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NOW] 슈퍼볼로 온 미국이 ‘들썩’... 입장권 평균 9815달러, 판돈 231억 달러 신기록
상태바
[아메리카 NOW] 슈퍼볼로 온 미국이 ‘들썩’... 입장권 평균 9815달러, 판돈 231억 달러 신기록
  • 애틀랜타(미국)=권영일 칼럼니스트
  • 승인 2024.02.11 23: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게임 규칙 모르면 ‘왕따’ 
올해 슈퍼볼 시청자 약 1억1500만명으로 추정
현대차· 기아, 슈퍼볼 TV광고 참여
TV 30초 광고 약 94억원 추정
권영일 칼럼니스트
권영일 칼럼니스트

[애틀랜타(미국)=권영일 칼럼니스트]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캔자스시티 치프스냐, 아니면 4년 전 패배를 설욕하고자 벼르는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냐.’

올해 슈퍼볼이 코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관련 이야기가 미국 전역을 뒤덮고 있다. 매스 미디어는 물론, 일상대화에서도 가장 주된 관심사이다. 미식축구 규칙을 모르면 ‘왕따’를 당하기도 한다. 

아메리칸 풋볼 리그( NFL) 결승전인 슈퍼볼은 미국 최대 스포츠 축제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경기 스포츠 이벤트이기도 하다. 

올해로 58회째를 맞는 이 경기는 오는 11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Las Vegas) 얼리전트 아레나에서 펼쳐진다. 

매년 2월 두 번째 일요일 개최되는 슈퍼볼은 추수감사절 다음으로 식품 소비가 가장 높은 날이다. 이날 하루 동안 온 미국이 들끓는다. 과거 냉전시절 만약 소련(현 러시아)이 미국을 침공한다면 슈퍼볼 선데이가 개전일이 될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7전 4선승제인 월드 시리즈(야구), NBA 파이널(농구) 등과는 달리 오로지 단 한 번의 승부로 우승팀이 갈린다는 점이 슈퍼볼의 특징이자 묘미이다. 그만큼 긴장감이 높다 

이날은 술집이란 술집은 가득 차고, 일반 가정집에서도 친구, 친척들이 모여 이른바 ‘슈퍼볼 파티(Super Bowl Party)’를 하는 게 오래된 전통이다. 

올해의 경우 슈퍼볼 경기 결과를 맞히는 도박 판돈이 무려 231억 달러(약 30조 5천억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도박협회(AGA)는 성인 4명 가운데 1명에 해당하는 6천800만명이 슈퍼볼 경기에 배팅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무려 35%가 많은 숫자이다.

판돈의 규모도 역대 최고액인 지난해 기록(160억 달러·21조1천억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입장권 구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

입장권을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다. 올해의 경우 입장권을 사기 위한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겁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3%가 올해 슈퍼볼을 직접 시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0%포인트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입장권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현지언론들은 이와 관련, "올해 입장권은 평균가 기준 역대 가장 비싼 가격"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실제 입장권 재판매업체 틱픽(TickPick)에 올라온 올해 슈퍼볼 현재 입장권 평균 가격은 9,815달러(약 1,3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평균 가격인 5795달러보다 두 배 가까운 액수이다. 그동안 가장 비싼 가격은 지난 2021년 7046달러였다.

입장권 가격이 이렇게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 우선 라스베이거스에서 처음으로 열린다는 것이 큰 변수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게다가 이번 경기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두팀이 또다시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결전을 벌이는 것, 그 자체로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다른 입장권 재판매 업체인 스텁허브(StubHub)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샌프란시스코 팬 덕분에 판매가 호조세라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실제 이번 슈퍼볼에 그녀의 참석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스위프트는 지난해 시작한 콘서트 투어가 폭발적 반응을 얻으면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셀레브리티(Celebrity·유명인) 가운데 한 명으로 등극했다. 그녀는 현재 캔자스시티 공격수 트래비스 켈시와 공개 연애 중이다. 최근 켈시의 경기를 응원하기 위해 10차례나 경기장을 찾았다. 캔자스시티가 볼티모어를 따돌린 경기에서는 승리가 확정되자 그라운드로 내려가 켈시와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스위프트의 일본공연(7 -10일)과 슈퍼볼 일정이 겹치면서 참석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동에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팝스타 어셔가 올해 슈퍼볼의 하이라이트이다. 하프타임 쇼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그가 어떤 무대를 꾸밀지도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어느 때보다 즐길 포인트가 많은 올해 슈퍼볼이다.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을 앞두고 10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슈퍼볼 그래픽이 상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을 앞두고 10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슈퍼볼 그래픽이 상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슈퍼볼, 최고의 광고판 

슈퍼볼은 최근 10여 년간 미국에서 연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스포츠 경기이다. 올해 슈퍼볼은 약 1억1510만명이 시청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슈퍼볼 광고는 인류 역사상 최대의 광고판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기준 광고 단가는 초당 2억8000만원을 넘나들었고, 지난 20년간 200%나 뛰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슈퍼볼 30초 광고의 평균 비용은 지난해와 같은 700만 달러(약 94억 원)가 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나마도 이미 오래전에 완판됐다.  

특이한 것은 전통의 터줏대감인 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빅3’가 빠진 것이다. 세계 최대의 글로벌 자동차 기업인 토요타도 광고주 명단에서 빠졌다. 

노조 파업과 전기차 성장세 둔화 여파가 주된 원인이다. 지난해 6주간 대대적으로 이어진 전미자동차노조 파업으로 ‘빅3’는 모두 93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전기차 성장 부진도 찬물을 끼얹었다.  각 회사는 이에 따라 긴축을 선언한 상태다. 그 빈자리를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공략하고 있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은 슈퍼볼에 앞서 지난달 NFL 콘퍼런스 챔피언십 경기 TV 중계방송에 '디 올 뉴 싼타페'를 홍보하는 60초 분량의 광고를 내보냈다. 기아도 이번 슈퍼볼 광고를 통해 전기자동차 EV9의 이름을 미국 소비자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킨다는 복안이다.

한편,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아레나는 지난 2020년 개장했으며, 6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개폐식 돔구장으로 건설에만 18억 달러가 소요됐다. BTS와 블랙핑크 등 K-pop 그룹이 공연을 펼친 곳이기도 하다.

● 권영일 칼럼니스트는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1985년 언론계에 발을 내딛은 후, 내외경제신문(현 헤럴드경제신문)에서 산업부, 국제부, 정경부, 정보과학부, 사회부 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현재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다.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