상을 제공해 지루함을 없애고 다양한 상품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이다”라며 “사내 다양한 시스템과 연계해 콘텐츠 제작 및 운영 효율을 높이고, TV 홈쇼핑 외 인터넷 상품 콘텐츠 비중도 높여 콘텐츠의 다양성을 넓혀 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이 모바일TV '엘라이브'를 롯데카드에 이어 롯데온에서도 동시 송출하며 신규 고객 확보에 나선다. 사진제공=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은 모바일TV ‘엘라이브’를 롯데카드에 이어 롯데온에서도 동시 송출하는 등 자체 채널을 넘어 다양한 플랫폼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선보이며 신규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 롯데홈쇼핑은 TV홈쇼핑에 국한하지 않고 유튜브, SNS 등으로 판매채널을 다각화하는 '멀티채널 상품 프로바이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핵심 쇼핑 채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라이브 커머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 플랫폼으로 송출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롯데카드앱에서 ‘엘라이브’ 동시 송출을 시작한 결과, 첫 달 시청자 수가 전월 대비 30만명 증가했으며, ‘내셔널지오그래픽 여행용 캐리어’의 경우 평소 대비 10배 이상의 주문이 몰렸다. 롯데홈쇼핑은 롯데온 등 계열사 뿐만 아니라 고객 선호도가 높은 유망 플랫폼으로 동시 송출 서비스를 확대하며 신규 고객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라이브 커머스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엘라이브’를 롯데카드에 이어 롯데온에서도 동시 송출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자체 채널에 국한하지 않고 계열사를 비롯한 다양한 플랫폼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선보이며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CJ온스타일은 '원플랫폼 2.0' 전략을 추진 중이다. 원플랫폼은 TV, T커머스,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유튜브 등 CJ온스타일이 보유한 전 채널과 밸류체인(Value Chain)을 결합, 이를 기반으로 각 브랜드사의 상품 콘셉트에 부합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 전략이다. 

CJ온스타일에 따르면 최근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방송에서 판매한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이용권은 총 53억원에 육박하는 주문금액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는 자사 모바일 라방 국내 호텔리조트 방송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앞으로도 핫플레이스 등 라이징 상품은 CJ온스타일 모바일 라방에서 가장 먼저 구매한다는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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