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후퇴하는 금리인하 기대감...힘 없는 증시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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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후퇴하는 금리인하 기대감...힘 없는 증시 언제까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1.18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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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2월 소매판매 지표 견조...英 인플레이션 10개월만에 반등
금리인하 기대감 후퇴...증시에는 하방 요인 
전문가들 "2월 중순까지는 기간 조정 이어질 수 있어"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견조했던 데 이어 12월 소매판매까지 시장 전망치를 훌쩍 넘어서며 탄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연준이 금리를 낮출 명분이 약해졌다는 인식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증시의 경우 대내외 지정학적 리스크 및 수급 악화로 인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데, 미 금리인하 기대감까지 후퇴하면서 가뜩이나 취약한 투자심리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흐름이 2월 중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어 향후 증시 추이에 관심이 모아진다. 

美 12월 소매판매 지표 견조...英 인플레이션 10개월만에 반등

17일(이하 미 동부시각)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6% 증가한 7099억달러로 집계됐다. 당초 전문가들은 0.4% 증가를 예상한 바 있으나 이를 넘어선 것이다. 직전월(0.3% 증가)과 비교하면 증가폭은 더욱 크다. 

미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탄탄한 수요에 따른 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에 재차 무게가 실렸고, 이는 시장 내 확산되어 있던 3월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을 빠르게 낮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소매판매 지표 발표 이후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3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57.1%를 기록했다.  불과 하루 전에는 65% 수준이었으나 하루만에 크게 낮아진 것이다. 

CNBC는 "소매판매 지표는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해 시장이 불안해하는 가운데 발표됐다"며 "시장은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을 키웠으나 예상보다 강한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통화정책을 좀 더 제한적으로 유지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반등한 점도 금리인하 기대감을 낮췄다. 

이날 영국 통계청은 12월 영국 소비자물가가 11월 대비 0.4%포인트 오른 연율 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0.2%포인트)를 웃돈 것이며 2023년 2월 이후 10개월만에 첫 반등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CPI는 연간 5.1%로, 이 역시 시장 전망치(4.9%)를 웃돌았다. 

JP모건 프라이빗뱅크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인 매튜 랜던은 "이 데이터가 영국 중앙은행(BOE)의 정책 전환을 지연시킬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시장은 올해 영국 중앙은행이 몇 차례 금리인하에 나설지에 지나치게 기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GAM 인베스트먼트의 찰스 햅워스 투자 이사 역시 "글로벌 중앙은행의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희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증시 전문가 "2월 중순까지는 코스피 기간조정 이어질 듯"

국내증시의 경우 여타 증시 대비 지나치게 낙폭이 컸던 탓에 18일에는 소폭 반등에 나서고 있으나, 증시 전문가들은 조정 추세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는 과정이 주가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낙관 편향이 반영되어 있다"며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감이 정상화되는 과정이 2월 초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SK증권의 강재현 연구원 역시 "시장의 연준 3월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돌입 기대감은 최근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 의해 다소 후퇴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다"며 "추가로 낮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3월 FOMC에 가까워지면 코스피 지수가 안정을 찾을 수 있으나, 그 전까지는 리스크 관리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 3월 FOMC까지 시장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와 연준 스탠스 간의 괴리 축소, 3월 양회를 앞둔 가운데 중국 경기 불확실성 지속, 4분기 실적 시즌 진행되면서 2024년 코스피 실적 컨센서스 조정 등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며 "이 과제들을 풀어가는 과정 속에서 코스피 기간 조정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2월 중순부터는 어닝 시즌이 종료되면서 새롭게 조정된 2024년 컨센서스에 대한 윤곽이 나오고, 3월 FOMC에 가까워지면서 과도했던 기대감과 현실간 괴리율이 더욱 축소되면서 코스피가 안정을 찾고 방향을 모색할 전망"이라며 "그 전까지는 적극적인 대응보다는 리스크 관리를 지속하면서 변동성을 활용한 매집 전략이 유효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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