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 배당 늘리고 자사주 소각..."주주환원율 높여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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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금융, 배당 늘리고 자사주 소각..."주주환원율 높여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4.02.08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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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금 확대ㆍ자사주 소각 주주환원 강화
4대 금융 주주환원율 모두 30%대로 올라서
4대금융그룹 본사. 왼쪽부터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 사진 제공=각사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국내 주요 금융사들이 일제히 주주 배당금을 높여 잡았다. 해외 은행 대비 낮은 배당성향이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끌어내려 주식 저평가에 일조한다는 지적 때문이다.

주주환원율을 올리기 위해 자사주 매입·소각도 대규모로 단행하고 있다. 당국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국내 주식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고 발표한지 약 한 달만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8일 신한금융그룹을 끝으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경영실적 발표가 모두 마무리 됐다. 각사의 2023년 당기순이익은 KB금융 4조6319억원, 신한금융 4조3680억원, 하나금융 3조4516억원, 우리금융 2조51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실적 발표회에서 최근 고금리 기조로 높은 순이익을 올린 데 따라 주주환원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금융당국이 저PBR 기업을 집중 관리하겠다고 공언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금융사들은 우선 이익금의 일부를 주주에게 돌려주는 배당금 규모를 키웠다. KB금융은 연간 주당 배당금을 지난 2022년 2950원에서 2023년 3060원으로 올렸다. 신한금융의 배당금도 2065원에서 2100으로, 하나금융도 3350원에서 3400원으로 높아졌다. 우리금융은 1130원에서 1000원으로 낮췄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로 실시될 예정이다. 자사주 소각은 주식 수를 줄여 주식 가치를 올리는 효과가 있다. 장기적으로 주식을 보유하는 입장에서는 자사주가 소각되는 비율만큼 자신의 지분율이 올라가는 것이다.

KB금융은 지난해 572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해 2720억원을 소각했다. 지난 7일에는 3200억원을 추가로 매입해 소각하기로 의결했다. 신한금융은 그 규모가 지난해 4859억원, 올 1분기 1500억원이다. 하나금융 역시 지난해 1500억원, 올해 30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소각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000억원에 이어 올해 1380억원을 추가 진행한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액의 합을 순이익으로 나눈 주주환원율은 4대 지주 모두 30%대로 올라섰다. 연간 순이익의 30%가량을 주주들에게 돌려준다는 뜻이다.

KB금융의 총주주환원율은 지난 2022년 33%에서 37.5%로 전년 대비 4.5%포인트 올랐다. 신한금융은 30%에서 36%로, 하나금융은 27.4%에서 32.7%로, 우리금융은 26.2%에서 33.7%로 증가했다. 공통 목표는 환원율을 50%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시장은 국내 금융사들의 지나치게 낮은 주주환원율이 가치 저평가의 원인이라고 지목해왔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달 국내 상장 은행지주들에 주주환원정책의 이행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보냈다. 얼라인은 국내 은행주의 주주환원율이 최소 50%로 인상할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해외 은행들의 평균 주주환원율은 64%다. 지난 5월 KB증권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의 은행의 환원율은 평균 68%, 37%였다. 미국은 그 비율이 92%에 이르렀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기업의 주주환원 확대에는 한계가 있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김윤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대체로 일본의 사례를 참고한 형태로 고질적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좋은 시도”라면서도 “국내 기업의 주주환원 확대 여력이 일본 대비 크지 못하다는 점에서 정책 효과가 일본만큼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배당 확대는 기업의 안정적 현금흐름이나 순현금을 기반으로 가능한 것”이라며 “제조업과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구조 특성상 시클리컬(싸이클을 타는 업종)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실적의 안정성이 떨어지므로 정책에 의한 배당 확대를 한다 하더라도 향후 주주환원 정책 지속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금융권 역시 최근 역대급 순이익을 올릴 수 있었던 건 세계적으로 지속된 고금리 기조의 영향이 크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피벗(정책전환)이 예고됨에 따라 실적은 언제든 급반전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김윤정 연구원은 이어 “자사주 매입과 처분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라기보다 기업의 사업 재원 마련을 위해 활용되는 관행적인 부분을 먼저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사주 취득 사유 과반은 주주가치 제고지만 자사주 처분이 꼭 주주환원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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