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한동수 기자] 증권맨으로 33년을 지낸 한 문학도가 두번째 시집을 출간했다. 

시인이면서 증권맨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는 이희주 시인(전 한국투자증권 전무)의 두번째 시집 '내가 너에게 있는 이유' 가 시인동네 '시인선 시리즈' 222번째로 출간됐다.

1989년 '문학과 비평'가을호에 시 16편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온 이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외롭고 쓸쓸한 현대인들의 모습을 잔잔하면서도 애잔하게 그리고 있다.

임지훈 문학평론가는 신간 '내가 너에게 있는 이유'에 대한 시해설을 통해 “'내가 너에게 있는 이유'는 쓸쓸한 도시의 밤을 수놓는 수많은 불빛과 반짝이는 술잔들을 닮아 있다”면서 “세상에 삿된 깨달음을 진리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지만 이희주 시인처럼 스스로 번민하고 고뇌하며 함께 슬퍼하는 사람은 드물고 귀할 따름”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 시인은 1962년 충남 보령 출생으로 한양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대학 졸업직후 등단했지만 시인보다는 증권맨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 시인은 대학 졸업 직후인 1989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했다. 시인 등단 후 특채가 아닌 치열한 입사 전형을 뚫은 공채 입사였다. 이후 한국투자증권에서 영업점, 경제연구실, 마케팅부, 홍보실 등을 두루 거치며 2022년 전무로 퇴사하기까지 33년간 장기근속 했다.

그는 증권맨으로 활약하면서도 시인으로서 활동도 접지 않았다. 현대문학, 작가세계, 현대시사상 등 시 전문지에 꾸준히 시를 발표하며 1996년 출판사 고려원에서 첫번째 시집 '저녁 바다로 멀어지다'를 상재했다.

2010년에는 한국시인협회 감사직을 겸하며 시단의 실무에도 참여했다. 이렇게 문학도의 꿈을 저버리지 않으면서도 자본시장의 정글이라 불리는 증권사에서 전무까지 승진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신간 '내가 너에게 있는 이유'를 쓴 이 시인은“하이데거가 말한 것처럼 '언어'가 '존재의 집'이 듯 언어를 다루는 시인은 시를 통해 사람들에게 당신은 그저 그러한 ‘존재자’가 아니라 고귀한 ‘존재’ 그 자체임을 일깨워주는 사람들”이라며“외롭고 쓸쓸하고 약한 사람들을 위하여 글을 쓰기로 했고, 그 결과물 중의 하나가 바로 이번 시집”이라고 말했다.

한동수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