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는 테슬라에 국내 이차전지株 우수수...반등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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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이는 테슬라에 국내 이차전지株 우수수...반등 쉽지 않네
  • 이예한 기자
  • 승인 2024.02.0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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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사진=연합뉴스
테슬라.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이예한 기자] 테슬라가 연달은 악재에 간밤 큰 폭 하락하면서 국내 이차전지주도 이날 줄줄이 하락세다. 작년 증시 트렌드를 이끌던 이차전지주는 올해 들어 전기차 수요 둔화와 배터리 업황 불확실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증권가는 이에 전기차가 후퇴하면서 이차전지주의 업황은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며 흐린 주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테슬라는 5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3.65% 내린 181.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5월 19일(180.14달러) 이후 약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오너리스크까지 안은 테슬라...어디까지 떨어지나

간밤 테슬라의 주가 하락은 독일 소프트웨어 업체 SAP가 테슬라의 전기차를 더는 구매하지 않을 것이라는 언론보도에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과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독일 일간지 한델스블라트는 2만 9000대의 차량을 보유한 SAP가 테슬라 차량 구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회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유는 차량 인도 일정을 제 때 맞추지 않는 점과 차 가격이 자주 변경돼 구매 계획 수립이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수요가 위축되는 조짐이 나타난 것에 더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달 24일 실적 발표에서 올해 성장률이 작년보다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고 밝힌 이후 테슬라 주가는 내림세를 걷고 있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가 전현직 이사들과 함께 파티를 즐기면서 마약을 복용했고, 다른 이들에게도 마약 복용을 강요하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테슬라는 오너 리스크까지 떠안게 됐다.

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 회사인 테슬라, 스페이스X 등의 전현직 이사진이 이같은 압박을 느꼈다고 전했다. WSJ은 앞서 지난달에도 머스크의 마약 복용 의혹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이사진을 포함한 머스크 측근들은 "머스크가 이들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줬기에 기분을 상하게 하길 원치 않아 그와 함께 마약을 복용해야 할 것 같이 느꼈다"고 했다. 머스크와 그의 변호사는 이같은 의혹에 아무런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도 어닝쇼크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테슬라가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51억 6700만달러, 주당순이익(EPS)은 0.71달러를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는 매출 256억달러, 주당순이익 0.74달러로, 매출과 EPS 모두 시장 예상치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테슬라에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미국 전기차 대형주 테슬라의 약세에 국내 이차전지주도 함께 흔들리고 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3.08%(1만 2000원) 내린 37만 7000원에, POSCO홀딩스는 2.13%(9500원) 내린 43만 7000원에 거래됐다. 삼성SDI(-3.36%), 포스코퓨처엠(-1.89%) 등도 약세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3.79%(8500원) 떨어진 21만 6000원에, 에코프로가 5.74%(3만 1000원) 내린 50만 9000원에 거래됐다. 이차전지주는 개인과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도 압력이 거셌다. 연초부터 지난 2일까지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650억원, 250억원어치 순매도했고, 에코프로는 개인이 1500억원 팔아치웠다.

삼성SDI의 경우 외국인이 5960억원 순매도했고 출회된 물량은 대부분 개인이 소화했다. 이에 삼성SDI의 외국인 보유 비중도 연초 44.9%에서 2일 43.3%로 1.6%포인트 낮아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기관이 주로 순매도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 6개월 주가 그래프. 사진=구글
LG에너지솔루션 6개월 주가 그래프. 사진=구글
에코프로 6개월 주가 그래프. 사진=연합뉴스
에코프로 6개월 주가 그래프. 사진=연합뉴스

증권가, "이차전지주 반등 쉽지 않을 듯"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차전지주의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이차전지 업종 주가 흐름은 박스권 내에서 변동을 거듭할 것"이라며 "특히 완성차 업체(OEM)들의 높은 전기차 재고수준이 안정화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배터리 셀, 소재 업체들의 실적 하락세는 올 1분기까지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다만 통상적으로 주가는 우려를 선반영하는 경향이 있다"며 "주요 지역들의 전기차 판매량이 현 시점보다 크게 악화하지 않는다면 주요 업체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이 예정된 이번달 중순경 단기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추세를 되돌리려면 (미국의 배터리 관련) 정책이 바뀌든지 업황이 바뀌어야 하는데, 정책도 업황도 나쁘다 보니 방향을 돌리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며 "추세 하락 중 간헐적 반등이 일어났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차전지 내림세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여긴 투심이 일어날 거란 분석도 나온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섹터는 수익성 악화 및 올해 역성장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우호적 외부 환경으로 인해 상반기까지는 밸류에이션보다는 모멘텀이 주가 트리거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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