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에서 더 잘 팔린다…'스몰 럭셔리' 소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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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속에서 더 잘 팔린다…'스몰 럭셔리' 소비 확대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4.01.29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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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장기화에 소소한 사치로 '가심비' 찾는 소비자 늘어
'니치 향수'로 옮겨간 명품 수요…21만병 판매
식품·외식업계 '프리미엄 식재료' 활용 제품도 인기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국내 독점 유통을 맡은 꾸레쥬(Courrèges)의 향수 라인 꾸레쥬 퍼퓸. 사진제공=신세계인터내셔날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높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스몰 럭셔리' 소비 트렌드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허리띠를 졸라매면서도 향수 같은 사치품이나 프리미엄 식재료를 사용한 외식 메뉴에 지갑을 여는 상반된 소비 경향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특히 희소성이 높은 니치 향수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자 패션업계는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나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디지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가 새해를 맞아 공개한 2023 연간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에스아이빌리지에서 판매된 향수의 총량이 전국 20~30대가 인 당 13번씩 뿌릴 수 있는 양으로 나타났다.

먼저 지난해 에스아이빌리지에서는 약 21만병의 니치 향수가 판매됐다. 향수 1병당 평균 용량 75ML를 기준으로 했을 때 총 1만 6000L가 판매된 것으로, 이는 대한민국 전체 20~30대 인구인 1270만명이 인당 13번씩 뿌릴 수 있는 분량이다.

니치 향수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제품은 딥티크의 ‘오 드 퍼퓸 플레르 드 뽀’ 였으며, 뒤를 이어 바이레도의 ‘라 튤립 오 드 퍼퓸’, 산타마리아노벨라의 ‘프리지아 오 드 코롱’ 순으로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럭셔리 패션하우스 꾸레쥬(Courrèges)의 향수 라인 꾸레쥬 퍼퓸의 국내 독점 유통을 맡는 등 향수 브랜드를 꾸준히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앞서 지난해 6월 프랑스 니치 향수 힐리(HEELEY), 7월 이탈리아 럭셔리 프래그런스 쿨티(CULTI), 9월 이탈리아 뷰티 브랜드 돌체앤가바나 뷰티(DOLCE&GABBANA BEAUTY)를 연이어 론칭하며 지난해만 총 4개의 신규 향수 브랜드를 선점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한섬도 향수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아르헨티나 니치 향수 브랜드 '푸에기아 1833(FUEGUIA 1833)' 국내 1호점을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선보였다.

푸에기아1833은 지난 2010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설립된 럭셔리 니치 향수 브랜드로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비롯해 미국 뉴욕, 이탈리아 밀라노, 영국 런던, 일본 도쿄 등에서 매장을 운영중이다. 각 제품을 1회 생산 시 1000병 이하로 한정 생산하며, 향수병에 생산년도와 고유번호를 기입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대는 30ml 기준 20~90만원 대, 100ml 기준 40~150만원 대다.

LF는 최근 프랑스 니치 향수 편집숍 ‘조보이(JOVOY)’를 통해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 ‘소라 도라(SORA DORA)’를 국내 론칭하는 등 니치 향수 사업 확대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1900년대 포르투갈 이민자 앙투안 소라 도라의 이름을 딴 ‘소라 도라(SORA DORA)’는 4대 가문에 걸쳐 명망 있는 향수 브랜드로 성장한 프랑스 니치 향수 브랜드다. 2021년 론칭 후 조보이 파리 편집샵에 입점해 론칭 첫 해 조보이 전체 160여개 브랜드 중 20위에 오르며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모으고 있는 ‘루키 브랜드’다.

LF 관계자는 “국내 향수 시장은 앞으로도 ‘니치 향수’가 더욱 주도할 것이라는 시장 예측 가운데, 남들이 모르는 색다른 향 탐색에 집중하는 고객들의 소비 패턴을 반영해 파리 현지에서 뜨고 있는 핫한 신진 브랜드를 국내 향수 마니아 고객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써브웨이 시즌 한정 신메뉴 '랍스터 컬렉션' 포스터. 사진제공=써브웨이
써브웨이 시즌 한정 신메뉴 '랍스터 컬렉션' 포스터. 사진제공=써브웨이

식품·외식업계도 '스몰 럭셔리'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급스러움과 탄탄한 구성으로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를 만족시키는 먹거리를 통해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캐나다산 랍스터, 제철 통영 굴과 같은 호화 식재료를 활용한 신메뉴부터 ‘프리미엄’을 전면에 부각한 각종 간편식까지 종류 또한 다채롭다.

써브웨이는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시즌 한정 신메뉴 ‘랍스터 컬렉션’ 2종을 선보였다. 샌드위치에 랍스터 통살이 담긴 ‘랍스터 샌드위치’와 랍스터. 통새우가 조합된 ‘하프 랍스터&하프 쉬림프 샌드위치’로 구성됐다. 랍스터 컬렉션은 매장 별로 매일 제한된 수량만 판매하는 한정 메뉴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한 달여 만에 판매량 15만개를 넘어서며 단숨에 인기 메뉴 반열에 올랐다. 출시 두 달째에 접어 들었지만 오전 중 ‘조기 품절’을 알리는 매장이 속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크리스탈 제이드는 ‘해륙진미’를 콘셉트로 신선한 식자재를 활용한 겨울 시즌 메뉴를 내놓았다. 먼저 통영산 굴을 넣은 시즌 한정 메뉴를 선보였으며 로드샵에 한정해 구황부추를 활용한 메뉴를 출시했다. 올 겨울에는 구황부추에 돼지고기를 곁들인 ‘구황부추 돼지고기 볶음’과 딤섬, 요리, 식사를 함께 구성한 한정 코스를 판매한다.

아워홈은 프리미엄 간편식 신제품 2종 ‘구씨반가 전복 소갈비탕’과 ‘싱카이 탕수육’을 출시했다. 구씨반가는 구자학 아워홈 선대회장의 뜻을 이어 지난해 론칭한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로, 경남 진주 명문가인 구씨 가문의 전통 음식을 간편식으로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경기로 일상 속 소비를 줄여가고 있는 소비자들이 소소한 사치를 통해 만족감을 얻으려고 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며 "올해도 경기 침체로 인한 불황형 소비가 강화되면서 스몰 럭셔리 제품에 대한 수요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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