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값 고공행진에 설 선물세트 가격도 '쑥'…정부 물가 대책 마련 나서
상태바
과일값 고공행진에 설 선물세트 가격도 '쑥'…정부 물가 대책 마련 나서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4.01.15 1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과·배 생산량 감소로 가격 급등
백화점·마트 선물세트도 인상…구성 다양화에 심혏
정부 "설 물가 작년 이하 수준으로 관리할 것"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과일세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과일세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다음 달 설 연휴을 앞두고 과일 가격이 치솟으면서 과일 선물세트의 가격도 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백화점, 대형마트 등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안정적인 품목으로 세트를 구성하거나 가성비 선물세트를 마련해 수요를 분산시키는 모습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의 10일 기준 소매가격을 보면 사과(후지·10개)는 2만 9004원, 배(신고·10개)는 3만 3578원으로 각각 1년 전보다 29.4%, 26.9% 올랐다.

사과와 배 가격이 이렇게 뛴 것은 작년 생산량이 전년 대비 각각 30.3%, 26.8% 줄었기 때문이다. 과일 꽃이 피는 작년 봄에는 냉해와 우박 피해를 봤고, 여름에는 장마와 태풍, 폭염 피해에 병충해까지 돌았다.

가격이 오른 사과·배 대신 겨울철 대표 과일인 감귤에 소비자 수요가 쏠리면서 감귤(상품) 소매가도 지난 10일 기준 4353원으로 1년 전보다 30.8% 올랐다.

이에 따라 주요 백화점·대형마트가 지난달 공개한 설 선물세트 중 과일세트 가격은 작년 설에 선보인 같은 중량 세트보다 일제히 상승했다.

롯데마트에서 판매하는 정성 담은 사과 세트(4.2㎏)의 가격은 지난해 4만 9900원에서 올해 7만 9900원으로 60% 올랐으며 이마트의 사과 VIP 세트(3.6㎏)도 행사가 기준 3만 2060원에서 4만 7880원으로 49.3% 올랐다. 이마트의 당도 선별배(5㎏) 가격은 행사가 기준 2만 9880원에서 3만 5880원으로 20% 올랐다.

이에 유통업계는 차후 발생할 수 있는 수급 문제에 대비하고 선물 세트 가격을 안정화하고자 세트 구성을 다양화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안정적인 샤인머스캣을 활용한 과일 세트 판매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샤인머스캣 중심의 단품 구색을 강화하고 샤인머스캣을 비롯한 다른 과일과 혼합한 세트 구성을 확대했다. 또 세지멜론, 애플망고, 키위, 딸기 등으로 이뤄진 세트를 별도 제작해 고객의 선택 폭을 넓혔다.

홈플러스는 사과세트(8개)와 배세트(6개)를 각각 약 4만원에, 사과 4개·배 3개·레드향 4개를 혼합한 세트를 약 5만 5000원에 각각 내놨다.

이마트의 경우 명절 인기 선물 세트인 한우·건견과 세트 가격을 인하하고 가성비 세트를 늘려 수요를 분산시키고 있다. 대표적으로 피코크 혼합 한우 1호 세트는 작년 설 대비 가격을 9% 내렸고, 구운 아몬드·캐슈너트·호두로 구성한 고소한 견과 3종도 6%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작황이 안정적인 한라봉과 천혜향, 샤인머스캣 등을 위주로 청과 선물 세트를 출시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가격 민감도가 높은 고객을 위해 기존의 15∼18개짜리 레드·천혜향 세트를 9개로 맞춘 10만원 미만 세트도 내놓았다.

롯데백화점은 1인 가구를 겨냥한 소용량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일반 선물 세트보다 최대 70% 이상 용량을 줄이고 선호도가 높은 구이용 부위로만 구성한 축산 선물 세트와 일반 선물 세트보다 용량을 최대 40%까지 줄인 청과 선물세트 등을 선보인다.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1층 식품관에서 소용량 선물 세트를 소개하는 직원들. 사진=롯데쇼핑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1층 식품관에서 소용량 선물 세트를 소개하는 직원들. 사진=롯데쇼핑

한편 전날 정부와 여당은 제16차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설 명절을 앞두고 물가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당정은 정부 할인지원율을 기존 20%에서 30%로 10%p 상향하는 등 “설 물가를 작년 수준 이하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당정은 장바구니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설 연휴 기간 중 사과, 배, 배추, 무 등 16대 성수품을 집중 공급하고, 정부 할인지원율을 20%에서 30%로 높이기로 했다. 또 정부 할인지원에 참여하는 전통시장도 농축산물 약 700곳, 수산물 약 1000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과일 30만톤에 대한 할당관세를 통해 공급을 확대하고, 품목 할인을 확대해 설 성수품 평균 가격을 작년 수준 이하로 관리할 방침이다.

아울러 온누리상품권 월 구매 한도는 50만원 늘어난다. 이에따라 종이형 상품권은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총발행 규모도 기존 4조원에서 5조원으로 확대된다.

또 3월말부터 제2금융권의 이자부담 완화를 시행하기로 했다.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약 40만명을 대상으로 최대 150만원 수준의 이자부담이 경감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설 민생 안정 대책의 구체적 방안은 오는 16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발표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