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대표주자 금융주 이틀째 숨고르기...매수 기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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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 대표주자 금융주 이틀째 숨고르기...매수 기회일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2.06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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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주, 비싸지 않다"...우상향 추세 이어질 듯
"보험 및 증권, 과도한 기대감 자제해야...선별적 접근 필요"
정부와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금융주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와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금융주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정부와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금융주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일과 6일에는 그간 많이 오른 데 따른 차익실현 욕구 강화로 금융주의 약세 흐름이 포착됐는데, 이를 매수의 기회로 삼을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업종 내에서도 선별적인 흐름이 예상된다며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할 때라고 조언하고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에 금융주 동반 급등세

최근 주식시장의 화두는 단연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관련주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논의가 시작된 이후 저PBR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대표적인 저PBR주로 꼽히는 금융업종의 주가 반등이 두드러졌다. 

특히 지난 1월31일 하나금융지주가 3000억원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발표하면서 금융주, 특히 은행주의 주가 반등을 더욱 강하게 이끌었다.

지금까지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은행 업종이 주주 환원을 확대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었으나, 하나금융의 발표가 이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진 것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일 보고서를 통해 "은행 업종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정책 기대감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신뢰할만한 단서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최근 소상공인 및 특정 업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은행 업종에게 경기 하방에 대한 책임을 공유하도록 요구되어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주주 환원을 확대할 수 있을지 확인이 필요했다"며 "하나금융지주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발표하면서 은행의 주주환원 확대가 가능하다는 단서가 제공됐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은행업종 지수는 지난 1월22일부터 지난 2월 2일까지 꾸준히 상승하면서 KRX 업종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이 중 하나금융과 KB금융은 지난 한 주간 각각 24.6%, 23. 6% 급등, 2주 연속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여타 은행 및 보험, 증권 등 금융주 또한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SK증권에 따르면, 1월26일부터 2월2일까지 1주일간 시중은행의 주가 상승률은 12~23%, 기업은행 및 지방은행의 경우 9~13% 상승세를 보였다. 보험의 경우에도 손해보험 18~34%, 생명보험 14~33% 등 코스피 상승률(6%)을 크게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험 및 증권, 과한 기대감은 자제해야 

지난 5일과 6일 오전에는 하나금융이 각각 1%대 하락세를 지속하며 금융업종 전반이 숨고르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을지 여부를 고민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기대감과 실현 가능성을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먼저 보험업종의 경우 은행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은행업종과는 달리 보험업종의 경우 규제 관련 리스크가 남아있는데다, 단기간 내 주주 환원을 큰 폭으로 확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보험의 경우 은행과 상황이 일부 다르다고 판단한다"며 "K-ICS 제도 관련한 불확실성이 남아있고, 금융당국의 과도한 배당 자제 권고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은행 수준의 구체적인 자본 정책이나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 등을 시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감안할 때 최근 높아진 변동성 속에서 단순히 낮은 PBR 수준에 기반한 접근이나 주주 환원에 대한 과한 기대감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회사의 전반적인 펀더멘털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업종의 경우에도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업종인 증권, 보험, 은행업종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수준이 코스피와 비슷함에도 PBR 0.4배로 코스피 PBR 0.9배의 절반 수준이며 저평가받고 있어 당분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를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다만 증권업종은 부동산 PF 익스포저에 대한 우려가 잔존하고 있어 관련 우려 해소 전까지 밸류에이션 상승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부동산 PF 익스포저가 낮고 주주친화적 주주환원정책을 제시하는 증권사에 대해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할인율 하락에 대한 가능성과 기대가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단순히 모든 주식들이 PBR 1배에 도달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금까지의 시장 가격 형성을 부정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판단한다"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민·관의 협력이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질 수는 있으나 단순하게 특정 수준만을 기준으로 급등세를 추종하는 것이라면 반작용으로 그에 상응하는 급락세가 나타날 수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은행주는 여전히 긍정적 "비싸지 않다"

반면 은행업종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5일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1년 8개월만에 'Positive(긍정적)'로 상향조정했다. 

그는 "은행에게는 정책의 구체적 내용은 중요하지 않고, 주주환원 제고의 의지와 능력을 억제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자사주 정책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만 있어도 리레이팅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 역시 5일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하고, 전 은행 및 은행 지주사들의 목표주가를 18% 상향조정했다. 

최 연구원은 "저PBR 종목의 기업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확고해 만약 주주환원 확대가 은행 전반에 나타날 경우 수혜가 상당할 수 있는데다 8%대 ROE 등 양호한 수익성 대비 PBR이 0.37배로 현저한 저평가 상태에 있어 최근 상승에도 여전히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기서 PBR이 더 상승한다 해도 비싸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따라서 중장기 방향성은 우호적일 수 밖에 없으며 기대 심리는 한동안 지속될 공산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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