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박스권 갇힌 동안 도요타 주가는 날개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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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박스권 갇힌 동안 도요타 주가는 날개 달았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2.16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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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삼성전자 제치고 아시아 시총 2위로 올라서
슈퍼 엔저 현상에 기업이익 개선 영향
하이브리드 집중 전략도 실적 개선으로 이어져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아시아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섰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아시아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섰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아시아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섰다. 7년 반 만에 삼성전자를 제친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대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것과는 달리 도요타자동차의 주가가 최근 견조한 상승세를 보인 것이 시총 순위의 변화로 이어졌다. 

최근 일본 증시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데다, 엔화 약세가 일본기업들의 이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도요타의 주가 강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日 도요타, 삼성전자 제치고 아시아 시총 2위로 등극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전날인 15일 종가 기준으로 도요타의 시가총액이 55조1772억엔(약 490조원)을 기록해 삼성전자의 시총(436조원)을 앞질렀다. 도요타 시총이 삼성전자를 넘어선 것은 7년 반 만의 일이다. 이로써 도요타는 대만 TSMC에 이어 아시아 2위 자리로 올라섰다. 아시아 시총 1위인 대만 TSMC의 시총은 17조900억대만달러(약 769조원)에 달한다. 

도요타는 최근 들어 주가가 강세 흐름을 지속했다. 도요타 주가는 2월 들어서만 13.9% 급등했고, 연초 이후로는 30%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2월 들어서 0.13% 주가 상승에 그쳤으며, 연초 이후로는 주가가 8.5% 하락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만 하더라도 도요타는 삼성과 TSMC를 앞질렀으나 2010년대 초부터 삼성전자가 반도체 및 휴대전화, 초박형TV 등에서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며 "삼성전자는 2016년 도요타를 앞질렀고, 2021년에는 도요타와 시총 차이가 두 배 이상 벌어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TSMC의 경우 반도체 강자로 자리를 잡으면서 2017년 도요타, 2020년 삼성전자를 차례로 제치며 아시아 시총 1위 자리로 올라섰다. 

TSMC, 삼성전자에 밀렸던 도요타 주가가 다시 강세를 보인 배경으로는 일본 주식시장의 고공행진과 엔저 현상에 따른 이익 개선을 꼽을 수 있다. 

닛케이225지수가 34년만에 3만8100선을 넘어서는 등 강한 랠리를 펼치고 있는데다, 달러·엔 환율이 150엔대로 재차 상승하는 등 슈퍼 엔저 현상이 나타나면서 일본 기업들의 이익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요타는 지난 6일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연결 기준 순이익이 전년대비 84% 증가한 4조5000엔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기존 전망치 대비 5500억엔 상향 조정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4조9000억엔으로 4000억엔 상향조정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슈퍼 엔저는 일본 주력 수출제품인 자동차 등 운수장비 수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슈퍼 엔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커지면서 일본 경제와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슈퍼 엔저 효과 커...하이브리드 집중 전략도 유효

도요타 주가는 여타 일본 자동차 주식의 수익률도 웃돈다. 이는 도요타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점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2023년 초 이후 도요타 주가의 상승률은 80%에 달하는데, 이는 같은 기간 혼다(69%), 닛산(47%) 등 여타 일본 자동차 회사는 물론 토픽스(34%) 상승률을 웃도는 것이다. 

골드만삭스 전문가들은 "도요타의 강점인 하이브리드 제품에 대한 잠재력을 시장이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이브리드 차량의 지속적 성장을 예상한다"고 언급, 도요타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도요타의 경우 2000년 1세대 프리우스를 시장에 내놓으며 하이브리드 차량의 선두주자로 자리를 잡았다. 테슬라에 이어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잇따라 전기차로의 전환에 나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에 집중하는 전략을 세웠는데, 최근 실적을 통해 하이브리드 성장세가 확인된 것이다. 

도요타의 영업이익률은 10%에서 14%로 개선됐는데, 이는 GM과 포드, 테슬라 등 여타 자동차 제조업체를 앞지르는 수준이다. 

모틀리풀은 이를 언급하며 "도요타가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를 우선시하는 올바른 전략적 결정을 내렸음을 투자자들에게 확신시켰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도요타는 전기차에 대한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일 도요타는 미국 남부 켄터키주 공장에 전기차 생산을 위해 약 13억달러(약 1조72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2025년부터 미 켄터키주 공장에서 북미지역 내 첫 전기차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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