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사상 첫 연간 흑자…'유통 1위' 굳히기 위한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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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사상 첫 연간 흑자…'유통 1위' 굳히기 위한 과제는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4.02.2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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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업익 6174억…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
매출 30조 돌파…처음으로 이마트 앞질러
유통 1위 거머쥔 쿠팡…'쿠이마롯'으로 재편
노동 이슈·납품가 갈등·중국 이커머스 침공 과제로 남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쿠팡이 지난해 6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소비 침체 국면에서 전통 유통 강자인 이마트, 롯데의 매출을 추월하며 국내 유통업계 1위를 꿰찼다. 

28일 쿠팡Inc는 28일(한국시간) 실적발표를 통해 쿠팡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6174억원(4억 7300만달러)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쿠팡은 지난 2022년 3분기 처음으로 분기 기준 영업흑자를 기록한 이후 6개 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지난해 매출은 31조 8298억원(243억 83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0% 오르며 30조원 고지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4분기 매출도 분기 기준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쿠팡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8조 6555억원(65억 61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0%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715억원(1억 30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쿠팡의 지난해 조정 당기순이익은 6070억원(4억 6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조정 당기순이익은 1807억원(1억 3700만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각 기간의 영업이익 규모와 비슷한 수치다. 

다만 쿠팡은 보고서에서 "회계상 보고된 당기순이익은 지난해와 4분기에 각각 13억 6000만 달러, 10억 달러 규모이지만 이연법인세(deferred tax asset) 자산 인식 등으로 일회성 조정에 따른 8억 9500만 달러가 반영됐다"며 "이런 사항을 조정한 지난해와 4분기 순이익은 각각 4억6500만 달러, 1억3700만 달러"라고 설명했다.

분기에 제품을 한번이라도 구입한 활성고객 수와 유료멤버십인 '와우 멤버십' 인원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쿠팡의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활성고객 수는 2100만명으로 전년보다 16% 증가했다. 분기별 고객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지난해 1분기 5%에서 2분기 10%, 4분기 16%로 확대됐다.

월정액 요금을 내고 ‘로켓배송’(익일 배송)과 온라인동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배달앱 쿠팡이츠 할인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와우 멤버십 회원은 1년 사이 27% 늘어난 1400만명을 기록했다.

고객 1인당 매출은 작년 4분기 기준 41만 1600원(312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핵심사업인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 등 제품 커머스 부분의 지난해 매출은 30조 7998억원(235억 9400만달러)으로 전년보다 19% 증가했다.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 대만 시장 등 성장사업 분야 매출은 27% 늘어난 1조 299억원(7억8900만달러)으로 집계됐으나, 연간 조정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 손실은 6083억원(4억 6600만 달러)으로 107% 증가했다.

김범석 창업주(쿠팡Inc 의장). 사진제공=쿠팡

김범석 쿠팡 의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우리는 와우 회원에게 30억 달러(3조 9162억원) 상당 절약 혜택을 제공했다"며 "쿠팡의 매출과 활성고객, 와우 회원 성장은 다양한 제품 셀렉션·가격·서비스와 관련해 '고객에게 와우'를 선사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또 그는 "쿠팡의 상품과 쿠팡이츠, 새벽 배송을 포함하는 독점 할인, 쿠팡플레이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쿠팡이 제공하는 전례 없는 가치를 찾는 고객이 점점 늘고 있다"며 "와우 멤버십에 더 높은 수준의 비용 절감과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명품 플랫폼 파페치와 관련해서는 "인수할 의도는 없었지만 5억 달러를 투자해 거래액(GMV) 40억 달러에 달하는 업계 최고 서비스를 인수할 드문 기회였다"며 "몇 년 후에는 쿠팡이 어떻게 파페치를 고품질 비즈니스로 성장시켰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쿠팡의 실적은 매출, 영업이익 측면에서 국내 유통시장 강자인 이마트와 롯데쇼핑을 모두 뛰어넘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9조 4722억원을 기록한 이마트의 매출도 처음으로 넘어섰다. 이마트는 지난해 첫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하기도 했다.

롯데쇼핑도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보다 5.9% 감소한 14조 5559억원을 기록하며 쿠팡과의 매출 격차가 벌어졌다. 또 롯데쇼핑의 작년 영업이익은 5084억원으로 전년 대비 31.6% 신장했지만 쿠팡 영업이익보다는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국내 유통업계 시장 규모 순위는 이른바 '이마롯쿠'(이마트-롯데쇼핑-쿠팡)에서 '쿠이마롯'(쿠팡-이마트-롯데쇼핑)으로 재편됐다는 평가다. 이커머스업체가 전통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모두 제치고 유통시장 1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다만 아직까지 쿠팡에게 남은 과제 역시 산적해있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직구앱들이 초저가를 내걸고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화면서 유통업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알리익스프레스 앱 사용자 수는 717만 5000명으로 지난해 1월(336만 4000명)보다 113% 급증했다. 테무 앱 이용자 수도 지난해 8월 52만명에서 지난달 570만9000명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과로사 등과 관련한 노동계와의 갈등이나 최근 불거진 블랙리스트 논란 등도 풀어야할 숙제로 거론된다. 주요 제품 납품가를 둘러싼 국내 대기업과의 갈등도 극복해야할 문제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막대한 소매시장 지출이 이뤄지는 한국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고 타이완은 훨씬 작다"며 "2024년에도 계속해서 고객을 만족시키고 장기적인 주주 가치를 창출할 기회를 그 어느 때보다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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