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짜오! 베트남] 베트남 설 '뗏' 7일간 연휴...텅빈도심 물류업체 배송지연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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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짜오! 베트남] 베트남 설 '뗏' 7일간 연휴...텅빈도심 물류업체 배송지연 잇따라
  • 호치민=강태윤 통신원
  • 승인 2024.02.11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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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윤 통신원
강태윤 통신원

[호치민=강태윤 통신원 ] 설 연휴를 지내는 베트남 역시 이달 초부터 호치민 시내 광장에는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입고 사진촬영을 하는 현지인들이 넘쳐났다. 

호치민시 중심부의 벤탄시장 광장은 오는 7월, 10년간의 공사 끝에 개통되는 호치민 전철 1호선 종착역이며, 공사로 인하여 오랜 기간 막혀 있던 광장공간이 전철역이 조성되면서 시민광장으로 변모했다. 설 명절 한달여 전부터 수많은 시민들의 설 맞이 사진촬영 명소가 됐다. 

올해 베트남의 설 명절인 뗏(Tết)의 공식 연휴는 2월 8일부터 14일까지 7일간인데 많은 근로자들이 공식 연휴기간 이전부터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많아, 특히 물류분야에서 배송 지연 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베트남 기업들은 송년회를 연말에 하지 않고, 뗏 2~3주 전부터 송년회를 하며, 호치민시 및 인근 도시들의 연회장, 식당들은 기업, 단체들의 수많은 직원들이 모여 송년회를 하는 음악소리와 건배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베트남 호치민시 벤탄시장앞 광장에서 설 맞이 사진촬영중인 시민들. 사진=강태윤 통신원
베트남 호치민시 벤탄시장앞 광장에서 설 맞이 사진촬영중인 시민들. 사진=강태윤 통신원

또 기업 및 개인간에 선물을 주고 받는 문화도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선물은 보통 와인 한 병과 베트남 전통차, 그리고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캐슈넛, 마카다미아 등의 견과류가 담겨있는 선물세트를 가장 많이 주고 받으며, 유통 기업들은 이 선물세트를 마트마다, 동네 상점마다 산더미 같이 쌓아 놓고 뗏 대목을 기대한다.

선물을 주고받고, 뗏 이전에 업무를 마감하기 위한 수많은 차량 및 오토바이들로 인하여 뗏 2~3주 전부터 호치민 시내 및 주변 도로의 차량 정체는 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차량의 증가속도에 비해 도로 확대 속도가 현저히 늦으며, 도로를 차량들과 나눠 쓰고 있는 오토바이들의 숫자도 증가하는 것이 원인이다.     

한 시민이 뗏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한 시민이 뗏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뗏이 임박하면 호치민시에서 외곽으로 향하는 도로들은 귀성을 하려는 차량과 오토바이들의 행렬로 북새통을 이룬다. 예전에는 한가족이 오토바이 한 대에 의지하여 몇 백 킬로미터를 가야 하는 힘든 여정을 많이 했으나, 이제는 승용차나 버스를 많이 이용하며, 항공편을 이용하여 귀성하는 사람들도 많아 호치민시의 떤선녓(Tan Son Nhat)공항도 역시 북새통을 이룬다.  

귀성차량 행렬이 이어지는 호치민시 외곽도로. 사진=유튜브캡처
귀성차량 행렬이 이어지는 호치민시 외곽도로. 사진=유튜브캡처

베트남이 개방되고 투자가 이어지던 2000년대 초반까지, 뗏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간 근로자들이 많게는 50%까지 돌아오지 않는 사례가 있었으며, 기업 인사책임자들은 매우 당황했었다. 고향에서 친구들을 만난 젊은 근로자들은 친구가 일하는 회사 또는 공장이 자신이 받고 있는 급여보다 조금이라도 많으면 미련없이 떠나는 사례가 많았었다. 이제는 그 비율이 많이 줄어 들긴 했지만, 아직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뗏은 인력의 턴오버가 일어나는 기간으로 인식하고 긴장하기도 한다.

차량이 넘쳐나던 호치민시 도심 도로는 뗏 연휴기간 동안 거짓말처럼 텅 비어 버렸다. 뗏 기간에 베트남을 찾은 외국인들은 택시기사도, 차량공유 서비스인 그랩(Grap) 기사들도 고향으로 떠나버려, 남아있는 소수의 기사들이 운행하는 택시를 타게 되면 행운이다.

도저히 차량으로 이동할 수가 없어, 숙소 근처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곳만 가게 되지만, 많은 식당도 문을 닫고, 대부분의 마트마저 뗏 당일에는 문을 닫기 때문에 오도가도 못하고 먹을거리도 찾기 어려운 촌극이 연출되기도 한다. 

뗏 기간 베트남 여행은 피하는게 낫다. 주요 관광지는 그나마 뗏기간에도 운영하긴 하지만, 뗏 기간 모든 서비스에는 뗏 팁을 지급해야 한다. 

 ●강태윤 베트남 통신원은 성균관대 무역학과 졸업 후 LG상사 등에서 근무했다. 지난 2012년부터 라오스, 미얀마, 태국 등지에서 일하면서 생활하고, 현재는 베트남 호치민 시티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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