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코스피 이전' 카드 꺼낸 '에코프로 형제', 연휴이후 주가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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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분할·코스피 이전' 카드 꺼낸 '에코프로 형제', 연휴이후 주가 향방은
  • 이예한 기자
  • 승인 2024.02.1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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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에코프로
사진제공=에코프로

[오피니언뉴스=이예한 기자] 코스닥 대장주인 에코프로형제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주가 액면분할과 코스피 이전 상장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각자 꺼내들면서 설 연휴 휴장 전 주가 급등을 보였다.

지난 7~8일 에코프로는 이틀 간 25.67% 오른 64만 8000원에, 에코프로비엠은 12.35% 상승한 24만 3500원에 거래됐다. 

이차전지주는 올해 들어 업황 부진 우려와 대규모 적자 우려로 인해 주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 첫 개장일(1월 2일)부터 지난 2일까지 한 달간 에코프로는 14.79%, 에코프로비엠은 19.8% 하락했다. 에코프로의 액면분할과 에코프로비엠의 코스피 이전 상장이라는 상당한 호재로 인해 주가 반등세를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을 받고 있다.

어닝쇼크로 잃은 투심 액면분할로 회복하나

에코프로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1224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시장 전망치인 610억원을 한참 밑도는 '어닝쇼크'다. 회사 측은 광물 가격 하락과 전방 시장의 수요 위축이 예상보다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 등 악화되는 업황에 실적 부진을 예상하긴 했지만 어닝쇼크가 공식화되자 투자심리는 더욱 약화됐다.

이를 의식한 듯 에코프로는 지난 7일 주당 액면분할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주당 액면가를 기존 500원에서 100원으로 낮추면서 1주를 5주로 분할하는 액면분할을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발행주식수는 기존 2662만 7668주에서 1억 3313만 8340주로 5배 늘어난다. 이달중 이사회를 열어 액면분할 안건을 의결하고 다음달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주당 가격을 5분의 1로 낮추는 대신 그만큼 주식수를 늘리는 것이다. 고가의 주식을 액면분할해 소액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여서 주식 거래를 촉진하고 주주 가치를 높이자는 취지다. 이는 대표적인 주주 친화 정책이다.

에코프로비엠, 코스피 이전 상장 기대감 증폭

에코프로비엠도 지난 7일 코스피 이전 상장 소식이 나오면서 주가 급등세를 타는 등 이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된 모습이다.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부사장은 실적발표회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검토 중에 있다"며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시 코스피200 편입 등에 따른 패시브 자금의 유입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는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이전 상장 검토를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김 부사장은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과 관련해 현재까지 구체적인 이전 시기 및 방식에 대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며, 해당 내용이 확정될 경우 이사회 결의 및 공시를 통해 안내하겠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개인투자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할 경우 국내외 기관 투자자 및 외국 투자가들의 자금 유입으로 주가 안정성과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에코프로 6개월 주가 그래프. 사진=구글
에코프로 6개월 주가 그래프. 사진=구글
에코프로비엠 6개월 주가 그래프. 사진=구글
에코프로비엠 6개월 주가 그래프. 사진=구글

증권가, "올해 실적 부진 불가피"

회사와 시장의 들뜬 기대감과는 달리 증권가는 이에 대해 단기적인 현상일 뿐 꾸준한 상승 흐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이 안정적이라도 이전상장과 같은 수급 이벤트는 일회성적인 주가 변동 요인에 불과하다"며 "현재 배터리 업계는 업황 둔화와 미국 대선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도 함께 겪고 있다"고 밝혔다.

리튬 가격 전망이 불투명한 점도 리스크다. 전기차 소비심리가 약화하며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이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취하고 있고 배터리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리튬 가격이 단기간에 반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부진한 실적도 주가 하락의 요인 중 하나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수산화리튬 가격 하락세를 감안하면 2분기까지 판가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올해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판가가 15% 하락하면 연간 기준 매출 성장세도 멈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 셀 업체의 보수적인 판매 전략을 감안하면 실적이 단기간에 반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업황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면서도 "에코프로비엠의 업황·주가는 상반기에 바닥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재료 가격 방향성이 핵심 변수"라며 "채굴기업들의 감산 가능성이 커지며 원재료 가격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목표주가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27만원에서 20만으로 대폭 내렸고 이외에 신한투자증권(30만원→26만원), RHK 키움증권(29만원→27만원), NH투자증권(35만원→29만원)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출하량과 판가 모두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 실적 부진도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글로벌 이차전지 셀, 소재 업종 평균 대비 이미 엄청난 프리미엄이 반영되어 있어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단기 성장률 둔화는 예견된 사실이며, 올해 실적에 대한 시장의 현재 컨센서스가 낮아질 필요가 있다"며 "니켈·코발트·망간(NCM) 중심의 부진이 지속될 것이다. 올해 연간 매출액 8조1000억원, 영업이익 4213억원인 시장 컨센서스는 하향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5000억원, 1778억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에코프로도 주요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주가는 42만원으로 내려갔고 전망치는 기존 1조 1441억원에서 5005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전방 산업인 전기차 시장은 올해 초까지 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라며 "2차전지 종목의 회복에 대한 기대는 점진적으로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그룹주가 액면분할과 코스피 이전 상장이라는 호재를 업고 다시 상승랠리를 펼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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