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PI 여전히 높았지만...3월 금리인하 기대감 더 커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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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PI 여전히 높았지만...3월 금리인하 기대감 더 커진 이유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4.01.12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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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인플레이션 기조 확인에 초점
단기채 및 30년물 입찰 양호도 채권금리 하락에 일조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나왔다.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 전망이 상당히 앞서 있던 상황에서 예상치를 넘어서는 CPI는 금리인하 기대감을 되돌리기에 충분한 요인이었다. 그러나 CPI 발표 직후 오히려 3월 금리인하 기대감은 더욱 고조된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주목된다. 

예상치 웃돈 CPI에도 물가상승 완화 기조 확인에 초점 

11일(이하 미 동부시각)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대비 0.3% 올랐다. 이는 직전월(0.1% 상승) 및 월가 예상치(0.2% 상승)를 웃도는 상승률이며, 지난해 9월 이후 3개월래 최대 월간 상승률이다. 전년대비로는 3.4% 상승, 직전월(3.1% 상승) 및 예상치(3.2% 상승)를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하면 근원 CPI 상승률은 전월대비 0.3% 올라 전월 및 시장 예상치와 일치했다. 전년대비로는 3.9% 상승, 시장의 예상치(3.8% 상승)를 상회했으나, 직전월(4.0% 상승률)에 비하면 상승률이 소폭 줄었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CPI 발표 직후 미 국채금리는 상승하고 주가지수는 하락세를 보였으나, 이같은 흐름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후 금리는 재차 하락했고, 주가 지수는 낙폭을 줄이며 강보합권으로 돌아섰다. 장 마감 시점 연준의 통화정책을 잘 반영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전일대비 12베이시스포인트(bp) 하락했다.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은 더욱 강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3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72%를 기록했다. CPI 발표 이전인 하루 전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66%였다. CPI 발표 이후 오히려 금리인하 기대감이 더욱 강해졌음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CPI를 통해 디스인플레이션 기조를 확인하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해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근원 CPI 상승률은 점진적이지만 둔화하고 있고, 디스인플레이션이라는 방향은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물론 헤드라인 CPI 상승률이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비용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서 불안정한 흐름을 보일 수 있지만, 근원 물가의 둔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은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 중 있었던 단기채 및 30년물 입찰 결과가 비교적 양호했던 점도 국채금리 하락세를 지지하며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연결된 것으로 해석된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 시간으로 오전 1시30분 전후로 금리 상승이 제한되며 주식시장이 반등했다"면서 "4주, 8주 만기 단기채 입찰이 있었는데 비교적 양호했던 결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또 "채권금리는 30년물 입찰이 있던 오전 3시 이후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며 "물가 지표가 시장 기대를 상회했지만 인플레 압력의 완화 추세 확인에 채권 수요가 지지됐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 "금리인하 기대감 지나쳐"

전문가들은 금리인하 기대감이 여전히 높다는 지적을 이어가고 있다. 디스인플레이션 기조를 확인한 점은 긍정적이나, 물가상승률이 추가적으로 빠르게 둔화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중 물가상승률은 작년에 보였던 것 만큼 빠르게 둔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연준 또한 금리인하 기대감이 크게 선반영되며 자산가격 상승발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경계감도 높아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밤 CPI 발표 직후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12월 CPI가 향후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해 확신을 주지 못했다"고 언급했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3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지표를 통해 물가 둔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연준 입장에서 보면 물가 둔화 흐름은 유효하나(=추가 인상 필요성 약화) 그 속도는 더딘 상황(=인하 급하지 않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고용과 더불어 이번 물가 지표 또한 연준이 당분간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12월 CPI는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을 논의하기에는 이르다는 주장을 지지해줄 전망"이라며 "3월 FOMC까지 두 번의 물가 발표만 남아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 인하를 결심할 정도의 추가 진전을 보이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3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지나치게 앞서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다면, 이는 주식시장의 조정의 빌미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금리인하 기대감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전망이 후퇴하는 시점에 주식시장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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