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글로벌 증시 급제동...美 CPI가 조정 빌미되나
상태바
잘 나가던 글로벌 증시 급제동...美 CPI가 조정 빌미되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2.14 12: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증권가 "단기 변동성 확대 요인...여진 장기화 가능성 낮아"
금리인하 시점은 늦춰질 수 있으나 인하 가능성 소멸은 아냐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물가 둔화 속도가 더디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사진=연합뉴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물가 둔화 속도가 더디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고공행진을 펼치던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미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이 조정의 빌미가 됐다. 

예상치를 웃도는 CPI 상승률이 물가 불안을 자극하고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을 낮추며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한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1월 CPI 결과로 인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여진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이같은 판단의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 1월 CPI 이후 글로벌 증시 일제히 하락 전환 

13일(이하 미 동부시각)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미 CPI는 전년대비 3.1% 상승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2.9% 상승을 예상, 2%대 진입을 기대했으나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의 상승세가 이어진 것이다. 

음식 및 에너지를 제외한 코어 CPI 역시 전년대비 3.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 전망치(3.7%)를 웃돌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물가 둔화 속도가 더디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물가 상승 압력 확대로 고용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 부문의 타이트한 수급 환경을 확인했다"며 "상반기로 형성된 금리인하 시점 기대가 하반기로 밀릴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준의 관심도가 높은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확대된 점은 더욱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1~2개월 가량 인플레이션 지표를 추가 확인할 필요가 있겠으나 예상보다 더딘 둔화 흐름이 지속되면 금리인하는 6월 이후로 지연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쇼크'라고 평가할 정도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다시 높아졌고, 이는 글로벌 증시의 하락세로 이어졌다. 

5000선을 넘어서며 신고가를 새로 썼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재차 5000선을 내줬고,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코스피 지수 또한 이날은 1.2% 안팎의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도 유럽증시와 일본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의 글로벌 증시가 1월 CPI 발표 이후 조정을 겪는 모습이다. 

여타 가격지수의 변동성도 커졌다. 1월 CPI 발표와 함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3%대까지 급등했고, 달러·엔 환율은 3개월만에 재차 150엔을 상향 돌파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스인플레이션 현상 정체로 그동안 박스권 횡보를 보이던 각종 가격지수가 동시에 박스권을 이탈한 현상은 다소 부담스럽다"며 "단기적으로 금융 및 외환시장 경계감을 높일 것이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단기 변동성 확대 요인...중장기적 전망은 유지"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나 중장기적 전망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주장이다. 

물가 상승률의 둔화 속도가 완만하지만 둔화 추세에는 변함이 없고, 금리인하 시점 또한 다소 늦춰질 수 있으나,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완전히 소멸된 것은 아니라는 것. 

박 연구원은 "5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1월 CPI 발표 이전보다 낮아진 것이 분명하나,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소멸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라며 "미 연준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 기조의 추가 확인이 필요해졌지만, 하반기로 금리인하 시점이 지연됐다고 판단하기도 애매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있지만, 1월 CPI의 여진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히려 그간의 랠리로 인해 고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CPI가 건전한 조정을 이끌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CNN의 공포탐욕지수(Fear and Greed Index)상 극단의 탐욕 영역에 진입하는 등 과열 신호가 등장한 상태였다는 것.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를 언급하며 "이번 CPI 여진이 증시에 중간중간 가격 되돌림을 만들어낼 소지가 있기는 하다"며 "하지만 단기 과열 신호가 등장한 상태였기에 CPI가 조정의 명분을 제공한 것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월 CPI 값만 가지고서 증시 예상 경로를 전면적으로 수정하는 작업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한다"며 "사실상 데이터 의존적인 만큼 향후 발표되는 소비, 고용, 인플레 지표 변화에 따라 전일과 같은 시장 분위기가 얼마든지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1분기 매크로 불확실성으로 인한 변동성 장세에서 2분기 이후 상승 추세 전망을 유지한다"며 "현 시점에서 추가적인 지수 하락이 나타나더라도 9~10월처럼 매크로 악재로 인한 가격조정이 재현될 확률은 낮고, 적어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기간 조정에 그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