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는 곳에 더 몰려"…경기 침체에 백화점 '점포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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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되는 곳에 더 몰려"…경기 침체에 백화점 '점포 양극화' 심화
  • 김솔아 기자
  • 승인 2024.01.05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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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점포 2, 3조 매출 거뒀는데…절반 이상은 역성장
상위 10개 점포가 백화점 전체 매출 45% 차지
올해도 소비 위축에 '점포 양극화' 심화될 전망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사진=신세계백화점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국내 백화점 최초로 단일 점포 매출 3조원을 기록한 가운데 백화점업계 전반의 '점포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소비 둔화 영향으로 대형 점포 위주로만 성장이 이뤄지면서 지난해 상위 10개 점포가 전체 매출의 45%를 차지했다. 하위 10개의 비중은 3.5%에 불과하다. 

지난해 롯데, 신세계, 현대, 갤러리아, AK 등 국내 5대 백화점 70개 점포의 매출을 합산한 결과 총 39조 6543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된 모습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매출 3조1025억원을 기록하면서 7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소비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최고 매출을 달성한 데는 탄탄한 구매력을 갖춘 VIP의 힘이 컸다는 분석이다. 올해 신세계 강남점 구매 고객 중 VIP의 비중은 절반(49.9%)에 달해 신세계 다른 점포 평균(35.3%) 대비 월등히 높다.

매출 2조원을 넘긴 백화점은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본점,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3곳이다. 이로써 롯데백화점은 '연매출 2조원 백화점 2곳을 보유한 국내 최초 백화점'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잠실점은 지난 2022년부터 백화점, 에비뉴엘, 롯데월드몰이 시너지를 내면서 매출 2조원을 넘겼으며 지난해 2조 756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잠실 롯데월드몰은 국내 최초 플래그십 매장들과 F&B 매장의 입점, 초대형 팝업 등으로 MZ세대 고객의 발길을 이끌었다.

또 에비뉴엘 잠실점은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과 롤렉스 등 화려한 럭셔리 브랜드 라인업을 갖춘 점이 매출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비뉴엘 잠실점은 지난해 단일 명품관 기준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해 서울시와 함께한 ‘명동 페스티벌' 등의 상권과 연계한 대형 이벤트를 비롯해 마뗑킴, 앤더슨벨과 같은 글로벌 인기의 'K패션 유치'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전년 대비 4배가량 크게 증가하며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 전경. 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잠실점 전경. 사진=롯데백화점

부산에 자리한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지난해 누적 매출 2조원을 달성하며 서울 외 지역 백화점으로는 처음으로 ‘연 매출 2조 점포’에 등극했다. 올해 센텀시티점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대비 668% 뛰어 신세계백화점 모든 점포를 통틀어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긴 점포는 현대백화점 판교점, 신세계 대구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현대백화점 본점, 신세계 본점, 갤러리아 명품관, 더현대서울로 총 8곳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더현대서울이 16.6%, 현대 판교점이 14.7%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성장률 측면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이같이 업체별 간판 점포들은 지난해 좋은 성과를 거둔 반면 업계 전반은 소비 둔화의 타격을 입었다. 전체 70개 점포 중 46개 점포가 역성장을 기록했다.

업체별 전 점포 합산 매출을 살펴봐도 성장세가 둔화된 모습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전국 13개 점포 지난해 합산 매출액은 12조 1786억원으로 전년 대비 3% 성장했다. 롯데백화점은 31개 점포 합산 매출이 13조 7434억원으로 0.5% 증가했으며 현대백화점 16개 점포 합산 매출액은 9조 6161억원으로 2.3% 증가했다. 

갤러리아는 2조 9093억원, AK는 1조 205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6.4%, 1.4% 감소했다.

또 2022년 전체 점포 매출 순위 상위 10위권이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달리 이번에 10위권 안에 든 롯데 부산본점, 현대 본점, 신세계 본점은 역성장을 기록했다. 전체 점포 매출 순위에서 11위를 기록한 갤러리아의 간판 점포인 명품관 매출도 전년 대비 7.0% 감소했다.

올해도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유통 시장이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업계의 고소득층, 외국인 관광객 등을 타깃으로 한 간판 점포 성장 전략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백화점은 고금리 영향과 엔데믹에 따른 해외여행 증가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고, 올해에는 크면 클수록 좋은 현상이 뚜렷해지며 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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