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대출 연체율 늘고 자산은 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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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대출 연체율 늘고 자산은 줄고 있다
  • 박준호 기자
  • 승인 2023.12.11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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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주담대 연체율 0.39%...1년새 0.15% 증가
액수로는 900억원에서 1400억원...역대 최대규모
30대 0.09%에서 0.20%...1500억원에서 3400억원
자산보유액 9.4% ↓ 소득증가율 1.9% ↑
사진=연합뉴스
청년세대의 대출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박준호 기자] 2030 세대의 대출 연체율이 갈수록 늘고 있다.

소득은 여타 세대에 비해 더디게 오르고 자산은 오히려 줄고 있다.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청년들은 불법 사금융으로까지 내몰리고 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금융감독원을 통해 19개 은행(시중·지방·인터넷은행)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20대 이하 연령층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9%다. 지난해 같은 기간 0.24%보다 0.1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3분기 말 0.24%였던 연체율은 4분기 말 0.33%, 올해 1분기 말 0.43%, 2분기 말 0.44%로 꾸준히 늘고 있다. 액수로는 지난해 3분기 말 900억원에서 올해 2분기 1500억원, 3분기 14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맴돌고 있다.

연령대별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자료=양경숙 의원실
올 상반기 19개 국내은행 연령대별 신용대출 현황. 자료=홍성국 의원실

신용대출 연체율은 이보다 높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20대의 은행 신용대출 연체율은 1.4%로 1년 전 0.7%보다 두 배 늘었다.

대출 잔액은 9조1000억원에서 7조5000억원으로 줄었지만 연체액수는 외려 637억원에서 105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차주 수는 61만474명에서 69만1948명으로 늘었다.

30대의 주담대 연체율은 0.20%로 지난해 같은 기간 0.09%에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액수로는 지난해 3분기 말 1500억원, 4분기 말 2000억원, 올 1분기 말 2500억원, 2분기 말 3800억원에서 3분기 말 3400억원으로 증가해 왔다.

신용대출 연체율 역시 0.6%로 지난해 같은 기간 0.3%에 비해 2배 늘었다. 지난해 6월 말 50조원이었던 잔액은 올 6월 말 40조9000억원으로 줄었지만 연체액은 1500억원에서 2454억원으로 늘었다. 차주 수는 174만명에서 164만명으로 줄었다.

반면 청년들의 자산은 줄었고 소득은 더디게 늘었다. 대출을 있는대로 끌어서 집을 샀는데 금리 인상으로 원리금 상환은 어려워지고, 집값은 떨어지는 이중고에 놓인 것이다.

가구주 연령대별 순자산 보유액. 자료=한국은행
가구주 연령대별 가구소득 평균. 자료=한국은행

지난 7일 한국은행·통계청·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3월말 기준 39세 이하 가구주의 순자산 보유액은 평균 2억3678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억6140만원에 비해 2462만원(9.4%)이 줄었다.

소득증가율은 1.9%에 그쳤다. 지난 2021년 6364만원이었던 39세 이하 가구주의 가구소득 평균은 지난해 6590만원으로 126만원(1.9%) 늘었다. 전 연령대의 증가율 4.5%의 절반도 못 미치는 수치다.

세 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청년 역시 증가세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30대 이하 다중채무자 수는 지난 2021년 12월 말 135만명에서 지난해 12월 141만9000명으로 1년만에 6만5000명이 늘었다. 대출잔액은 157조2000억원에서 157조 4000억원으로 2000억원 증가했다.

서울 시내에 부착된 대출 관련 광고물.
서울 시내에 부착된 대출 관련 광고물. 사진=연합뉴스

그나마 은행 등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있는 청년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신용도가 낮거나 급전이 필요한 청년들은 불법 사금융에까지 손을 뻗다가 채권 추심을 못 견디고 금융당국에 도움을 청하는 판국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채무자대리인(변호사가 대부업의 추심행위를 대신 받아 주는 제도) 지원 신청자 중 2030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20년 57.8%에서 2021년 68.3%, 지난해 73%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2030을 넘어 소셜미디어, 인터넷 등을 타고 10대 청소년에게까지 불법 사금융이 손을 뻗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22일 '청소년 여러분! 대리입금‧내구제대출 주의하세요!!'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인터넷‧SNS를 통해 신‧변종 불법사금융 광고가 지속 발생하는 가운데 대리입금‧내구제대출(휴대폰깡) 등 청소년 대상 불법사금융피해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내구제대출은 급전이 필요하지만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차주들이 휴대폰을 개통해 업자에게 넘기고 돈을 빌리는 불법 사금융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주로 내구제 대출에 사용되는 대포폰 숫자는 지난 2019년 1만9080건에서 2020년 8923건, 2021년 5만5141건으로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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