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 선거 D-1'...농업인에 실익 가져다 줄 후보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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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장 선거 D-1'...농업인에 실익 가져다 줄 후보는 누구?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4.01.24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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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만의 직선제 선거...조합장 1111명 투표
농업 기금 적립·지주사 통합부터 민생 공약까지
강호동·조덕현·송영조 유력...출신도 견해도 달라
NH농협 홈페이지 선거운동게시판 직접 운영 중
서울 서대문구의 농협중앙회 본사 사옥 전경. 사진 제공=농협
서울 중구의 농협중앙회 본부 전경. 사진 제공=농협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의 신임 회장 선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20만 농업인구와 200만 농협 조합원을 아우르고 농협경제·금융지주 산하의 30여개 계열사, 10만 임직원을 거느리는 자리인만큼 차기 회장이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각 후보들은 농업 기금 적립, 지주사 통합 등 거시적 공약부터 청소년 대상 급식사업, 농업인 전용병원 운영 등 민생 공약까지 내놓으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오는 25일 서울 중구 본부에서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연다. 지난 2007년 이후 17년만의 직선제 선거로 지역농축협 조합장 등 1111명의 투표로 신임 회장이 결정된다.

조합원 수가 3000명 미만인 곳(970곳)의 조합장은 한 표, 3000명 이상인 곳(141곳)은 두 표를 행사한다. 총 행사되는 표는 970표에 282표를 더한 1252표다.

24일 기준 후보자는 ▲경상권의 황성보 동창원농협조합장(출신지 경남),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경남), 송영조 부산금정농협조합장(부산) ▲충청권의 조덕현 동천안농협조합장(충남) ▲수도권의 임명택 전 NH농협은행 언주로지점장(충남), 이찬진 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경북), 정병두 고양시을 선거구 국회의원 예비후보(서울) 일곱명이다.

(왼쪽부터)강호동·조덕현·송영조 농협중앙회장 후보자. 사진 제공=농협중앙회 홈페이지 

인지도나 평판 등을 고려했을 때 당선 가시권에 있는 인물은 강호동·조덕현·송영조 세 후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청년농 육성, 조합장의 경영참여 확대, 도시농협의 농업부문 역할 제고, 연말 추가정산 1조원 확보, 중앙회와 경제지주 통합 등의 공약을 내놨다.

농업인의 실익이 될 정책으로는 농업인 의료시설 운영, 하나로마트 활성화, 자동차보험 진출, 스마트팜 확대 등을 발표했다.

◆강호동·1963년생·경남 합천·경북대

강호동 후보는 우선 농협의 숙원사업인 자동차보험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농작업용 자동차와 가정용 자가용을 함께 유지해야하는 농업인에게 특화된 보험과 부대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자동차보험을 농협 경제사업과 연계하고 농촌 특성도 반영할 계획이다.

하나로마트 장려금은 현 500억원 수준에서 1000억원으로 확대해 농촌 지역의 작은 하나로마트로까지 혜택을 넓힌다. 현재 장려금은 매출액 위주로 배분되는데 이를 일정 부분 균등배분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마트 내에 로열매대를 들여 농축협 가공제품을 진열하는 ‘명품관’도 추가한다.

지역에 정착하는 청년농업인들에게는 농작업대행사업을 우선적으로 맡겨 대행비를 지급해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한다. 점진적 경영이양으로 이어진다면 농업 농촌의 고령화에 따른 인력부족 문제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발상이다.

농민신문사의 NBS(한국농업방송)는 농축협이 직영하는 홈쇼핑·라이브커머스·SNS마케팅 전문 채널로 전환해 농축산물과 가공식품의 온라인 유통 채널을 개척한다.

낙농업 발전을 위해서는 원유가격 산정체계를 개편하고 자금지원을 확대한다. 저메탄 사료 공급 확대와 우유급식 확대지원책도 내놓는다. 이외에도 조합장 법률 분쟁시 중앙회 해결, 조합장 농정활동비 월 100만원 지원, 농자재가격 인하 등도 공약으로 내놨다.

◆조덕현·1957년생·충남 천안·고려대

조덕현 후보는 지난 30년 간 1000만원 안팎(2022년 기준 949만원)에 머물고 있는 농업소득을 두 배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농가의 농축산물 판매수입 증대와 농업경영비 절감 대책을 마련하고 소비지유통센터를 농축협에 이관해 고비용구조를 제거, 유통비용과 영농자재 공급원가를 30% 내리는 것이다. 산지조직화와 공동마케팅도 지원해 농가수취가격을 높이고 농업경영비 절감 종합대책도 수립한다.

농민요양병원은 도별로 설립해 농업인들의 의료 질을 향상한다. 고령화가 심각한 농촌에서 오히려 병의원을 더 찾기 어렵다는 데서 착안했다. 공공의대를 지역에 설립하고 농촌주민이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현재의 벽지 기준도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조 후보 역시 자동차보험 사업에 진출할 계획을 세웠다.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각종 장기보험상품과 연계, 비이자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농업인 조합원에게 환원할 생각이다.

'디지털 절약형농업'을 추진해 스마트 축산업도 활성화 한다. 농협형 농가보급 스마트팜은 1000농가로 확대하고 농작업대행 전문농협에는 스마트농기계를 보급한다. 농촌의 냄새·탄소저감대책도 내놓을 예정이다.

대학가에서 화제가 된 '천원의 아침밥'은 어린이집, 초·중·고등학교에도 시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필수농자재 지원, 로컬푸드직매장 개설, 가축방역시스템 고도화, 조합장 현장고충해결 원스톱 센터 운영 등도 발표했다.

◆송영조·1956년생·부산·경성대

송영조 후보는 농업인 전용 병원 설립, 쌀 소비 감소 문제, 도농상생 등 농업계의 주요 현안을 모두 짚으며 반박과 대안을 제시한다.

예컨대 농업인 전용 병원이나 요양원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에는 설립·활용까지 근 10년이 걸린다며 차라리 전국 병원과의 협상으로 공동지분을 취득해 농업인 전용 의료시설과 같은 효과를 갖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쌀 소비 증진을 위해 쌀 소비 촉진운동을 진행하거나 가루쌀 재배를 확대하는 방안은 한계가 있다며 ▲생산량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휴경직불제를 도입해 공급감축을 유도 ▲쌀값 하락시 정부가 차액을 보전하는 변동직불제 또는 생산비 차액보전 방안 ▲공적개발원조(ODA)로 개발도상국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도농상생이 말로만 그치지 않으려면 농축산물 소비자도 조합원이 되도록 해 농협을 '생산-소비 혼합형협동조합'으로 만들어야 한다고도 지적한다. 농촌조합은 생산, 도시조합은 소비라는 역할구도도 명확히 하고 도시조합이 농촌조합에 출자를 하는 조합간 '출자조합원제'도 도입할 생각이다.

송 후보는 공약실천을 위한 별도조직이자 농협중앙회의 전반적인 개혁을 이끌 '농협 혁신위원회'도 신설한다. 위원회의 위원장과 분과별 위원은 조합자들에게 맡겨 전권을 부여한다.

모든 후보들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NH농협 홈페이지에 선거운동게시판을 개설해 운영해오고 있다. 선거공약, 질의응답, 언론인터뷰 등을 직접 올려 조합원은 물론 국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했다.

농협중앙회장의 임기는 오는 3월 정기총회 이후부터 4년으로 단임제에 비상근 명예직이다. 연봉은 약 8억원(농협중앙회장 3억9000만원+농민신문사장 4억1000만원), 퇴직금은 3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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